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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파업 때 학교폭력 3배 늘었다"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취재후기②] "이 중에서 4명이나?" 아쉬운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

등록|2012.03.08 18:54 수정|2012.03.09 19:43
2월 29일과 3월 1일, 5일과 6일. <오마이뉴스>는 나흘에 걸쳐 16명의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에 두 20대 청년이 이번 토론회를 되돌아보고, 나아가 같은 청년의 입장에서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평가해봤다. 한 마디로 '욕먹을 각오로 쓴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평가'이며 지극히 주관적이고 때로는 편파적인 평가임을 미리 밝혀둔다. 후보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기자 말>

(1부에서 이어집니다)

김경훈: "20대 남성은 어땠어요? 저는 성치훈 후보가 제일 잘한 거 같아요. 엄청 잘한 건 아니지만, 다른 후보들이 추상적인 이야기할 때 헌법 119조 같은 거 한 번씩 인용하면서 비교적 구체적인 이야기를 했던 거 같아요."

강혜란: "그래요? 전 별로… 성치훈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하면서 울먹거렸던 게 좀 가식적으로 보였다는 사람도 있었고, 저도 이미지가 좀 기성 정치인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후보들 사이에서 별명도 구태정치인이고.(웃음) 전 안상현 후보가 제일 눈에 띄었어요."

김경훈: "안상현 후보는 눈에 띄기는 한데 인간적 매력이 없다, 사람들과 소통을 잘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죠."

강혜란: "그래서 다른 후보자들도 신비주의라고 꼬집었잖아요. 말이 좋아서 신비주의지 실은 너랑은 친해지기 힘들다(웃음) 그거잖아요. 소통을 잘 한다는 이미지가 부족해 보이긴 했어요."

김경훈: "우리가 청년 대표는 혼자 국회 들어가서 뭔가를 할 게 아니라 국회 밖의 청년들과 잘 소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잖아요. 안상현 후보가 그걸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혜란: "의심이 들죠. 그렇기 때문에 눈에 띄긴 했지만 끌리진 않았다는 거고. 심규진 후보는 그냥 유쾌한 거 밖에 생각 안 나요."

김경훈: "전 그 사람이 콘텐츠가 제일 부실했던 거 같아요. 유쾌한 것도 잘 모르겠던데…(웃음)"

"미안하지만 기억도 잘 안 난다", 아쉬운 30대 여성 후보

▲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경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이승연, 박인영, 이여진 후보가 토론하고 있다. ⓒ 권우성


강혜란: "그런데 우리 20, 30대 여성 이야기 너무 안 하는 거 아니에요?"

김경훈: "그런데 솔직히 잘 생각이 안 나요. 일단 30대에서 박인영 후보와 이승연 후보는 정당 활동 경험이 있어서 노련미가 보였고, 날카로운 질문도 잘 피해간다는 이야기가 좀 나왔어요. 전 사실 박인영 후보가 노사모에서 남편 만났다는 이야기 말고는 잘 생각 안 나는데.(웃음) 오히려 상대적으로 정치 경험이 별로 없는 이여진 후보가 눈에 띄었어요. 이여진 후보는 자기 세계가 확고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소통이 잘 안 될 수 있다는 느낌? 좋은 쪽으로 가면 좀 깊이 있는 고민을 하고 좋은 정책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은 있는 거 같아요."

강혜란: "전 이승연 후보가 괜찮은 것 같아요. 육아문제 쪽으로 육아 경험도 있고 정치 경험도 있으니까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장하나 후보는 미안하지만 강정 해군기지 때문에 2차 토론회 빠진 게 제일 기억날 정도로 별 거 없었던 거 같고."

각론만 있고 총론이 없었던 20대 여성 후보

▲ 5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경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박연주, 정은혜, 성나경, 곽인혜 후보가 토론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강혜란: "20대 여성 토론회는 육아나 교육 문제의 각론만 있고 총론이 없었어요. 전반적으로 별로였어요. 그래도 가장 나았던 사람은 성나경 후보. 상담교사 경험을 살려 BBK 저격수처럼 여성이나 청소년 문제에 저격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최종선발된 청년비례대표 후보 네 명 중에 한 명은 최고위원까지 된다는데 성나경 후보가 최고위원까지 되기에는 거시적인 안목이 부족한 거 같아요."

