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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개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

[군대개혁 문답 4] 국군의 정통성과 정체성부터 바로 세워야

등록|2012.02.17 11:28 수정|2012.02.17 11:28
[문] 지금까지의 글에서는 군대개혁의 필요성과 문제점 그리고 개혁의 장애요소에 대해서 비록 개괄적이지만 요점을 잘 짚었다고 생각한다. 군대개혁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마디 첨언하자면 군대가 지나치게 비밀주의로 닫혀있어서 군을 대상으로 한 사회조사가 어려워 심도 있는 연구를 기피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세상은 첨단 정보화의 열린 시대로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 군대는 아직도 친일독재 시대의 "군대란 원래 그런 거야"라는 식의 낡은 사고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민족반역의 가짜 보수 권력에 의해 병사들은 겁먹고 무비판적인 인간형으로 길드려져 그들의 권력기반을 다져주는데 이용됐고, 재벌공화국 건설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정작 국군이 지향해야 할 꿈과 비전을 잃어버렸다. 마치 고위 층 간부들만을 위한 그들의진급이 목적인 조직처럼 왜곡 성장해왔다.

정권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고위층 간부단의 자각에 의해 개혁을 단행하기는 어렵게 됐다. 국군통수권자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은 문제의 핵심을 간파한 적확한 관점이다. 군대는 제도 지향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관련 제도만 개혁 조치하면 금방 그런 군대로 바뀔 수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군대개혁에만 매달릴 수 없다. 특히 광복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본격적인 군대 개혁을 추진한 적이 없으니 무엇부터 착수해야할 지도 막연하다. 군대개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답] 우선먼저 우리 군대가 지향해야 할 비전·꿈이 무엇인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이를 기준으로 개혁방향과 내용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방의 지향비전은 우리민족 고유의 국방사상에 그 뿌리를 둔다. 우리민족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정착해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외침을 막아오면서 형성된 나름대로의 국방 사상이 있다. 그것은 민족의 생존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총력방어 전쟁'사상 이다.

임진왜란(대일 7년 전쟁), 병자호란, 동학 농민혁명, 항일 독립전쟁 등 모두가 민족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결사항전의 방어 전쟁이었다. 그러나 일단 적의 침공을 받게 되면 온 민족이 한덩이로 뭉쳐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 민족 문화의 정통성을 지켜왔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해양인 태평양과 거대 대륙인 유러시아 대륙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양대 세력으로부터 끊임없는 괴롭힘을 당해왔지만, 한 번도 다른 나라를 선제공격 침략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전쟁의 처절한 참화를 누구보다 절절히 당해온 민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족이야말로 인류 평화를 말하고 주도할 자격이 있다. 우리 민족에겐 대륙과 해양 세력 간의 완충역할을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하라는 인류사적 사명이 부여돼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군의 비전

우리 군의 지향비전은 당연 우리의 국방사상에 뿌리를 두고 국가비전 달성에 복무해야 한다. '평화통일'은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돼있는 국가비전이다. 이는 오늘 우리세대에게 부여된 민족사적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문화 민족이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국방비전은 이와 같은 우리민족의 국방사상에 입각하여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이었다. 전쟁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를 기조로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통해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평화공존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냈으며 남북문제와 통일문제에 있어서 자주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의 발판을 구축했다.

한편, 평화정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물리적 군사력 건설에 온 힘을 쏟았다. 결과 현 정부와는 달리 연평해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지금은 분단체제의 영구 고착화를 통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사대적 사이비 보수 세력에 얹혀있는 정권이라서 그런지 국방비전 자체가 없어 보인다.

개혁추진의 첫 단계는 우리나라 국방이 지향해야 할 위와 같은 비전을 기준으로 해 개혁 내용을 분류 그 범위를 결정하는 작업이다. 우리 군의 독특한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왜곡 형성된 제도적 문화적 문제점들을 종합분석 해 분류하면 대략 아래와 같이 세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군대개혁의 영역 분류

첫째, 무기 및 장비 등 물리적, 물량적인 국방력 건설과 이의 운영에 관한 유형전력 분야다. 무기체계의 설정과 획득 그리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군 구조와 제도 교리 등이 포함된다. 선진국에서의 '국방개혁'은 거의가 이 분야를 말한다. 참여정부가 입법화한 국방개혁안의 내용도 이 분야가 주를 이룬다. 그 중심 사상은 자주국방이다.

