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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CCTV만으로 압수수색, 소가 웃을 일"

검찰, '민주당 경선 돈 봉투' 관련 압수수색...당사자인 김경협씨 기자회견 자처

등록|2012.01.31 17:53 수정|2012.01.31 17:53

▲ 민주통합당 예비경선 금품 살포 의혹을 받고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 민주통합당 부천 원미갑 예비후보 김경협(50)씨가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검찰이 의혹을 보낸 CCTV에 찍힌 의심행동은 돈봉투가 아니라 출판기념회 초대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지난달 26일 민주통합당 예비경선장에서 돈 봉투로 의심되는 물건을 중앙위원에게 건넸다는 혐의로 김경협 민주통합당 부천 원미갑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31일 오전 이뤄진 압수수색 직후 참고인 자격으로 임의동행한 김 예비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그는 "CCTV에 돈 봉투처럼 생긴 것을 전달했다는 것이 영장에 표시된 혐의의 전부이고 압수수색의 근거"라며 "흐릿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 CCTV로 돈 봉투 주장을 한 것은 정말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민주당 예비경선이 끝난 후 투표를 하고 나오는 지인들을 대상으로 로비에서 1월 4일에 예정된 내 출판기념회 초청장을 전달한 것"이라며 "그 로비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왔다갔다했고 그 상황에서 전달한 것이 돈 봉투라고 주장하는 검찰 모습을 보면서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예비후보는 자신의 출판기념회 초대장을 보여주며 "검사가 '초대장 전달 방식이 부자연스럽지 않냐'고 하더라,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운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3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김 예비후보는 "조사 시간의 대부분이 CCTV 자료화면을 통해 초대장 받은 사람을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분의 비서에게 준 장면은 후보가 어깨 끈을 매고 있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검찰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지에 대해 한탄스럽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검찰의 불법적인 압수수색과 선거 방향, 야당 탄압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 선거 운동이 불가능하게 압수수색한 컴퓨터 자료와 다이어리와 휴대폰을 즉각 반환하라"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자리에 동석한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오늘 압수수색 해프닝은 검찰의 수준과 수사의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비슷한 시각과 장소에 있다는 사실이 검찰이 압수수색한 이유의 전부 다였다"며 "이 정도로 영장을 발부한 법원도 검찰의 야당 탄압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 언뜻 보여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검찰이 여 하나, 야 하나라는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 애를 쓰다가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며 "의장실과 화장실을 구분해서 엄정, 신속하게 수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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