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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대선 위해 필요하면 알아서 쓰라'는 홍준표

"공천신청 안해... 총선 불출마 포함 모든 거취 당에 일임"

등록|2012.02.08 18:17 수정|2012.02.08 18:18

▲ 홍준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전 대표는 8일 4·11 총선 출마와 관련,"19대 공천 신청을 하지 않겠다"면서 "총선 불출마를 포함한 모든 거취 결정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홍준표 전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대표가 8일 4·11 총선 출마 문제에 대해 "총선 불출마를 포함한 모든 거취 결정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비록 설익은 정책쇄신으로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비판받고 있지만 국민을 향한 한나라당의 진정성을 국민들이 믿어주시기 바란다. 저는 당의 이러한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 공천 신청을 하지 않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4년 전 저희 당을 믿고 나라를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의 뜻에 호응하지 못하고 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나 추락한 점에 대해 무척 죄송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진로에 대해 "한나라당과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할지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면서도 "당이 대한민국 의회에 명운이 걸린 양대 선거에서 반드시 재신임을 받아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 전 대표의 이 같은 거취표명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자신이 용퇴대상으로 거론된 상황에서 공천을 주네 마네를 갖고 실랑이를 하지 않고 당에 공을 넘기겠다는 그 나름의 승부수"라고 평가했다.


전체적으로 '모든 거취 당에 일임'은 이번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당과 박근혜 위원장이 자신이 필요하면 쓰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 지역구 불출마는 당 대표 때 이미 결심"

홍 전 대표의 지역구 불출마는 당 대표 시절에 이미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그는 대표 시절, 불출마를 선언하고 그 힘으로 중진에 대한 대폭적인 물갈이를 이뤄낼 생각이었고, 당시 최고위원이나 당 중진에게 이같은 의중을 밝혔다"며 "이것이 홍 대표의 기반약화를 초래한 여러 배경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홍 전 대표가 대표에서 물러난 뒤 주변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선 부산 사상 출마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으나, 부산 쪽에서 "서울보다 쉬운 곳을 찾아나선다는 역풍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사그라졌다.

거취문제에 대해 고심해온 홍 전 대표는 자신을 'MB정부 실세'로 묶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해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도 "나는 이명박 정부 실세가 아니라 한나라당 실세였다"며 "청와대는 당 대표선거에서 한 번도 나를 밀지 않았다. 내가 MB정부 실세였다면 벌써 법무장관이나 장관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MB핵심실세 용퇴론'이나 '중진의원용퇴론'에 대한 질문에는 "국회의원 중진쯤 되면 자기 자신들 스스로 당의 은혜를 많이 받았다. 당과 나라를 위해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지 않나 한다"고 말해, 이들의 결단을 촉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와 함께 "당이 은퇴할 분들은 자연스럽게 용퇴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맞지 한두 분의 당외인사들이 당 전체를 휘두르는 듯한 모습은 옳지 않으며, 이 한두 분의 당외인사들이 무절제한 발언을 해 상처를 주는 것도 걱정스럽다"며 "민주당은 곁가지까지 모으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서로가 서로 상처주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각하냐고? 무너지는 담벼락에 기대는 바보가 어디 있나"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 등이 용퇴를 강요하는 분위기는 옳지 않으며, 중진들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내가 대표에서 물러난 뒤 친이-친박갈등이 심해지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박 위원장이 더 큰 관용과 포용력을 발휘해서 큰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역구(동대문을)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도 필요한 일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지역구 사정은 좋다"며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9번 총선에서 한 번도 민주당에 진 일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지역구"라고 반박했다.  

홍 전 대표는 "18일 이전에 재차 기자간담회를 열 수도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 간담회에 대해 "총선이나 공천 문제 등과는 관계없다"고 밝혔으며 '정부 입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무너지는 담벼락에 기대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면서 "당 대표 할때는 정책도 고치고, 인사도 미리 하고 이것저것 내 뜻대로 했는데 이제 와선 백약이 무효"라고 일축했다.

홍 전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새누리당이 아닌 한나라당이라는 호칭을 썼다. 그는 새 당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 나는 한나라당의 마지막 당대표"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의 거취표명에 대해 권영세 사무총장은 "당 대표를 지낸 분이 절반쯤 용퇴의사를 밝히신 것 아니냐"며 "용기있고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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