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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출범 10년 만에 첫 유죄 판결

소년병 징집한 콩고 군벌 지도자에 유죄 판결... 국제사회 '환영'

등록|2012.03.15 11:46 수정|2012.03.15 11:46

▲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첫 유죄 판결을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국제 전범을 처벌하기 위해 창설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역사적인 첫 유죄 판결을 내렸다.

ICC는 14일(한국시간) 콩고민주공화국 내전 당시 15세 이하의 소년병을 징집한 혐의로 기소된 군벌 지도자 토머스 루방가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재판관 3명의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루방가는 지난 2002~2003년 콩고 동부 이투리주(州)에서 소수부족을 이끌고 콩고애국자연합 (UPC)을 결성해 내전에 참가했다. 이 과정에서 소년병을 동원해 적군 살해 명령을 내린 혐의로 기소됐다.

2002년 로마조약에 따라 공식 출범한 세계 유일의 상설 전범 재판소인 ICC가 기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유죄 판결까지 내린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루방가는 재판이 진행된 지난 3년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수없이 증언을 번복하며 버텼다. 하지만 검찰이 소년병 훈련장에서 연설을 하는 동영상을 확보해 증거로 제출하면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루방가는 최고 형량인 종신형 혹은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ICC는 사형을 선고할 수 없다. 또한 이번 판결이 어린이를 납치해 전투에 투입한 혐의로 수배된 우간다 반군 지도자 조지프 코니에 대한 향후 판결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국제 정의의 위대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고, 국제 인권단체들 역시 "마침내 ICC 시대가 시작되었다"며 "각국 국내법이 처벌하지 못했던 반인륜적 범죄들을 ICC가 정의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ICC는 출범 이후 지난 10년간 수억 달러의 예산을 사용하고도 유죄 판결을 내린 적이 없었고 미국, 중국 등 일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로마조약에 서명하지 않아 구속력이 약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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