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님, 기쁜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생협으로 탈바꿈한 동네텃밭모임, 어때요?
박원순 서울시장님! 안녕하세요. 지난 7일 이촌동 한강 노들섬에 농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분양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용산에 좋은 소식이 있어 시장님께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며칠 후인 2월 11일에 용산생협 창립총회가 열립니다. 서울시 협동조합 담당 공무원이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생협 인가를 문의한 지 두 달 만에 300명의 설립 동의자(조합원)를 모았기 때문입니다.
생협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줄임말입니다. 생협이라는 말이 훨씬 쉽게 다가갑니다. 보통 생협하면 많은 이들이 친환경유기농 물품을 판매하는 한살림, 아이쿱생협, 두레생협 등을 떠올릴 것입니다. 생협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조합원이 주인이 되어 민주적으로 사업을 펼쳐갑니다. 협동조합이 일반 비영리 단체와 다른 것은 사업체가 있다는 점입니다.
텃밭 농사짓던 동네 사람들의 의기투합
저희가 동네에서 생협을 만들 것을 고민한 것은 작년부터입니다. 금싸라기 땅 용산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주말 농사도 짓고 밥상모임을 하다가 협동조합 이야기가 나온 것이 그 출발입니다.
지난해 가을 함께 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생협을 만들어 보자고 결심을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몬드라곤 공동체에 대한 강의를 듣고, 텔레비전 영상을 본 사람들이 "바로 저런 것을 하고 싶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무엇부터 할까 고민하다가 생협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용산에 와서 공짜로 생협에 대해 강연을 해주신 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 김연순 이사장께 이런 저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법적 요건인 조합원 300명이 용산에서 가능할까, 필요한 출자금은 어떻게 모을까, 매장은 어떻게 만들까 등등. 그 자리에 참가한 사람들은 생협에 관한 한 한참 선배이자 전문가인 김연순 이사장의 대답을 듣고 '추진할 수 있겠다'는 감을 잡았습니다.
두 달 만에 300명 가입... 대단한 협동의 힘
법에서 정한 출자금을 모으고 조합원을 모으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은 우선 생협을 준비할 매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마을기업'이 좋은 씨앗이 되었습니다.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도시 농부가게 물꼬'를 생협 매장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습니다.
괜찮은 곳을 구하려니 임대료보다 권리금이 걸리고 개인 장사가 아니라 의견도 분분하고 돈이 적어 매장 준비 속도도 나지 않았지만 겨우 겨우 그럴 듯한 매장 꼴을 갖춰 나갔습니다.
생협 발기인 대회는 30명 이상이 모여야 가능한데, 지난해 12월 결국 발기인 대회를 성사시켰습니다. 발기인들이 합심해 출자금을 모은 것은 물론이고요. 그 다음에는 조합원을 300명 모아야 했습니다. 1월 초에 생협 매장 개장식을 하고 그럴싸하게 물건들이 갖춰지고 전문가로부터 생활재(생협물품)에 대한 설명을 듣자 사람들은 '생협이 이런 거구나' 제대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발기인들과 먼저 가입한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조합원을 모아 두 달도 안 되어 300명을 가입시켰습니다. 모두들 놀랐습니다. '함께 책임지고 노력해가는 협동의 힘이 이런 거구나' 뜨겁게 감동했습니다. 생협 매장 매출도 조합원이 늘어가면서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협 창립대회를 준비하면서 사업계획도 세우고 예산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토론했습니다.
