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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도 맞트레이드? '당 바꿔 맞대결' 가능성

대전 유성, 이상민-송석찬 후보의 웃지 못할 '악연'

등록|2012.03.07 21:39 수정|2012.03.07 21:39

▲ 민주통합당 이상민(왼쪽) 의원과 송석찬 전 의원.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이 자유선진당을 탈당하고 민주통합당에 합류해 단수후보로 공천이 확정되자 공천에서 탈락한 송석찬 전 의원의 자유선진당 행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후보자들이 서로 정당을 바꿔서 출마해 대결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민-송석찬 두 전 현직 의원의 악연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4월 총선이 치러지기 세달 전 열린우리당 소속 현역의원인 송석찬 의원이 보좌관의 구속 등의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한다.

갑자기 총선주자를 잃은 열린우리당은 급하게 후보를 물색했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상민 변호사를 공천했다. 그해 총선에서 이 변호사는 '탄핵'에 반발하는 민심을 타고 17대 국회에 입성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2008년 18대 총선이 다가왔다. 왕성한 활동을 해왔던 이상민 의원의 공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통합민주당은 이상민 현역의원도 아니고, 송석찬 전 의원도 아닌 정병옥 전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 이사장을 공천했다.

이에 반발한 이상민 의원은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변경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렇게 또 다시 시간이 흘러 2012년 제19대 총선이 다가왔다. 이상민 의원이 자유선진당으로 떠나자 절치부심하며 재기의 기회를 엿보던 송석찬 전 의원은 일찌감치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무주공산으로 보이는 유성지역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또 다시 이상민 의원이 걸림돌이 됐다. 자유선진당을 떠나 다시 민주통합당으로 이 의원이 복당한 것. 그리고는 이 의원은 경선도 아닌 단수후보 추천으로 공천을 따냈다. 송 전 의원은 분루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송 전 의원이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송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자유선진당 입당 출마를 놓고 고심 중에 있다"고 말해 사실상 송 전 의원의 마음이 상당히 기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임 유성구의회 의장단, '송석찬 자유선진당 출마' 촉구

▲ 대전 유성구의회 전임 의장단들이 7일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석찬 전 의원의 자유선진당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 송석찬


특히, 송 전 의원을 지지하는 전임 유성구의회 의장단 및 의원 등이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송 전 의원의 자유선진당 출마 촉구 성명서'를 발표해 송 전 의원의 자유선진당 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성의 앞날을 걱정하는 전임 유성구의회 의장단 및 의원 일동은 소속 정파를 초월하여 송석찬 전 국회의원이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유성의 미래를 맡길 적임자는 송석찬 전 국회의원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지역발전과 정치혁신을 위해 송석찬 후보가 4·11총선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하여 유성발전과 대전발전을 위해 일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유선진당을 향해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와 공천심사위원회도 이러한 지역민들의 뜻을 수렴하여 송석찬 후보에 대한 공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송 의원의 자유선진당 행에도 변수는 있다. 자유선진당이 과연 그를 영입대상으로 인식하고 이를 받아들여 전략공천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또한 자유선진당에서는 현재 김준교 예비후보가 출마를 준비하고 공천을 신청한 상태여서 김 예비후보의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정가에서는 이미 자유선진당이 송 전 의원에 대해 영입의사를 타진했다는 '소문'과 자유선진당 지도부가 이미 마음을 굳혔으나 당 내 일부의 반대로 인해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말들이 떠돌고 있다.

다만, 자유선진당이 대전 유성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해 공천을 보류한 상태라는 데에서 송 전 의원의 전격적인 당적변경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과연, 이상민 의원과 송석찬 전 의원이 펼치는 '정당 맞바꿔 출마하기'가 현실로 다가올 지 이번 총선을 관전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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