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제작거부... 진짜 KBS 만들겠다"
[현장] 전면 제작거부 선언한 KBS 기자협회 결의대회
▲ KBS 기자협회가 무기한 제작거부를 선언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개념광장에서 KBS 기자협회 소속 협회원들이 제작거부 결의대회를 열고 공영방송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시청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쫄지말고 투쟁해서 공정보도 쟁취하자!"
"부당징계, 막장인사 기자들이 끝장내자!"
MBC에 이어 '기자 징계 철회'와 '신임 보도본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2일 오전 0시를 기해 무기한 전면 제작 거부를 선언한 KBS 기자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첫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상파 양대 방송사가 '공정 보도'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들은 "싸움의 최종목적은 KBS 기자들의 존재 이유를 되찾는 것"이라며 "그것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해 국민들께 진짜 KBS 뉴스를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KBS 기자협회는 지난 2월 17일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실시해 찬성률 72.3%로 보도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재적인원 541명 중 364명(67.3%)이 투표에 참여했다.
"기자들 양심에 따라 제작거부에 돌입한 것"
▲ KBS 기자협회 소속 협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개념광장에서 열린 제작거부 결의대회에서 KBS 새노조 전 집행부 간부들의 부당징계와 이화섭 보도본부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결의대회에서 기자들은 제작거부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았다.
지난 2010년 7월 공정방송 조항이 포함된 단체협약안 쟁취를 위한 총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엄경철 기자는 "KBS의 설립 목표는 사회 환경의 감시와 비판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김인규 사장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공식석상에서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말한 적이 없다"며 "이것은 KBS 사장으로서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또 엄 기자는 "며칠 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보도한 KBS 뉴스를 보았는데, 반대측 입장 인터뷰는 단 10초뿐이었다"며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의 목소리가 그렇게 묵살되어도 좋은 것인지, KBS 뉴스가 그렇게 전달해도 그것이 진실인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제작거부 선언에 따라 'KBS 뉴스9'와 'KBS 뉴스타임', 그리고 '취재파일 4321' 등의 방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KBS 사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임의단체인 기자협회 차원의 제작 거부는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사규 위반"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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