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이 평생 책임진다고 했다"
<이털남>, 불법 사찰 관련 장진수 전 주무관 '양심고백' 보도
▲ 5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 김종배입니다>(이털남)에 출연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뒷 모습). ⓒ 권우성
지난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당시 하드 디스크 파기훼손(디가우징) 작업에 참여했던 장진수 당시 지원관실 총괄지원과 주무관이 "디스크 파기로 인한 증거 인멸에는 청와대 행정관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시가 있었다"고 양심선언했다.
장 전 지원관은 5일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이슈털어주는남자(이털남)>44회에 출연해, 지난주 금요일 <이털남>에서 제기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황을 털어놨다.
장 전 지원관은 이날 방송에서 2010년 7월 4일부터 7일 사이에 일어났던 '윗선의 지시'에 대해 소상히 밝혔으며 이 과정에서 최종석 당시 청와대 행정관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지시에 대해서도 묘사했다.
장 주무관에 따르면 최종석 행정관의 '증거인멸' 지시는 비단 장 주무관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으며 이전에도 추가로 지시한 정황이 있다. 그는 "7월 3일 밤 내 직책의 전임자가 지원관실로 오더니 진경락 당시 총괄지원과장 컴퓨터 자료를 삭제하는 작업을 했다"면서 "그에게 물어보니 '최종석 행정관의 부탁으로 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 5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 김종배입니다>(이털남)에 출연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뒷 모습). ⓒ 권우성
장 주무관은 이외에도 진 과장의 지시에 따라 최종석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만난 정황과 대포폰을 지급받게 된 경위, 이후 동선 등에 대해서도 모두 털어놨다.
"청와대 영풍문 앞으로 가서 최 행정관을 만난 뒤 총리 공관 옆 도로 벤치에 앉아 얘기하는데, 최종석 행정관이 증거인멸을 지시했습니다."
"(컴퓨터를) 강물에 버리든지 부수든지 해서 물리적으로 없애라."
"보안 조치 다 했다. 더 할 필요가 없다. 검찰에서 가만히 있겠나? 내가 검찰이어도 이건 안 되는 일이다."
"검찰 가면 다 복구된다. 반드시 물리적으로 없애야 한다. 민정수석실하고 다 얘기가 돼 있다. 검찰이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하드가 없어도, 컴퓨터가 없어도 된다."
"물리적 파괴는 상식적으로 할 수 없다. 자료 삭제가 필요하면 해당 업체 알아봐서 확실히 삭제하면 안 되겠나?"
"(컴퓨터를) 강물에 버리든지 부수든지 해서 없애라"
장 주무관에 따르면, 최 행정관은 몇 시간 후 다시 장 주무관을 청와대 앞으로 불러 문제의 '대포폰'을 지급한 뒤 "앞으로는 이 전화만을 이용해 보고해야 하고, 전화는 이 전화기에 저장돼 있는 번호로만 하라"고 지시했다. 디가우징 작업을 종료하고 서울로 돌아와 청와대 행정관 비서에게 대포폰을 반납하기 전까지 최 행정관과 진 과장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재촉전화를 받았다는 게 장 주무관의 주장이다.
장 주무관은 "최 행정관이 '평생 책임져주겠다'라면서 구체적인 업체의 이름이나 이후 거취에 대해서 얘기했다"고 폭로했다.
▲ 지난 2010년 7월 9일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오정돈 형사1부장검사)이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 입주해 있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 유성호
▲ 지난 2010년 7울 9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오정돈 형사1부장검사)이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 입주해 있는 공직윤리지원관실 압수수색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그는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사실에 대해 솔직하게 진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의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너도 살 수 있다'는 주위의 얘기에 현혹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금도 후회스러운 부분이며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장 주무관은 이날 방송에서 그간 언론에서 누차 거론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과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이의 '영포라인' 존재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며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의 운전기사 업무를 1주일에 두세 차례씩 꾸준히 한 사실도 털어놨다. 청와대가 총리실의 자원을 임의로 빼다 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이털남> 44회 '[충격고백] 민간인 불법사찰사건, 증거인멸 이렇게 진행됐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털남> 44회 방송 듣기 : 팟캐스트,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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