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도 맞트레이드? '당 바꿔 맞대결' 가능성
대전 유성, 이상민-송석찬 후보의 웃지 못할 '악연'
▲ 민주통합당 이상민(왼쪽) 의원과 송석찬 전 의원.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이 자유선진당을 탈당하고 민주통합당에 합류해 단수후보로 공천이 확정되자 공천에서 탈락한 송석찬 전 의원의 자유선진당 행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후보자들이 서로 정당을 바꿔서 출마해 대결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민-송석찬 두 전 현직 의원의 악연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4월 총선이 치러지기 세달 전 열린우리당 소속 현역의원인 송석찬 의원이 보좌관의 구속 등의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2008년 18대 총선이 다가왔다. 왕성한 활동을 해왔던 이상민 의원의 공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통합민주당은 이상민 현역의원도 아니고, 송석찬 전 의원도 아닌 정병옥 전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 이사장을 공천했다.
이에 반발한 이상민 의원은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변경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렇게 또 다시 시간이 흘러 2012년 제19대 총선이 다가왔다. 이상민 의원이 자유선진당으로 떠나자 절치부심하며 재기의 기회를 엿보던 송석찬 전 의원은 일찌감치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무주공산으로 보이는 유성지역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또 다시 이상민 의원이 걸림돌이 됐다. 자유선진당을 떠나 다시 민주통합당으로 이 의원이 복당한 것. 그리고는 이 의원은 경선도 아닌 단수후보 추천으로 공천을 따냈다. 송 전 의원은 분루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송 전 의원이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송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자유선진당 입당 출마를 놓고 고심 중에 있다"고 말해 사실상 송 전 의원의 마음이 상당히 기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임 유성구의회 의장단, '송석찬 자유선진당 출마' 촉구
▲ 대전 유성구의회 전임 의장단들이 7일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석찬 전 의원의 자유선진당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 송석찬
특히, 송 전 의원을 지지하는 전임 유성구의회 의장단 및 의원 등이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송 전 의원의 자유선진당 출마 촉구 성명서'를 발표해 송 전 의원의 자유선진당 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성의 앞날을 걱정하는 전임 유성구의회 의장단 및 의원 일동은 소속 정파를 초월하여 송석찬 전 국회의원이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유성의 미래를 맡길 적임자는 송석찬 전 국회의원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지역발전과 정치혁신을 위해 송석찬 후보가 4·11총선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하여 유성발전과 대전발전을 위해 일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유선진당을 향해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와 공천심사위원회도 이러한 지역민들의 뜻을 수렴하여 송석찬 후보에 대한 공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송 의원의 자유선진당 행에도 변수는 있다. 자유선진당이 과연 그를 영입대상으로 인식하고 이를 받아들여 전략공천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또한 자유선진당에서는 현재 김준교 예비후보가 출마를 준비하고 공천을 신청한 상태여서 김 예비후보의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정가에서는 이미 자유선진당이 송 전 의원에 대해 영입의사를 타진했다는 '소문'과 자유선진당 지도부가 이미 마음을 굳혔으나 당 내 일부의 반대로 인해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말들이 떠돌고 있다.
다만, 자유선진당이 대전 유성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해 공천을 보류한 상태라는 데에서 송 전 의원의 전격적인 당적변경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과연, 이상민 의원과 송석찬 전 의원이 펼치는 '정당 맞바꿔 출마하기'가 현실로 다가올 지 이번 총선을 관전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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