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 김민희, '겨털' 공효진. 대체불가 여배우 등극
99년 나란히 데뷔 '절친' "여우주연상 후보 나란히 오를 것"
▲ 김민희영화<화차> 제작발표회 당시. 김민희는 극중에서 존재 자체가 비밀이니 미스터리한 여인 강선영 역을 맡았다. 영화 <화차>는 7년 만에 복귀한 변영주 감독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 이정민
배우 김민희와 공효진이 올해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충무로 관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두 사람은 올 봄에 각각 영화 <화차>와 <러브픽션>으로 자신들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김민희는 영화 <화차>에서 미스터리한 약혼녀 역할을 맡아 그 동안 선보였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변신을 선보였다. 김민희는 변영주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며 이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기대 이상의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그 끝이 뭔지도 모른 채 살기 위해 자신의 변장술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속이고 죽이는 그녀를 보면서 관객들도 섬뜩함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점차 김민희가 만들어 가는 이 지독한 여인에 빠져들며 연민을 갖게 됐다.
<화차> 시사 이후 '김민희가 올해 여우주연상감'이라는 말들이 빈번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라이벌이 등장했으니 바로 영화 <러브픽션>의 공효진이다.
'공효진이니까 사랑스럽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법하다. 공효진은 영화 <러브픽션>에서 쿨한 겨털녀 역할을 맡아 '밀당'의 고수로 등극했다.
▲ 공효진영화<러브픽션>에서 영화 수입사 직원 희진 역의 배우 공효진이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극중에서 공효진은 알라스카에서는 겨털을 깍지 않는다는 소신을 지닌 희진 역할을 맡았다. 뜨악해하는 연인에게 '싫으면 꺼지라'는 식의 당당함까지 갖춘 여자.
사실 충무로에서는 <러브픽션>의 여주인공을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컸다. 외적으로 겨털을 당당히 기르는 이 여인을 어느 누가 사랑스럽게 호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였던 것.
하지만 공효진은 보란 듯이 영화 속 겨털녀를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영화를 본 여성 관객은 물론 남성 관객들까지 사로잡았다.
여기에 하정우와의 멜로 호흡 또한 리얼에 가까운 듯 자연스러워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로 들끓다가도, 점차 익숙해지고 그리고 식어 버리고 이제는 서로에게 싫증나는 단계에 이르는 연인 관계를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다 쏟아 부으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지금 충무로와 관객을 모두 사로잡고 있는 김민희와 공효진 모두는 99년 같은 해에 데뷔했다. 김민희는 드라마 <학교2>로, 공효진은 영화 <여고괴담2>으로. <러브픽션> 시사회에는 김민희도 참석해서 공효진을 응원하기도 했다.
한 충무로 관계자는 "두 사람은 패션잡지 모델로 친분을 쌓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랜 우정을 자랑하는 사이"라며 "연기적으로도 올해 여우주연상 후보에 나란히 오를 만큼 뛰어났다"고 호평했다.
절친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이 올해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트로피도 나눌 수 있을까. 두 사람이 올해 시상식에 선 모습에도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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