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못 만든다. 문화부는 한국영화 파괴자?"
영화인들, 음악사용료 개정안 승인 규탄 성명 "집단행동 불사"
"문화부는 당장 음악저작권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한 승인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영화인들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5일 공고한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저작권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영화인들은 16일 "문화부는 한국영화의 파괴자로 기록되고 싶은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이며 기습적인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승인을 규탄한다"며 문화관광부의 개정안을 "영화계의 생존을 위협하게 만드는 처사"로 규정, 강력한 반대의 뜻을 천명했다.
앞서 문광부는 15일 공고를 통해 영화 등 영상물의 사용료에 대해 "영화에 음악저작물을 이용함에 있어서 별도의 특약이 없이 복제·배포·공연 등을 일괄적으로 허락할 경우 곡당 사용료는 사용자와 협의하여 정한다"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일반 상업영화에서 1분 미만은 곡당 100만원, 5분 이상은 300만원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순제작비 4억 미만의 저예산 독립영화의 곡당 사용료는 1분 미만 20만원, 5분 이상 60만원이다.
새 규정은 기존 곡당 사용료를 영화 제작 때 1번 지불하는 것과 달리 해당영화 관람객수와 평균관람료, 영화상영권 입장권 부가금 공제율, 음악사용료율에 따라 음악저작권료를 지불하게 했다. 관객을 더 많이 동원한 흥행작의 경우 이 개정안에 따라 음악저작권료를 더 지불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영화인들 "과거 음악 중요하게 사용한 <써니> <친구> 못 만든다"
앞서 음저협은 작년 12월 롯데시네마를 상대로 17억 원에 달하는 음악저작권 사용료 소송을 내기도 했다. 영화계와 음저협 간의 갈등은 2010년 음저협이 공연권(상영시 음악을 사용할 권리)과 복제권(만들 때 사용하는 권리)을 따로 분리해 사용료를 징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음저협의 요구는 영화 제작사의 사용료와 상영시 극장측이 지불하는 사용료를 분리해야 한다는 것. 영화인들은 음저협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한해 100억에서 300억에 가까운 음악사용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영화인들은 "문화부의 승인안은 음저협 측의 논리만이 일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며 "결과적으로 모든 영화산업 종사자들에 앞서 음악신탁단체가 매출을 점유하겠다는 것이 음악신탁단체의 요구였고, 문화부는 이를 그대로 승인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한 공연권료에 대한 부담은 영화를 창작함에 있어 음악 사용에 대해 심각한 고민 또한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써니>나 <친구>같이 시대적 배경이 중요한 내용이 되는 영화들은 그 당시 음악을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제작되지도 못할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정, 심지어 창작자들끼리 얼굴을 붉히고 소송을 유도하는 결정, 이것이 바로 문화부 승인안이다"고 못박았다.
영화인들은 성명서 말미 "영화계는 한국영화와 영화산업의 생존과 존립을 위해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토론회가 되던,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이던, 법정소송이던, 집회 등의 집단행동이던 개의치 않는다"면서 "기필코 문화부의 승인안이 영화계의 생존을 위협하게 만드는 모든 처사에 반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문광부 또한 16일 언론보도(16일자 한국일보 '충무로 음악저작권료 '초비상' 기자) 해명을 통해 "개정된 징수규정은 영화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영화제작자와 음악저작권자 모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으로서 선택에 따라 영화제작자는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기도 하고, 음악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흥행영화의 경우에 수입을 공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란 입장을 내놨다.
다음은 영화인들의 성명서 전문이다.
문화부는 한국영화의 파괴자로 기록되고 싶은가?
일방적이며 기습적인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승인을 규탄한다
3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와 (사)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연)의 음악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기습적으로 승인, 공고하였다.
문화부의 승인안은 음저협 측의 논리만이 일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할 때 삽입된 영화음악의 공연권을 인정함은 물론 그 대가로 극장매출을 기준으로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심지어 납부주체를 제작자와 극장으로 하여 징수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기까지 하였다. 음실연의 징수규정 승인안 역시 대동소이하다. 기존에 영상물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적용되던 요율 대신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특정하여 사용시간에 따른 곡당 정액을 받도록 변경되었다.
