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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한마당' 농촌이 더 즐겁다

포천시 소흘읍 대보름 축제장을 찾아가다

등록|2012.02.06 16:03 수정|2012.02.06 16:03

달집태우기포천시 소흘읍 고모저수지 일원에서 열린 노고산성 대보름 한마당에서 달집이 타고 있다 ⓒ 하주성


2월 4일과 5일 전국적으로 많은 마을에서 임진년 대보름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번 대보름은 포천시로 찾아갔다. 도심에서 보는 대보름 한마당은 아무래도 밀집된 공간이나, 주변에 건물들이 들어차 있어 시원하지가 않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포천시 소흘읍 고모저수지 공터에서 열리는 '제10회 노고산성 정월 대보름 축제'장을 찾았다.

2월 5일 일요일. 아침부터 사람들이 행사장으로 모여든다. 올 해로 10회째를 맞는다는 소흘읍 대보름 축제는 뒤편에 고모산을 두고, 앞으로는 꽁꽁 언 저수지가 있어, 다양한 축제를 볼 수 있었다. 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취를 느끼게 하는 노고산성 대보름 축제, 그 재미에 빠져본다.

널뛰기축제장에 모인 사람들이 널을 뛰고 있다 ⓒ 하주성


떡메치기대보름 축제장에서는 떡메를 치는 모습이 정겹다 ⓒ 하주성


썰매장고모저수지는 거대한 썰매장이 되었다 ⓒ 하주성


일년 신수도 봐 준다

작은 부스들이 나란히 있는 앞에서는 떡을 치느라 난리들이다. 누군가 우스갯소리를 한다. 그런 것 하나만으로도 도심과는 틀리다. 심한 농을 해도 말을 한 사람도, 들은 사람도 웃고 넘어간다. 바로 이웃들이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권커니 잣거니 말걸리를 한 잔씩 주고 받는다. 포천이야 막걸리로 유명한 고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떡메를 치는 앞쪽에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무슨 일인가해서 보았더니, 지역에서 무업(巫業)을 하는 사람들이 주민들의 일 년 신수를 보아준다는 것이다. 공짜로 보는 일 년 신수라니. 사람들이 줄을 설만도 하다. 이 행사는 포천왕방산도당굿연구보존회의 이지선회장(여, 53세)과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한 것이라고 한다.

신수보기왕방산도당굿연구보존회 이지선회장이 사람들의 일년 신수를 보아주고 있다 ⓒ 하주성


"사실 저희들은 지금이 가장 바쁜 시간입니다. 모두들 정월 홍수막이를 할 때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모이면, 그 중에 답답한 사람들도 있을 테고요.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속 시원한 말을 해 드리는 것도, 다 선행이란 생각입니다. 그래서 바쁜 중에도 이렇게 7~8명이 시간을 내어 나왔습니다."

서커스까지 분위기를 한 몫 거들어

인심이 후덕한 곳이라서 인가, 그저 술 한 잔 나누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널을 뛰고, 단단히 얼음이 언 저수지에서는 썰매타기도 신이난다. 난장을 방불케 하는 축제장에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동춘서커스행사장을 찾은 동춘서커스 단원이 훌라후프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 하주성


한편으로 사람들이 몰려간다. 70년 전통의 동춘서커스단이 이곳에서 재주를 보인다고 한다. 접시돌리기며 줄타기, 골중 그네타기 등 화려한 재주를 선보인다. 연신 "와~!" 소리를 내며 박수를 치는 관중들의 열기가 뜨겁다. 훌라후프를 갖고 아름답게 연출을 하는 단원의 자태에 연신 감탄들을 하며 눈을 떼지 못한다.

달집에 불을 붙인다고 한다. 사람들이 달집 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즐거운 잔치에 꼭 찬물을 끼얹는 순서가 하나 있다. 바로 지루하게 호명을 하고 한 사람씩 나가 잔을 올리는 그런 식순이다. 사람들이 달집에 불을 붙이려고 모여있는데, 무슨 사람들을 그리도 불러 잔을 올리라고 하는 것인지.

서원지달집에 걸어놓은 소원지. 각자의 이름과 서원문을 적어 걸어놓았다 ⓒ 하주성


방망이 불달집에 불을 붙이기 위해 솜방망이에 불을 붙이고 있다 ⓒ 하주성


달집이 타는 동안 사람들이 홰에 불을 붙어 소원을 빈다 ⓒ 하주성


제발 어딜가나 꼭 해야되는 것도 아닌 이런 순서는 언제나 없어지려는지. 그래도 달집에 불이 붙었다. 사람들마다 홰에 불을 붙여 흔들면서 같이 소원을 빈다. 일찍 떠 오른 달은 벌써 중천이다. 그렇게 노고산성 대보름 한마당축제는 흥을 더한다.

달집태우기불이 붙은 달집이 타오르고 있다. 우측으로 달이 보인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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