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시민기자상, 꿈이 아니었구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상 수상과 1박2일 워크숍 후기
▲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메달과 상패들 ⓒ 오창균
작년 12월에 오마이뉴스 2월22일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전화를 받고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1년간 송고한 기사들을 보면서 내가 상을 받을만한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한것은 특종 기사나 주목할 만한 특별한 기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꾸준히 기사를 썼다는 정도와 '도시를 경작하라'는 도시농업 연재기사를 쓴 것이 이유가 되었을까? 어찌되었던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상을 받게 된 것은 분명 기분좋은 일이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신경호 시민기자도 같은 상을 받게 되어서 오랫만에 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일본에 살고 있어 참석이 여의치 않으니 대리수상을 해 달라는 전화를 며칠전 받았다. 그는 30대에 시력을 잃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다.
▲ 지난 2월17일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 열린 뉴스게릴라 시상식 ⓒ 오창균
시상식이 열린 지난 17일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구면인 상근기자와 시민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사를 통해서만 알고 있던 시민기자들을 볼 수 있었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기자들의 수상소감 또한 기사 못지 않은 사연들이 있었다. 묵직한 상패를 들고 두번의 수상소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머릿속에 생각해둔 말이 있었지만, 막상 마이크를 잡았을땐 긴장감이 몰려와 머릿속이 하얗게 백지가 되버려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분명치가 않다.
시상식이 끝난후 강화도 오마이스쿨로 1박2일 워크숍을 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다. 늦은 저녁을 먹고 강당에 모여 미국에서 참석하느라 시차적응이 안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처음보는 희귀한 언론관련 자료들을 준비한 강인규 시민기자로 부터 미국언론을 예로 든 강의를 통해서 지금 언론의 위기는 독과점으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양성이 사라지면 언론뿐 아니라 모든 것들에 위기가 온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가 아닐까 싶다.
▲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1박2일 워크숍 ⓒ 오창균
뒤이어 흥겨운 뒷풀이가 시작되었다. 조별로 나눠서 놀이를 하였는데 내가 속한 '잘나가'조는 문제를 척척 맞추면서 잘나갔다. 마지막 놀이는 레몬을 먹고 휘파람을 제일 먼저 부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서 가장 큰 점수가 걸려서 꼴찌도 단번에 역전우승을 할 수 있었다. 큰 활약을 못했던 내가 자진해서 대표로 나가 일등을 하고 최우수 개인상까지 타는 영광을 얻었지만 입안에 확 퍼졌던 시큼한 레몬향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이 부르르 떨리는것 같다.
새벽녁까지 격이 없는 술자리가 이어졌고, 자리를 정리한 후에도 남은 술병을 챙겨서 방으로 들어와 몇명이서 술잔을 더 기울이다 짧은 단잠을 자고 아침을 맞았다. 아직 피곤함이 남은채로 강당에 모여 김용국 시민기자의 생활법률강의를 들었다. 그동안 쉽게 법률기사를 쓰고 책을 펴 낸 전문기자답게 강의도 알차고 알아듣기 쉽게 법률해석을 해줬다.
▲ 초성으로 노래제목 맞추고 노래부르기 ⓒ 오창균
남녀혼성 축구경기는 여성만 골을 넣을수 있는 불평등한 규칙으로 그 재미가 상당히 쏠쏠했다. 여성선수들은 일단 상대편 골문앞에서 기다렸다가 남성선수들이 일진일퇴의 다툼을 벌이면서 공을 갖다주면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발길질로 골문을 향해 슛을 날린다. 젊은 상근기자들과 중년의 시민기자들 모두 최선을 다한결과 가장 재밌는 점수인 3-2로 경기를 마쳤다. 점심을 먹은후 1박2일의 워크숍을 끝내고 아쉬움속에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의 생활전선으로 돌아갔다.
▲ 남녀 혼성 축구경기를 끝으로 1박2일 워크숍을 마쳤다. ⓒ 오창균
해마다 시민기자들에게 주어지는 상을 보면서 그들의 노고에 축하를 하는 입장에서 직접 상을 받게 되는 영광을 누렸으니 더 이상 바랄것이 없겠지만 앞으로 더욱 더 세상의 빛이 되는 기사를 쓰라는 당근과 채찍으로 삼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언론사에 유일무이한 시민기자제도를 정착시킨 오마이뉴스의 발전과 시민기자들의 활약을 올 해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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