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국민 짜증나게 한 MB "국민 두 번 짜증나게 하지마"

기름값이 무려 2015원, 그중 절반 가량은 세금

등록|2012.02.28 20:42 수정|2012.02.28 20:42

▲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청와대


"정부가 거창한 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과 밀접한 정책에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살펴봐라. 오르는 것도 짜증나는데 불편하게 해서 두 번 짜증나게 해서 되겠느냐."

"국민짜증나게 하지마"? 국민 왕짜증은 MB때문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맞는 말이다. 이명박 정권이 하는 일 대부분이 시민들을 짜증나게 한다. 문제는 짜증나게 하는 장본인은 공무원들 이전에 이 대통령 자신임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권은 입만 열면 잘 살게 해주겠다고 하지 않았나. 지난 2010년 11월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민간 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적게는 30조 원 안팎에서 많게는 450조 원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MB정권은 이를 적극 홍보했다. 450조 원은 커녕 30조 원 경제효과가 있었다면 국민 중 45%가 자신을 하층민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했지만 친형 이상득 의원 등 친인척 비리가 연이어 터졌다. 특히 퇴임 후 내곡동 사저 관련해 아들 시형씨,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인종 전 경호처장,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을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지방세법 및 증여세법 위반, 업무상 배임 혐의로 민주통합당에 의해 고발 당한 상태다. 고발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검찰은 수사를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진척이 없다. 이런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왕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기름값 주범은 '유류세'

이 대통령은 또 "기름값이 많이 올라가고 있는데 주유소마다 2천 원이 넘는다는 보도가 있다. 심리적으로 부담이 크다"면서 "정부가 방관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일시적으로 깎아봐야 조금 지나면 다시 똑같아진다. 일시적으로 얼마 깎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정책이다. 이런 것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기름값 때문에 힘들어 하는 시민들을 굉장히 위하는 것처럼 보인다. "서민들 때문에 잠이 오지 않다"거나, "뼛속까지 서민"이라는 말처럼 정말 서민 대통령으로 비춰진다. 이런 서민 대통령이 어디 있을까?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아는지 모르겠다. 기름값 고공행진 주범이 누구인지.

▲ 27일 통영을 다녀오면서 기름을 넣었는데 2015원이다. 이 중 유류세가 46%로 1천원 정도가 세금이다. ⓒ 김동수


27일 통영를 다녀오면서 기름을 넣었다. 기름값이 무려 2015원이다. 문제는 2015원이 모두 기름값이 아니라 절반 가량이 세금이라는 것이다.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따위다. 교통세는 리터당 475원이 정액이었다가, 2009년 5월 21일 탄력세율 11.37%가 붙어 529원이다.  2009년 5월이면 이명박 정권이다.

'부자감세'로 부자들 주머니는 약 70조 원을 채워주었지만 유류세는 잘도 올린 것이다. 이게 '친서민'을 하겠다는 이명박 정권이 본 모습이다. 교통세만 있으면 조금 낫다. 교육세, 주행세가 더해진다.

교통세의 15%인 79.35원이 교육세로 붙는다. 또 교통세의 26%인 137.54원이 주행세로 더해진다. 따라서 리터당 745.89원은 휘발유 공급 가격이 얼마가 되든 상관없이 붙는다. 여기에 세전 정유사 공급가에 각종 세금을 더한 값의 10%는 부가세로 붙는다.-(<매일경제>급등하는 유가, 내릴 여지 없나…국민 바가지 씌우는 유류세 손볼 때)

각종 항목으로 붙여진 세금은 휘발유 가격의 46%다. 기름값 절반이 세금인 것이다. 결국 세금을 인하하지 않으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기름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난 해 정부는 정유사를 지어짜서 리터당 100원을 인하했었다. 하지만 실제 인하폭은 그리 높지 않았다. 정부 압박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인하했지만 정유사는 비영리단체가 아니라 이익을 존재하는 기업이었다.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서 기름값은 제자리도 돌아갔다.

유류세는 인하 못해

세금 인하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지만 아직 정부는 유류세 인하는 거의 알러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뉴스24>는 28일 이관섭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유류세 부분은 기획재정부 소관이기는 하지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 추진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세금은 깎을 생각이 없다는 강변이다. 유류세는 기름을 넣는 순간 모두가 똑같이 낸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100만원짜리 월급쟁이가 내는 유류세는 똑 같다. 부자와 가난한 자에게 차별이 없다. 완벽한 '평등'이다. 평등을 강조하면 빨갱이라고 입에 거품을 무는 이들이 왜 이런 것은 비판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기름값, 서민들 부담을 들어주는 유일한 길은 유류세 인하 밖에 없다. 세수를 걱정하는 모양인데, 그럼 부자증세를 하면 된다. 지난 4년 동안 부자들 주머니를 70조원이나 채워주었다. 부자감세에 쏟았던 그 정성 10분의 1만 들여도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수 부족 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다른 길이 없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