협동조합은 새로운 경제대안일 수 있을까
창립총회 뒤 서울시의 인가를 거쳐 용산 생협이 성공적으로 창립되면 생협을 함께 만들어 온 사람들은 협동조합에 대해 많은 희망을 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생협에 이어 우리 동네에서 어떤 협동조합이 만들어질까, 새로 만들어질 협동조합 간의 유기적인 연대를 어떻게 할까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오래된 선진국들의 협동조합 사례를 박원순 시장님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협동조합은 매우 독특하고 가치 있는 기업모델로 빈곤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윤 추구를 최대 목표로 삼는 일반 기업체와 협동조합의 다른 점은 '함께 잘살자'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도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늘려가는 일반 기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UN은 2009년 '협동조합이 세계경제위기에도 강하고 저성장시대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해 각 국 정부에 협동조합 활성화에 동참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런 추세 때문인지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협동조합기본법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툭하면 싸우는 국회에서도 별로 이견이 없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올해 12월부터는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집니다. 그동안 협동조합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협동조합에 뜻을 두고 있으면서도 막막해 했던 많은 사람들이 설립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님도 마을공동체를 고민하고 있기에 생협과 협동조합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육성하고 재정 지원을 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도 협동조합과 관계가 많기에 어떻게 협동조합을 활성화시킬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또 서울시 차원의 정책과 제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협이 시작할 마을 학교, 그리고 어린이 생협회원
용산에 생협이 창립되면 동네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협에서는 마을모임을 만들고 먹을거리, 환경, 교육 등 다양한 주제의 조합원·주민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강원도 횡성여성농민회 오산공동체와 용산 생협이 약속한 대로 소비자와 농민이 함께 농사짓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는 도농협력형 농업의 새로운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협을 만들면서 상상의 날개를 펴 이런 저럼 꿈을 꿔봅니다. 당장은 꿈꾸고 상상하는 일만으로도 무척 즐겁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교육인 것 같습니다. 박원순 시장께서 직접 전국을 돌며 쓰신 책 <마을이 학교다>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지역의 특색을 살려 지역주민들이 교육 공동체, 삶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지금은 흔치 않은 모습이지만 앞으로는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생협 조합원들 중에는 학부모들이 많은데 동네 교육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토론을 했습니다. 그 방안 가운데 하나로 용산생협에서는 정관에 어린이 조합원 제도를 두어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협동조합을 몸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다른 나라의 협동조합이 오랜 세월 발전해 온 것은 가족들이 마을의 협동조합에서 물건을 사고 협동조합에서 일하고 협동조합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교육되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용산의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에서 협동조합 꽃이 활짝 필수 있도록 시장님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바쁘시겠지만 시간되시면 새로 만들어진 용산생협 조합원들과 차 한 잔 하시면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중심 용산생협 창립선언문>
생태계의 보물창고 갯벌이 죽어가고 강 생태계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북극곰이 살 곳을 잃어 방황하고 남극 펭귄의 울음소리가 눈에 보입니다. 물과 흙, 바람, 햇볕과 생명이 어울어져 살아가야 할 우리 지구별을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면 지구별은 인간에게 더 큰 사랑을 안겨줄 것입니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생활이 변화하면 그 뜻이 모여 커다란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시멘트 건물이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고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욕심들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웃보다는가족을 위하여, 마을보다는 우리 집을 위하여 모든 생활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협동과 나눔의 아름다운 미덕은 찾아보기 어렵고 경쟁과 효율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 자신과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너무 삭막하지 않나요?
그러나 우리는 버리지 않고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이 있습니다. 웃음소리 넘쳐나는 동네,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이웃, 행복하게 마을이 함께 키우는 아이들. 우리의 꿈은 과거에 이미 조금씩 경험해 봤을 법한 것들입니다.
용산에서 우리는 생협을 만들었습니다. 생협을 통해 우리의 꿈을 함께 이루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생협은 협동의 가치를 모두가 주인되어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농민이 유기순환 농법으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자가 그 마음을 알아주는 식탁을 차리는 밥상 공동체입니다. 지구별 식구들이 우리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지구 저편 생명들도 생각하는 생태공동체입니다.
우리 생협은 지속가능한 사회의 대안을 동네에서 만들 것입니다. 우리 생협의 조합원들은 착한 소비를 실천할 것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이웃들을 우리의 꿈 속으로 초대할 것입니다. 상상만 해봐도 즐거운 일, 용산생협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다함께 출발!
