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컴퓨터학원', '무료신문' 이거 다 어디 갔어?

[저자와의 대화]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호모스마트쿠스로 진화하라>

등록|2012.02.15 14:48 수정|2012.02.15 14:48
play

'컴퓨터학원', '무료신문' 이거 다 어디 갔어? ⓒ 최인성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하지만 급변하는 IT 환경은 사용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은 왜 중요할까, 정말 우리 삶에 필요한 걸까. 이러한 의문에 IT 전문가인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가 답했습니다.
김 이사는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에서 새 책 <호모스마트쿠스로 진화하라>를 들고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이날 강연에서 김 이사는 IT 플랫폼의 변화가 가져온 라이프스타일·시장·산업의 트렌드와 변화상을 설명하며 스마트폰이 촉발한 미디어2.0 시대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할 현상들을 짚었습니다.

▲ 13일 오후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의 <호모스마트쿠스로 진화하라>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 최인성


이날 강연에서 김 이사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담는 그릇, 플랫폼을 강조했습니다. 80년대의 TV, 90년대의 PC, 2000년대의 웹 그리고 지금 스마트폰까지. 급변해온 시장 주도 플랫폼을 설명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무엇보다 강력한 플랫폼인 스마트폰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10년 전에만 해도요, PC를 배우러 다녔거든요. 지금 주변에 컴퓨터학원 있나요? 컴퓨터는 태어나면서부터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되는 거예요. 지금 PC는 너무나 중요한 생활의 도구, 업무의 도구가 됐는데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스마트폰은 PC보다 더 많이 보급됐거든요. 한국에 보급된 PC가 2500만대인데 스마트폰은 이제 2500만대예요. 올해 연말 되면 3500만대까지 보급될 거고 내년되면 4000만대를 넘을 거거든요. 그러면 뭐 이건 PC보다 더 강력한 디바이스가 되는 거죠. 그러면 5년 후, 3년 후에 이게 또 얼마나 더 큰 변화를 가져오겠습니까. 그래서 플랫폼을 제대로 알아야 된다는 거죠."

이어 김 이사는 스마트폰과 같은 플랫폼이 사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은 산업의 경쟁구조도 바꾸기 때문에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사진 필름과 지하철 무료신문이 이를 대변합니다.

"왜 플랫폼이 중요하냐면 플랫폼은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거든요. 현재 지하철 풍속도에서 약 30%이상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쓴다는 거예요. 과거에 그런 30%는 없었죠. 주로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만 했죠. 그런데 바뀌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무슨 변화가 있죠? 무료신문이 안 나가기 시작합니다. 여러분도 지하철 타고 다닐 때 잘 보세요. 예전처럼 무료신문 보는 사람이 있는지. 다 스마트폰으로 대체됐거든요. 즉 시장의 변화라고 하는 게 작은데서 시작돼서 어마어마하게 큰 변화를 야기합니다. 그러다보니깐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꾸죠. 라이프스타일만 바꾸는 게 아니에요. 산업의 경쟁구조 마저도 바꾸고 있습니다."

SNS 서비스 구성이 사회·정치·경제·문화를 바꾼다

▲ 13일 오후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의 <호모스마트쿠스로 진화하라>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 최인성


김 이사는 스마트폰이 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고 강조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스마트폰의 킬러앱인 SNS 서비스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지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며 소비할 수 있게 했다며 이는 어마어마한 변화와 함께 미디어혁명을 야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년 8월에 서울 시내에 비가 엄청 많이 와서 홍수가 났잖아요. 서울 시내가 물바다에 완전 잠겼었습니다. 그 당시를 머릿속으로 한 번 기억해보세요. 그 때 서울시내의 홍수 소식을 어디를 통해서 여러분들이 접하셨는지. 제 주변의 20대들은 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서 접했다고 하더라고요. 생산과 유통과 소비, 이 세 가지 부분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변화가 시작됐다는 거죠. 그걸 가리켜 우리는 '미디어 2.0, 미디어 혁명'이라고 하죠."

그러면서 김 이사는 SNS가 특히 콘텐츠의 유통 과정에 대중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한 변화를 높이 평가하며 민주주의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0·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인증샷 열풍을 예로 들며 시간 뿐 아니라 장소, 사용자의 관계까지 반영된 스마트폰과 SNS의 입체적인 서비스 구성이 시장만이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락이사가 쓴 <호모스마트쿠스로 진화하라>. ⓒ 최인성

"조선일보의 가장 큰 강점은 유통망, 전국의 배급소예요. 근데 그 배급소를 웹, 포털이 타파시켜버렸거든요. 그 자리가 포탈의 메인 톱으로 대치됐으니까. 근데 그게 또 SNS 때문에 산산이 분해되고 있다는 겁니다. 즉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처럼 SNS로 대중이 직접 만든 콘텐츠가 대중의 선택에 의해서 유통되는 거죠. 즉 사람들이 간단하게 내가 본 글을 LIKE 하거나 RT 함으로 인해서 유통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기존의 생산과 소비 개념이 아니라 직접 유통자체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거예요. 이게 커다란 변화거든요. 예전 오마이뉴스의 '모든 시민이 기자다'가 생산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지금의 SNS는 생산이 아니라 유통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겁니다. 이런 SNS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단순하게 사회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치 구도마저도 바꿔놓고 있죠."

스마트 기기와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사용해 일과 삶의 영역을 변화시키는 신인류 '호모스마트쿠스'. <호모스마트쿠스로 진화하라>는 우리를 둘러싼 도구가 어떻게 변화하며 우리의 업무환경이 이러한 도구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또 이런 통찰을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도구를 활용해 업무 역량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