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한명숙 동영상' 튼 까닭은?
한미FTA 총공세 나선 새누리당... "피노키오한테 대한민국 미래 못 맡긴다"
▲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 ⓒ 남소연
"민주통합당의 반 한미FTA 입장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은 이렇다. '올 테면 와 봐라, 한 판 붙어주마' 새누리당의 확고한 입장이다." - 이주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초선의원의 작은 양심보다 못한 말바꾸기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 황영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 대변인
당초 한미FTA 폐기를 주장한 민주통합당이 '말바꾸기' 논란에 직면해 '재재협상론'으로 한 발 후퇴하는 등 주춤거리고 있고 한미FTA 문제가 총선 이슈로 부각될수록 새누리당에 불리한 '심판론'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통합당을 '신뢰할 수 없는 정당'으로 딱지 붙였다.
황 원내대표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총리로서 '한미FTA는 우리 경제체제를 한 단계 발전시킬 신과제'라고 강조했다"며 "그런데 재집권하면 폐기하겠다고 하는 게 폐기에 목적이 있는지 재집권을 위한 얘기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민주통합당이 이제는 '재재협상론'으로 입장을 바꾼다고 한다"며 "그때 그때마다 말을 바꾼다면 새누리당으로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그 정당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제주해군기지, 국립대 법인화, 국제공항 민영화 등 이 모든 것들이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된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을 부정하고 국정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지금이라도 노무현 정부의 정신과 맥을 잇겠다는 생각으로 (정책 공약을) 재정비해서 떳떳하게 생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2006년 11월 24일 한명숙 당시 총리는 '한미FTA반대 불법폭력집회에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배후조정자까지 밝혀내 민사상 손해보상 청구까지 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반대 집회에 참여한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보조금도 삭감하겠다고 했다"며 가세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이런 얘기를 이명박 정부에서 했다면 바로 촛불시위가 일어나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다가 슬그머니 재재협상으로 물러서며 자신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손학규 전 대표·정동영 의원,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가 등장하는 유튜브 동영상도 공개했다. '한미FTA 말바꾸기의 달인'이란 제목의 이 영상은 참여정부 당시 한 대표 등이 했던 한미FTA 관련 발언과 최근의 발언을 비교하고 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 "자신들이 추진했던 한미FTA와 새누리당의 한미FTA가 다르다고 하는데 그땐 민주통합당이 여당이었고 지금은 야당이라는 점만 다르다"며 "거짓말을 계속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질지 모른다. 거짓말쟁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참여정부 땐 한미FTA가 구세주인 것처럼 하다가 지금은 정권을 잡으면 한미FTA를 폐기하겠다는 건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이렇게 말을 자주 바꾸는 정치인을 국민 중 누가 지지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정치는 한 번 뱉은 말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황영철 "한미FTA 비준안 반대표 던진 초선의원보다 못한 민주당 지도부"
한미FTA 비준안 처리 당시 새누리당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황영철 비대위 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 나라 지도자들이 자신이 말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려도 되는지 묻고 싶다"며 공세에 나섰다.
황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이 한미FTA에 대해 여러 얘기를 할 때마다 당 대변인으로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당내 비판도 받았지만 비준안 처리 당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사람으로서 찬성의 입장에서 말한다는 게 제 작은 양심과 배치됐다"면서 "그러나 작금의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초선의원의 작은 양심보다 못한 말바꾸기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참여정부 당시 한명숙 대표의 한미FTA 관련 발언을 거론하며 "한 대표의 말대로 대안을 모색하고 거기서 국익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하자는 말이 지금도 한 대표의 머릿 속에 남아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꼬집었다.
또 "초선의원은 지역구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론에도 불구하고 반대표를 던졌다, 초선의원의 약속보다 더 큰 것은 지도자들의 약속일 것"이라며 "이제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총·대선 승리를 위해 말을 바꾼다면 이 나라 정치가 도대체 어디로 가겠나"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정옥임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통합당의 재재협상론은 폐기의 다른 말일 뿐"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정 의원은 한미FTA에 대한 당의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홀로 민주통합당의 한미FTA 폐기론을 반박해왔다.
정 의원은 "민주통합당이 '독소조항'이라고 일컫는 부분 중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와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에서 다른 점은 없다"며 "한명숙 대표는 무슨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과연 한미FTA가 말까지 바꿔가며 정쟁을 결정지을 소재이냐"며 "한 대표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동영상이 부끄럽지 않나, 국민을 기만하는 염치 없는 일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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