2012년 2월 11일
행복중심 용산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용산에 좋은 소식이 있어 시장님께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며칠 후인 2월 11일에 용산생협 창립총회가 열립니다. 서울시 협동조합 담당 공무원이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생협 인가를 문의한 지 두 달 만에 300명의 설립 동의자(조합원)를 모았기 때문입니다.
생협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줄임말입니다. 생협이라는 말이 훨씬 쉽게 다가갑니다. 보통 생협하면 많은 이들이 친환경유기농 물품을 판매하는 한살림, 아이쿱생협, 두레생협 등을 떠올릴 것입니다. 생협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조합원이 주인이 되어 민주적으로 사업을 펼쳐갑니다. 협동조합이 일반 비영리 단체와 다른 것은 사업체가 있다는 점입니다.
텃밭 농사짓던 동네 사람들의 의기투합
▲ 지난 1월 4일 생협매장 개장식에 함께 한 발기인들이 매장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 이원영
저희가 동네에서 생협을 만들 것을 고민한 것은 작년부터입니다. 금싸라기 땅 용산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주말 농사도 짓고 밥상모임을 하다가 협동조합 이야기가 나온 것이 그 출발입니다.
지난해 가을 함께 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생협을 만들어 보자고 결심을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몬드라곤 공동체에 대한 강의를 듣고, 텔레비전 영상을 본 사람들이 "바로 저런 것을 하고 싶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무엇부터 할까 고민하다가 생협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용산에 와서 공짜로 생협에 대해 강연을 해주신 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 김연순 이사장께 이런 저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법적 요건인 조합원 300명이 용산에서 가능할까, 필요한 출자금은 어떻게 모을까, 매장은 어떻게 만들까 등등. 그 자리에 참가한 사람들은 생협에 관한 한 한참 선배이자 전문가인 김연순 이사장의 대답을 듣고 '추진할 수 있겠다'는 감을 잡았습니다.
두 달 만에 300명 가입... 대단한 협동의 힘
법에서 정한 출자금을 모으고 조합원을 모으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은 우선 생협을 준비할 매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마을기업'이 좋은 씨앗이 되었습니다.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도시 농부가게 물꼬'를 생협 매장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습니다.
괜찮은 곳을 구하려니 임대료보다 권리금이 걸리고 개인 장사가 아니라 의견도 분분하고 돈이 적어 매장 준비 속도도 나지 않았지만 겨우 겨우 그럴 듯한 매장 꼴을 갖춰 나갔습니다.
생협 발기인 대회는 30명 이상이 모여야 가능한데, 지난해 12월 결국 발기인 대회를 성사시켰습니다. 발기인들이 합심해 출자금을 모은 것은 물론이고요. 그 다음에는 조합원을 300명 모아야 했습니다. 1월 초에 생협 매장 개장식을 하고 그럴싸하게 물건들이 갖춰지고 전문가로부터 생활재(생협물품)에 대한 설명을 듣자 사람들은 '생협이 이런 거구나' 제대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발기인들과 먼저 가입한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조합원을 모아 두 달도 안 되어 300명을 가입시켰습니다. 모두들 놀랐습니다. '함께 책임지고 노력해가는 협동의 힘이 이런 거구나' 뜨겁게 감동했습니다. 생협 매장 매출도 조합원이 늘어가면서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협 창립대회를 준비하면서 사업계획도 세우고 예산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토론했습니다.