둘째, 군사협력 및 외교 분야다. 주로 미국과의 호혜 평등한 입장에서 관계를 재설정하고 해결해야 할 내용들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주둔군 지위에 관한 행정협정(SOFA),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문제, 방위비분담문제, MD계획문제,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이행 등 주권 국가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지금까지는 여러 명분과 이유를 들어 주로 미국의 국가이익에 충실해 왔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상의 2가지 내용은 '개혁'의 대상이라 하기보다는 '발전' 혹은 '강화'라 해야 의미상 타당하다. 군사협력 분야는 상대국이 있고 물리적 국방력 건설은 국가재정상의 제한이 있어서 일방적인 입장만 고려해 개혁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명의 편이상 위 두 분야를 합하여 '국방개혁'이라 하고 아래의 심리적, 정신적인 '군대 문화개혁' 분야를 그냥 '군대 개혁'이라 칭하기로 한다.

셋째, 군대문화 개혁. 이는 위의 두 분야처럼 외교적 걸림돌이나 예산상의 제약이 없다. 정부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군 독자적으로 당장이라도 추진이 가능하다. 이 분야야말로 국민들이 염원하는 것처럼 '자식을 안심하고 군에 보낼 수 있게 만드는' 개혁이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 고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납득해 최선을 다하는 강한 군대를 만드는 개혁이다.

국군의 시원인 항일 독립전쟁의 자랑스러운 '민족자주독립' 정신으로부터 국군의 정통성을 찾아 정체성을 바로 세움으로써 친일수구의 탐욕 자들에 의해 왜곡돼 온 국군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정립 군 복무에 대해 진정으로 자부심과 보람을 가질 수 있는 군대를 만듦이다.

국군의 정통성, 정체성 확립

국군의 정통성, 정체성 확립은 군대문화개혁을 위한 기초 정지작업이다. 정권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거짓 보수 세력은 자신들의 입신영달만을 꾀해 북한 괴멸이 국군의 정체성인양 아직도 떠벌인다. 대북적대의 증오심 강화가 안보의식 강화라 강변한다. 반민족 반통일적 적개심 증폭 교육을 '안보교육'이라며 장병들을 세뇌교육 시켜온 것도 모자라 이제는 국가보훈처가 나서서 국민 안보교육을 시킨다고 난리법석이다.

국군의 정통성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식군대였던 광복군으로부터 연유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군은 자랑스러운 항일 무장투쟁의 정신을 계승한 '민족의 군대'다. 민족에 대한 애정의 민족공동체 의식과 인간존엄의 가치를 중시하는 '민주군대'다. '민족의 군대'와 '민주군대'가 바로 우리 국군의 정체성이다.

국군창설을 기념하는 '국군의 날'은 국군의 정체성을 압축 설명해주는 상징성을 갖는다. 현재의 국군의날 10월 1일은 6.25전쟁 중 최초로 38선을 돌파 북진한 날을 기념한다는 의미로 결정됐다. 이날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조인된 날(53. 10. 1.)이기도 하다. 국군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항일 무장투쟁의 민족자주독립 정신에 두지 않고 이렇게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6.25전쟁에 부여함으로서 국군의 자부심을 흐리게 하고 대북 적개심 고취와 미군의 고마움만 계속 세뇌 교육토록 만들었다.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정통 법통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식 군대였던 광복군의 창설기념일인 9월 17일을 국군의 날로 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친일독재의 사대세력에 의해 왜곡되어온 국군사와 국군의 정신을 바로 세움은 군대문화개혁의 핵심 과제다. 실종된 자랑스러운 항일 무장 투쟁의 국군의 역사를 복원, 장병 정신교육의 중심 내용화함으로서 미군이 아니면 금방이라도 우리의 안보가 무너져버릴 것 같이 겁준 사이비보수 세력의 꼬임에서 벗어나 민족혼이 살아있고, 민족정기가 바로선 자부심 있는 자주적 군대로 거듭나게 하자. 그들이 지금까지 왜 그토록 집요하게 '국군의 날' 정상화를 묵살 반대해 왔는지를 똑똑히 알아야 한다.

국군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바로 세운 다음의 후속조치로 계속 아래와 같은 각론적 내용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 현재의 '전쟁기념관'을 '국군 역사박물관'으로 전환해 국군의 정통성과 정체성 및 비전을 집중 부각 평화지킴이로서의 국방사상을 발전시키는 연구중심화 한다.

▲ 의병, 광복군,독립군 활동의 전적지를 개발하여 간부양성과정 시 필수 순례교육토록 하여 그 정신을 내면화시킨다.

▲ 이종찬 장군, 김응렬 장군, 심일 소령, 김오랑 소령 등 현대사에서 국군의 비전과 일치된 바람직한 삶을 살아간 분들의 기념사업을 적극 추진 한다(동상건립, 모범 군인 상 제정 등). 특히 장병 정신교육 내용과 간부양성과정의 훈육을 국군의 정통성과 정체성에 맞게 전면 개편 개혁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다음 회는 '군 고위 간부출신들,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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