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실핏줄 언론' 영향력, 방송3사 뛰어넘을 수도"

<오마이뉴스> 창간 12주년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 열려

등록|2012.02.13 16:09 수정|2012.02.13 19:22

▲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간12주년 기념 미디어콘서트 -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에서 존 라빈(John Lavine) 노스웨스턴대 저널리즘학과 학장이 '어떻게 미디어의 앞날을 알 수 있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권우성



[2신 : 13일 오후 7시 20분]

"'실핏줄 언론' 영향력, 방송 3사 뛰어넘을 수도"

2002 시민기자, 2004 블로거, 2005 웹 2.0, 2006 UCC, 2008 아고라·촛불, 2010 SNS·트위터·페이스북, 2011 팟캐스트.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여론의 흐름을 주도해 온 '미디어'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변화 주도의 핵심에는 '시민참여'가 있었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12주년 기념 미디어콘서트-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에서 '누가 미디어를 이끄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오 대표기자는 "12년 전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오마이뉴스>를 창간했는데 이제는 모든 시민은 '미디어'이자, '언론사주'가 되었다"면서 "한편으로는 긴장되고, 한편으로는 기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오연호 대표 "모든 시민은 '미디어', '언론사주'다"

오 대표기자는 "이러한 '도구'를 쓰는 사람들의 마음을 누가 움직일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 "미디어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새 것'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 대표기자는 "새 것이 정말 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마이뉴스>의 본질인 '모든 시민이 기자다'는 '참여민주주의'라는 고리타분한 것에서 기반한다. 트위터의 대유행. 트위터의 본질은 조잘대는 재미에서 온다. 그것을 구현해내는 테크놀로지(기술)는 새로울 수 있으나 본질은 조잘대는 것이다. 새것을 고민할 때, 무엇이 아주 오랫동안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이어 오 대표기자는 "모든 (미디어) 선발주자에게는 '매력의 전파'와 '한계의 노출'이라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면서 "3개월 전만 하더라도 팟캐스트 시장에는 <나는 꼼수다>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매력이 전파되고 한계가 노출되면서 틈새가 발생했다"며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오 대표기자는 "제가 최근 가장 핵심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1인 혹은 10인 이하의 적은 인원이 조직 운영비용의 부담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미디어 모임인 '실핏줄 언론'"이라면서 ▲ 생존비용 마련에 정력을 허비하지 않는다 ▲ 인원이 적고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 창의적이고 기동성이 뛰어나다 ▲ 광고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다 ▲ 미디어행위는 다양하다 ▲ 온·오프 변신이 자유롭다 ▲ 연대에 용이하다 등 '실핏줄 언론'의 특성을 설명했다.

오 대표기자는 "미디어라는 게 꼭 모여서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도 미디어"라면서 "이러한 수많은 실핏줄 언론이 모이면 조중동 종편보다, 방송 3사보다 그 영향력이 더 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택환 기자 "미래 미디어, '시대정신' 읽어야"

오 대표기자의 강연에 앞서 김택환 <중앙일보> 미디어 전문기자는 국내외 미디어산업 트렌드와 함께 '미래 미디어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해 설명했다.

김택환 기자는 먼저, 글로벌 미디어 트렌드가 ▲ 미디어 기술 혁명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미디어 패러다임 전환 ▲ 공급자 중심의 콘텐츠 제공에서 이용자 중심의 콘텐츠 선택으로 전환과 함께 ▲ 창의성에 기반을 둔 콘텐츠와 킬러 디바이스(도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미디어 트렌드에 대해서는 "종편 보도채널의 무한경쟁과 매체간, 사업자간 합종연횡의 심화 속에서 광고 시장을 두고 한판 경쟁이 붙게 되어 있다"면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스마트 패드 등이 미디어 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킬러 콘텐츠와 다양한 디바이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한국 사회에는 탐욕, 풍자·조롱, 대동·나눔이라는 3가지 시대 트렌드가 있다"며 "시대정신을 읽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김 기자는 "팟캐스트든, 인터넷이든, 방송이든 이러한 기술의 특성이 시대정신을 어떻게 구현해서 독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켜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 산업, 미디어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꼭 잡아야 할 대상은 젊은 층이다. 지금은 다시 한 번 30년마다 돌아오는 20대의 시대"라면서 "창의적인 프론티어(선구자) 정신으로 자신만의 아이콘과 콘셉트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기자는 이를 잘 구현해낸 예로 '나꼼수'와 '안철수 청춘콘서트'를 들었다. 그러면서 김 기자가 몸담고 있는 <중앙일보>가 추진하고 있는 '종편'과 관련해서는 "창의적인 부분에서 갑갑한 측면이 있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한편, '미디어 콘서트' 둘째 날인 14일에는 '미디어의 성공조건: 창간과 경영'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다. 존 라빈(John Lavine) 미 노스웨스턴대 저널리즘학과 학장과 오연호 대표기자가 첫째 날에 이어 강사로 나선다.

[1신: 13일 오후 4시 10분]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접하는 정보도 많아지고 미디어들도 많아지고 있지요. 독자는 무척 바쁠 뿐더러 하루에 오직 24시간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디어를 운영하려면 독자들의 제한된 시간을 가지고 다른 미디어들과 어떻게 경쟁할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독자에 맞춤한 미디어 서비스'. 미디어 트렌드와 미디어 경영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 존 라빈(John Lavine) 미 노스웨스턴대 저널리즘학과 학장이 꼽은 바람직한 미래 미디어의 모습이다.

존 라빈 학장은 13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콘서트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 첫째 날 강연에서 '미디어의 미래1'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라빈 학장은 이날 강연에서 미디어와 미디어에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청중(audience)의 위상이 과거와는 크게 바뀌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요즘의 미디어는 청중에서 시작해서 청중에서 끝난다"며 "지금의 미디어는 청중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청중의 반응에 영향을 받는 등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5년, 10년 후에는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간12주년 기념 미디어콘서트 -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에서 존 라빈(John Lavine) 노스웨스턴대 저널리즘학과 학장이 '어떻게 미디어의 앞날을 알 수 있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권우성


라빈 학장은 "이런 측면에서 미디어를 운영할 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고객이 이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는가'"라며 "미디어는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어떤 관심을 가지는지 파악하고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미디어가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천편일률적인 미디어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얘기다.

그는 "많은 독자들이 정보 홍수에 휩싸여 있는 이런 미디어 추세에서 언론인이 해야 할 역할은 기사를 읽는 독자가 항상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며 "다가가려고 하는 독자층을 정하고 독자에게 제공하려는 정보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정보를 이해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라빈 교수의 강의에 앞서 한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 미디어 콘서트 인사말에서 "<오마이뉴스> 창간 12년을 맞아서 매체 창간과 운영에 대한 경영을 나누고 최근의 새로운 미디어 흐름들이 왜 생겨나고 있고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마련했다"며 "매체 창간과 운영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간12주년 기념 미디어콘서트 -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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