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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사기사건' 변호인이 '선관위 테러' 특검?

등록|2012.03.03 15:07 수정|2012.03.03 15:44
10·26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접속장애 배후 등을 수사할 박태석 특별검사 내정자가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사건'으로 일컬어지는 '제이유(JU) 다단계 사기 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경력이 드러나 '자격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주수도(현재 복역중) 전 제이유그룹 회장은 지난 2006년 7월 경기도 이천의 모처에서 검찰에검거된 뒤 30여 명에 이르는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바 있다. 여기에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제갈융우 전 대검 형사부장, 김영진 전 대구지검장 등과 함께 박태석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이 참여했다.

특히 박 내정자는 '주수도 변호인단'에 참여하기 직전인 2006년 2월까지 제이유 다단계 사기사건을 수사중이던 서울 동부지검 차장 검사로 재직중이었다.

당시 그는 "(2006년) 2월 13일 서울고검으로 발령받아 3월 사직했기 때문에 3월부터 시작된 이 사건의 수사와는 무관하다"며 "동부지검 재직 당시에는 제이유그룹 수사가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였다"고 의혹의 시선을 피해갔다.

하지만 주수도 전 회장이 피해자 35만 명에 약 2조7000억 원의 피해액(추정)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검찰 고위간부출신들의 '주수도 변호'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검찰 안팎에서 많았다. 이런 비판여론을 의식해 송광수 전 총장은 결국 변호인단에서 빠졌다.

청와대는 2일 "박태석 내정자는 20년간 검사로 재직하면서 관세, 외사, 증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꼼꼼하고 치밀한 수사능력을 발휘했으며 법무행정능력도 겸비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박 내정자의 '주수도 변론' 경력을 제대로 점검했는지 의문이다. 주수도 전 회장이 여전히 복역하고 있고, 피해자들의 보상문제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은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전북 군산출신인 박 내정자는 서울 용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와 제천지청장, 법무부 보호관찰과장과 법무과장, 춘천지검과 창원지검 차장검사를 지냈다. 그는 2006년 3월 서울동부지검 차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나 지난 2007년부터 법무법인 월드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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