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형 낙마? 부평갑 선거 판도 어떻게 되나
새누리당 신·구조화시 파괴력 커
▲ 새누리당 부평갑 선거구 국회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2월 27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의 공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4·11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새누리당 공천 후폭풍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대표적 친이(이명박)계 정치인으로 꼽히는 이윤성(남동갑), 전여옥(영등포), 허천(춘천) 의원이 '국민생각' 또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전국 선거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 의원들 외에도 공천에서 탈락한 전·현직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 등을 고려해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20여 년 동안 인천 부평갑 지역구를 지켜 온 조진형(69)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 심사에서 경선자에도 포함되지 못하자, 조 의원 일부 지지자들은 지난 7일 중앙당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조 의원이 경선에 참여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때 새누리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다음 총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이번 총선이 마지막이다. 그래서부평구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 다수는 조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조 의원을 돕겠다고 밝히고 있다. 조 의원의 지지자 상당수도 조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8일 <부평신문>과 한 전화통화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내가 월등히 높은데 나를 배제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선 "한풀이(무소속 출마)는 필요 없어 보인다. 문병호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더욱이 조 의원은 공천 결과 발표에 앞서 부평갑 새누리당 예비후보들과 함께 공천 결과를 따르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무소속 출마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병호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을 놓고 볼 때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번 선거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진형 공천탈락, 문병호에게 득실은?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문병호(52·부평갑)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조 의원과의 '일대일' 구도를 기대했다. 이는 지역에 어느 정도 조성된 "조 의원이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는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자신이 조 의원에 비해 젊고, 개혁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젊은 층 지지를 쉽게 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조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문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 경선을 앞둔 정유섭(57)·한원일(51) 후보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지도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유섭·한원일 후보는 부평 출신인데다 조 의원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정치신인이다. 조 의원보다 신선하다는 것이다. 부평구의회 민주당 소속 A 의원은 "차라리 조진형 의원과 일대일 구도가 되면 문 후보 승산이 쉽게 예상됐다"고 한 뒤 "다른 참신한 후보가 나왔을 때 부평 출신 유권자들을 쉽게 결집할 수 있고, 새누리당 지지자지만 조 의원에게 반감을 보인 지지층의 결집도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뚜렷한 경쟁상대가 사라지면서 문 후보가 선거 구도에서 오히려 차별성을 만들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17대 총선(2004년)에서 열린우리당 문병호(52) 후보가 4만 8617표(40.4%)를 획득해 4만 7227표(39.2%)를 얻은 조 후보를 간발의 차로 이길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신구 조화 가능할 수도
새누리당은 10~11일 여론조사로 부평갑 공천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당장 조 의원의 지지를 받기가 쉽지 않겠지만, 조 의원이 정유섭·한원일 예비후보 중 한 명을 밀어준다면 선거 판세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신구 조화가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유섭·한원일 예비후보는 지난해 출판기념회 개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정 예비후보는 최근 물류 아이티(IT) 전문기업인 '케이엘넷' 대표이사직도 사임하고 총선에 올인(all-in)하고 있다. 공직생활을 오래 한 후 인천해운조합 이사장 등을 지낸 정치 신인이지만, 상당한 지지세를 모아나가고 있다고 평가된다.
한 예비후보는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오랫동안 부평지역에서 활동했다. 부평지역 초등학교 동문회 연합회인 부평골초등학교동문회 연합회장 등을 지내는 등 지역연고가 튼튼하다는 평가다. 개미 지원 군단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에서 정 예비후보를 누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