김경훈: "저도 성나경 후보가 가장 좋았어요.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학교폭력이 세 배 늘었다면서 교육 문제가 사회 전체의 문제와 관련된다는 이야기를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고, 교육의 문제를 통해 사회 전반을 바라보고 해결하는 의원이 한 명쯤 있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성나경 후보가 그 정도의 전문성까지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강혜란: "하긴 국회에도 나름대로 전문성 가진 의원들이 많을텐데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아요. 정은혜 후보는 아나운서 스타일인데 자신감 없는 아나운서 같았어요. 콘텐츠도 부족한 느낌."

김경훈: "전 정은혜 후보 말 중에 마음에 안 드는 게 곽인혜 후보가 '양극화에는 민주정부 책임도 있지 않냐'고 물으니까 '그 당시에는 신자유주의가 틀렸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런 말을 했거든요. 저는 모를 수도 있는데, 그건 자기들이 안 들은 거라고 생각해요. 민주노동당이나 시민사회단체에서 그런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 몰랐던 건 문제가 있지 않나."

강혜란: "어쨌든 변명하려는 태도가 민주통합당 대변인, 그런데 미숙한 대변인 같다는 느낌이었어요.(웃음) 민주통합당에서 인턴을 했다고 들었는데 딱 인턴 수준. 박연주 후보는 '손수조와 이준석이 20대를 대표하는 애들이 아니다, 특별한 20대다'라고 이야기했던 것만 기억나요. 그거 말고는 별 거 없었던 거 같아요."

후보자 총평 "후보 보다는 마음에 드는 집단이 있었다"

김경훈: "그래서 전체적으로 후보자를 평가해보면 어때요?"

강혜란: "후보보다는 마음에 드는 집단이 있었죠. 30대 남성 후보. 특히 박지웅 후보와 김광진 후보. 박지웅 후보는 좀 위축돼 보이고, 그런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한데 가능성은 있어 보였어요. 김광진씨도 말하는 걸 들어보니 신뢰가 갔고. 내가 한 명을 찍는다면 30대 후보 중 한 명을 찍겠어요. 하지만 두 명 중 한 명을 찍기에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김경훈: "저도 비슷해요. 박지웅 후보가 괜찮은 거 같긴 한데 방금 말한 아쉬움이 있죠. '이렇게 잘난 사람이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 보이지' 그런 게 좀 있고, 김광진 후보는 임팩트는 없었지만 그래도 잘 하긴 한 것 같아요. 둘 중에 한 명을 꼽으라면 박지웅 후보."

강혜란: "여자 중에서는요?"

김경훈: "성나경 후보가 제일 괜찮긴 한데, 이 분이 상담교사를 아주 오래한 건 아닌 것 같고 교육도 그렇게 전문성이 있다고 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요. 나쁘지는 않은데 선뜻 찍기에는 모자란 느낌.

처음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전반적으로 콘텐츠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에요. 후보와 민주통합당 모두 책임이 있겠죠. 청년의 정치세력화라는 취지는 좋은데 너무 급조됐고, 당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고. 다음에 하면 진짜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강혜란: "동감이에요. 원래는 민주통합당이 약속을 지켜서 4명에게 비례를 주는 게 맞는 건데, 후보들 보면서 '여기서 4명이나 국회의원이 나온다고?'란 생각이 들었어요. 오죽하면 방청객 중 한 명이 '조금만 더 준비하면 나도 여기 나가도 되겠다'고 했겠어요. 약속을 지키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드니까.(웃음)

사실 민주통합당 잘못도 있긴 하죠. 이게 원래 민주당 본류가 제안했던 게 아니니까 그쪽에서 신경도 안 쓰고 키워주지도 않는 거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누구 잘못이든 다음에는 후보들이나 당이나 제대로 준비해서 콘텐츠 있는 후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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