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아래에서 문학의 길을 묻는 사람들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 창립 두 달만에 <달성문학> 제3집 발간
▲ 달성문학 제3집한국문입협회 달성지부가 발행하는 <달성문학> 제 3집(발행인 김욱진)이 발간되었다. ⓒ 정만진
2011년 12월 28일에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지부장 김욱진)' 창립식을 가진 달성군 지역 문인들이 <달성문학> 제3집을 간행했다. 지부를 창립한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았지만 기관지는 3집을 발간하게 된 것은 그동안 문협지부가 아니었던 시절에도 꾸준히 책을 펴내온 노력이 있었던 덕분이다.
하지만 지부 창립을 기리는 뜻에서 '달성, 문학의 길을 묻다'라는 특집란을 설정해 출발의 의기를 거듭 다짐했다. 또한, 이제 막 설립된 달성문화재단 김채환 대표이사와의 대담 '달성문학 르네상스 시대를 열다'를 실었다.
짐 진 사연이 고우면 날갯짓도 아름다운가
물살에 떠밀려온 시간의 하구(河口)에서
눈 멀고 귀 먹은 사람의 그리움만 오가는 길
- 노중석 <그리움이 오가는 길>
<달성문학> 3집은 그 외에도 김욱진 시인의 시 5편을 비롯해 김은수(5편), 김임백(5편), 김청수(5편), 문소윤(5편), 박재희(5편), 박현주(5편), 서정길(2편), 성용환(5편), 신표균(5편), 이세진(5편), 이용환(5편), 이재석(5편), 최근희(5편) 등 14인 시인의 신작시 67편을 실었다. 또 강윤제, 우남희 시인의 동시도 각각 5편씩 실었다. 아래는 비슬산 북서쪽 해발 700m의 봉우리로 대가야의 고분이 많이 출토된 와우산성을 소재로 한 박재희 시인의 <와우산성>.
그 옛날 민심이 흉흉한 난이 일어나면
벌떡 일어나
불의와 싸웠다는 비슬산 와우(臥牛)
이 땅을 지키고자 성을 쌓았던 대가야의 숨결
무너진 성벽에 서려 있고
왜군을 맞아 승전보를 울렸던 함성
홍의장군의 늠름한 기백이 살아 숨 쉰다
소의 뚝심으로
누구에게도 짓밟히길 거부한 땅
수려한 동쪽의 천왕봉
서쪽 광활한 포산들과 대니산
남쪽의 관기봉
북쪽의 낙동강을 응시하며
100년 달성을 꽃 피우기 위해
다시 힘차게 일어서고 있다
▲ 비슬산 전경유가사 들어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비슬산의 풍경. 왼쪽에 거대한 바위가 드러나 있는 봉우리가 비슬산의 정상이다. 오른쪽에 불쑥 솟은 봉우리 바로 아래에 대견사지가 있다. ⓒ 정만진
산문으로는 정순희 작가의 동화 <나 지금 화났거든요>와 권순자, 김재형(2편), 박달원, 서정길, 예재호, 윤종숙(2편), 전하연 수필가 들의 수필 9편을 실었다. 서정길 수필가는 작품 <아- 비슬산이여!>에서 "(비슬산은) 경주 남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자연의 보고(寶庫)이자 수많은 문화 유적과 서기가 서려진 정토임이 틀림없다. 울창한 숲 사이로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너덜겅 아래로 백옥처럼 맑고 투명한 물이 흐르는 곳이다. 자락마다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 명산이다. 대구의 젖줄 신천을 내어준 어머니요, 골마다 넉넉한 수량으로 오곡을 풍성하게 하여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비슬산,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뛴다"라고 썼다. 그외에도 김재형 수필가의 <금호강의 가을 서정(敍情)>, 전하연 수필가의 <산성산을 오르며>도 지역에서 발행되는 문학지의 특성을 잘 살려 쓴 작품이었다.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의 현재 회원은 모두 32명. 이 중 18명은 지금도 달성군 내에 거주하고 있다. 정관 중 '회원의 자격'은 "문학지 등단작가 및 문학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 본회의 승인을 받은 자로 한다. 단 달성에 거주하는 사람, 달성에 연고를 두고 있는 사람, 달성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돼 있다.
전국의 모든 군과 시에는 한국문인협회의 지부가 설립돼 있다. 단, 광역시에 소속되어 있는 군들만은 그동안 예외였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한국문인협회 대구지회가 존재하는 관계로 대구광역시의 한 기초자치단체인 달성군은 별도의 문협지부를 설립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11년 6월 한국문인협회는 정관을 광역시에 속하는 군들도 지부를 설립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고, 마침내 12월 15일에는 달성군 지부 창립을 인준했다.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가 그 이름을 얻는 데에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2008년 10월 29일, 강성환, 김청수, 김편주, 박재희, 신표균, 신혜지, 우남희, 이곡, 최근희 그렇게 아홉 명의 문인들이 달성군 화원읍의 화선장 식당에서 가칭 '달성문인협회'라는 이름의 첫 모임을 가졌고, 그 이후 줄기차게 한국문인협회에 정관 개정을 요구했다. 본래 경상북도 달성군이었을 때에는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를 창설할 수 있었는데, 대구광역시 달성군이 되면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3년, 한국문인협회 대구지회의 완강한 반대를 극복하고 드디어 달성지부를 창립하기에 이르렀다. |
덧붙이는 글
회원 가입을 희망하는 이는 kwj5450@hanmail.net로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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