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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오락 편성비율 56%... 이게 방송이야?

방송법 위반, 프로그램 선정성 역시 도마 위에 올라

등록|2012.02.24 09:30 수정|2012.02.24 11:44

▲ 동아종편 편성비율 파이차트 ⓒ 민언련


채널A(동아종편)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오락프로그램을 56%나 편성해 방송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채널A의 편성을 분석한 결과, 채널A는 방송법에 명시된 편성 규정을 어겼을 뿐 아니라 청소년 보호시간대에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오락 편성비율 55.8%... '매월 50% 이하' 방송법 규정 어겨

▲ 표1 ⓒ 민언련


2011년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채널A의 편성을 분석한 결과, 오락 프로그램 편성 비율이 55.8%에 이르렀다. 방송법 제69조 3항과 시행령 제50조 1항은 방송편성 규정을 담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종편은 '매월 전체 방송시간의 100분의 50 이하'로 오락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

이 기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인한 뉴스특보(12월 19일), 영결식 특별방송(12월 28일) 등이 없었더라면 오락프로그램의 비중은 더 늘어났을 것이다. 12월 5일부터 18일까지 분석에서는 오락프로그램의 비율은 61.1%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시청 시간대' 오락 편성은 70%에 육박

▲ 표2 ⓒ 민언련


채널A는 '주시청 시간대' 오락프로그램을 68.8% 편성해, '오락' 편중 현상이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법 제69조 3항은 '종합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주시청 시간대에는 특정 방송분야의 방송프로그램이 편중되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 시행령이 규정한 '주시청 시간대'는 평일 오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말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를 말한다.

그런데 '표2'에서 나타나듯이 이 시간대 채널A는 오락프로그램을 68.8%나 편성했다. '주시청 시간대에 특정 분야의 프로그램이 편중되어서 안 된다'는 방송법 규정을 어긴 것이다.

춤, 노래 대결이 교양?

▲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 ⓒ 채널A 누리집 갈무리


채널A는 오락프로그램 편중을 숨기기 위해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교양프로그램'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모니터 결과 도저히 '교양'으로 분류할 수 없는 내용이 방영됐다.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는 여성들의 외모를 변신시키거나 희망 직업에 도전하도록 도와주는 솔루션 형식의 오락프로그램. 특히 첫 주 방송에서는 진행자를 뽑는다며 남자 연예인들을 불러 서바이벌로 춤, 노래, 게임 대결을 벌였다. <이제 만나러 갑니다>도 진행자 남희석, 박선영 씨가 '사연의 주인공'을 찾아다니며 출연자들과 토크와 게임 등을 진행하는 오락프로그램이다.

채널A도 자사 누리집에는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를 '주부 리빙 버라이어티 쇼'로 소개하고 있고,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소개하면서 '박선영 씨가 방송 최초로 예능 MC에 도전한다'고 내세우기도 했다.

방송사들의 자의적인 프로그램 장르 분류는 그 동안 논란이 됐던 문제다. 방송사들이 '교양'이라고 주장하는 프로그램들에 대해 방송위원회가 '오락'으로 다시 규정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05년 방송위원회는 방송사들이 '교양'으로 분류한 프로그램들 중 18개 프로그램을 '오락'으로 규정한 바 있다.

조중동 종편이 개국하기 전부터 이들이 방송법의 편성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리고 편성 분석 결과,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방송법 제108조 1항에 따르면 '제69조 제3항 내지 제6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한 자'에 대해서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그동안 주무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편의 방송법 편성 규정 준수 여부를 제대로 감독했는지 의문이다.

'청소년보호 시간대'에도 선정적 프로그램 편성

▲ 동아종편 <무비홀릭> 중 ⓒ 채널A


또한, 채널A는 청소년 보호시간대에 선정적, 폭력적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보호시간대는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주말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를 말하는데, 여성가족부는 적어도 이 시간대에는 청소년들이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편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채널A는 12월 5일부터 18일까지 2주 동안 오후 8시 30분에 <해피엔드 101가지 부부 이야기>를 방송했다. 또한 12월 10, 17일 오후 2시 30분에 재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비정상적 부부관계와 고부·부부간 폭력행위 등 지나친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비판받은 바 있다.

또 같은 기간 일요일 오전 11시에 방송되는 영화정보 프로그램 <무비홀릭>의 '애들은 재웠수'라는 코너에서는 이른바 '19금 영화'를 집중 소개하며 '성'과 관련된 출연자들의 민망한 대화 내용 등을 그대로 방송했다.

이밖에 평일 오후 7시에 방송되는 <생방송 연예 인사이드>는 2011년 12월 6일, '19금 연극'을 소재로 다루며 남녀 간의 성관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장면을 포함시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언련 조중동방송 편성 모니터 보고서 입니다. 기사 내용은 민언련 누리집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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