협동조합은 새로운 경제대안일 수 있을까
창립총회 뒤 서울시의 인가를 거쳐 용산 생협이 성공적으로 창립되면 생협을 함께 만들어 온 사람들은 협동조합에 대해 많은 희망을 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생협에 이어 우리 동네에서 어떤 협동조합이 만들어질까, 새로 만들어질 협동조합 간의 유기적인 연대를 어떻게 할까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오래된 선진국들의 협동조합 사례를 박원순 시장님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협동조합은 매우 독특하고 가치 있는 기업모델로 빈곤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윤 추구를 최대 목표로 삼는 일반 기업체와 협동조합의 다른 점은 '함께 잘살자'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도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늘려가는 일반 기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UN은 2009년 '협동조합이 세계경제위기에도 강하고 저성장시대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해 각 국 정부에 협동조합 활성화에 동참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런 추세 때문인지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협동조합기본법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툭하면 싸우는 국회에서도 별로 이견이 없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올해 12월부터는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집니다. 그동안 협동조합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협동조합에 뜻을 두고 있으면서도 막막해 했던 많은 사람들이 설립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님도 마을공동체를 고민하고 있기에 생협과 협동조합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육성하고 재정 지원을 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도 협동조합과 관계가 많기에 어떻게 협동조합을 활성화시킬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또 서울시 차원의 정책과 제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협이 시작할 마을 학교, 그리고 어린이 생협회원
용산에 생협이 창립되면 동네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협에서는 마을모임을 만들고 먹을거리, 환경, 교육 등 다양한 주제의 조합원·주민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강원도 횡성여성농민회 오산공동체와 용산 생협이 약속한 대로 소비자와 농민이 함께 농사짓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는 도농협력형 농업의 새로운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협을 만들면서 상상의 날개를 펴 이런 저럼 꿈을 꿔봅니다. 당장은 꿈꾸고 상상하는 일만으로도 무척 즐겁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교육인 것 같습니다. 박원순 시장께서 직접 전국을 돌며 쓰신 책 <마을이 학교다>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지역의 특색을 살려 지역주민들이 교육 공동체, 삶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지금은 흔치 않은 모습이지만 앞으로는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생협 조합원들 중에는 학부모들이 많은데 동네 교육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토론을 했습니다. 그 방안 가운데 하나로 용산생협에서는 정관에 어린이 조합원 제도를 두어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협동조합을 몸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다른 나라의 협동조합이 오랜 세월 발전해 온 것은 가족들이 마을의 협동조합에서 물건을 사고 협동조합에서 일하고 협동조합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교육되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용산의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에서 협동조합 꽃이 활짝 필수 있도록 시장님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바쁘시겠지만 시간되시면 새로 만들어진 용산생협 조합원들과 차 한 잔 하시면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중심 용산생협 창립선언문>
생태계의 보물창고 갯벌이 죽어가고 강 생태계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북극곰이 살 곳을 잃어 방황하고 남극 펭귄의 울음소리가 눈에 보입니다. 물과 흙, 바람, 햇볕과 생명이 어울어져 살아가야 할 우리 지구별을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면 지구별은 인간에게 더 큰 사랑을 안겨줄 것입니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생활이 변화하면 그 뜻이 모여 커다란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시멘트 건물이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고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욕심들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웃보다는가족을 위하여, 마을보다는 우리 집을 위하여 모든 생활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협동과 나눔의 아름다운 미덕은 찾아보기 어렵고 경쟁과 효율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 자신과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너무 삭막하지 않나요?
그러나 우리는 버리지 않고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이 있습니다. 웃음소리 넘쳐나는 동네,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이웃, 행복하게 마을이 함께 키우는 아이들. 우리의 꿈은 과거에 이미 조금씩 경험해 봤을 법한 것들입니다.
용산에서 우리는 생협을 만들었습니다. 생협을 통해 우리의 꿈을 함께 이루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생협은 협동의 가치를 모두가 주인되어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농민이 유기순환 농법으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자가 그 마음을 알아주는 식탁을 차리는 밥상 공동체입니다. 지구별 식구들이 우리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지구 저편 생명들도 생각하는 생태공동체입니다.
우리 생협은 지속가능한 사회의 대안을 동네에서 만들 것입니다. 우리 생협의 조합원들은 착한 소비를 실천할 것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이웃들을 우리의 꿈 속으로 초대할 것입니다. 상상만 해봐도 즐거운 일, 용산생협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다함께 출발!
2012년 2월 11일
행복중심 용산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필자의 인터넷 블로그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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