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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만찬> 막장 설정 이겨낸 '성유리표 매력'의 힘

<신들의 만찬>, '제2의 <제빵왕 김탁구>' 벗어나 새로운 성공 신화 이어갈까?

등록|2012.02.13 11:32 수정|2012.02.13 11:36

▲ 드라마 <신들의 만찬> 한 장면 ⓒ MBC


대한민국 정통 한식의 기품을 이어나가고 있는 아리랑 4대 명장 성도희(전인화 분). 그런데 남편의 이혼 요구 충격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그 후유증에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자신의 딸이 뒤바뀐 것도 모른 채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친딸이 아닌 송연우(하연주, 서현진 분)이 악녀 본능을 뽐내며 버젓이 성도희 딸로 행세하고 다니는 사이, 진짜 도희의 피를 이어받은 고준영(성유리 분)은 양부마저도 자신을 버리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대한민국 최고 요리사를 꿈꾸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선악구도, 기억상실증, 출생의 비밀...'대한민국표' 드라마

명확한 선악 구도. 기억 상실증과 뒤바뀐 출생의 비밀. 이미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닿고 달은 소재로 그럴싸한 요리를 선보이겠다는 <신들의 만찬>. 여기에 명장 부모의 재능을 꼭 빼닮았지만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혼자의 힘으로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다는 점에서 <제빵왕 김탁구> 여자 버전(혹은 요리사 버전)을 보는 듯하다. 거기에다가 아무리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고 하나 자신의 딸마저도 알아보지 못하는 명장 성도희의 캐릭터는 가히 억지스럽기까지 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명랑함을 잃지 않는 캔디 같은 매력의 소유자 고준영과 세상 모든 것은 다 얻었지만 천부적인 요리 감각이 결여되어 있는 터라 늘 아등바등 살아야하는 송연우와의 대결. 첫 회 성도희와 백설희(김보연 분)의 숨 막히는 대결에서 보다시피, 큰 반전이 있지 않은 한 야망이 설어있는 혼신의 노력이 일 자체를 사랑한다는 천부적인 재능을 이길 수 없다는 아주 뻔 해 보이는 결말이 예상되기까지 한다.

▲ 드라마 <신들의 만찬> 한 장면 ⓒ MBC


짙은 막장 냄새에도 불구하고 중년 연기자들의 탄탄한 호연


그럼에도 결국 선한 주인공이 일과 사랑 모두에서 성공을 거둔다는 '뻔'한 권선징악 스토리가 여전히 21세기 시청자에게도 유효하다. 이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포기'라는 단어를 모르는 주인공이 뿜어내는 긍정적이고 활기찬 에너지의 기운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한 때 요정으로 불리던 성유리 특유의 상큼하고도 발랄한 매력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고준영에 완벽 빙의되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게 되는 남자로 분한 주상욱, 이상우 모두 하나같이 멋있고 근사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남자 주인공 앓이'가 <신들의 만찬> 시청률 상승에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이 드라마의 장밋빛 미래를 예견케 한다.

짙은 막장 냄새에도 불구하고 중년 연기자들의 탄탄한 호연. 그리고 벌써부터 수많은 여심을 흔들 조짐이 보이는 멋진 남자주인공들. 그리고 나날이 발전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하는 성유리의 열연이 돋보이는 <신들의 만찬>이 제2의 <제빵왕 김탁구>를 넘어, 또 다른 21C 판 권선징악 성공 신화를 일구어낼 수 있을까. 일단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고도 해맑은 미소를 가진 성유리와 훤칠한 외모, 완벽한 스펙에 어리숙하면서도 따스한 매력까지 가진 주상욱과의 찰떡 호흡은 합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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