무엇보다 문제는 문화부의 일방통행식 태도이다. 영화음악 사용을 둘러싼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음악신탁단체와 영화계 간의 협의와 합의에 대한 무시, 처리절차상의 문제에 대한 지적에 대한 무시, 영화계의 입장에 대한 청취와 이에 대한 고려에 있어 무성의함이 그것이다.
비록 롯데시네마에 대한 음저협의 형사고발로 인하여 음저협과 영화계의 협의가 중단되기는 하였지만, 그 이전의 협의과정에서 일정부분 합의를 이끌어낸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문화부 승인안은 그 합의내용조차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음저협측의 영화음악 공연권 관련 연구용역 담당자도 해당 징수규정안 승인과 관련, 1차적 심의와 문화부에 대한 의견전달을 담당하는 저작권위원회가 해당 심의를 총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바 있음에도 문화부는 이에 대한 해명조차 없었다.
비록 법적 절차상 저작권위원회의 심의결과를 반드시 첨부해야 하더라도 최종 승인결정은 온전히 문화부의 몫이라는 사실에 비추어본다면 문화부의 이러한 태도는 직무유기라고 보아도 무방할 지경이다.
또한 문화부의 영화계 의견수렴은 3월 14일 승인안에 대하여 두 시간 정도의 청취시간을 가진 것이 전부였다. 저작권위원회 역시 단 1회의 간담회만을 진행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일방적으로 승인안을 발표하였다. 어떻게 의견수렴이 이렇게 형식적일 수가 있는가.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수많은 공공기관들과 논의하고 협의하고 또 협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규정된 의견수렴을 이런 식으로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사례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 비록 문화부는 절차적으로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하지만, 하루 전날 의견청취하고 그 다음날 발표하는 행태를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는 이미 발표날짜를 정해놓고 그전에 한번 만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는 형식적인 행위를 취한 것일 뿐이다. 문화부는 과연 영화계를 허수아비마냥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라면 음저협의 1월 중순 사용료징수규정 개정안의 사용승인신청 이후 딱 두 달만에 일사천리로 처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가?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문화부 승인안의 내용적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오로지 음악신탁단체의 주장으로 점철되어 있다.
음저협은 2010년 10월까지 포괄적 형태의 사용허락계약을 해왔다. 영화계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허락계약서를 변경하고서, 공연권 징수를 주장한 것이다.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는 신탁관리단체의 행위는 당사자간 합의와 주무부서인 문화부의 승인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 조건 하나 충족시키지 않은 채 징수규정의 하위계약서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징수규정의 임의변경은 신탁허가취소에 해당하는 중대한 문제이다. 문화부는 정녕 이를 묵인한 것인가? 그렇다면 명백한 법률 위반은 아닌가?
저작권법상 공연과 상영에 대한 정의, 각각의 창작물이 1차적으로 공연 또는 상영되는 행위에 대한 인정 등은 많은 쟁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저작권법은 영상물에 대한 특례조항을 통해 영상물의 독특성을 인정하고 보호하고 있다. 수많은 창작자들의 공동저작물이자, 산업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자본이 투입되고 가장 규모의 위험을 부담하는 창작물이 바로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문화부의 승인안은 법률상의 이러한 취지를 시행령도 아닌 관리감독의 대상인 사단법인의 징수규정을 통해 무력화시키고 있다.
영화산업은 특유의 위험성 때문에 참여하는 모든 창작자들이 수익을 준거로 하는 배분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어느 누구도 상영 또는 유통과정에서 매출을 기준으로 배분을 하지 않는다.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것이 영화산업이 유지되는 근본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유명배우, 유명감독조차도 수익발생 후 러닝개런티로 창작의 대가를 받는다. 수익이 없으면 모든 참여자들이 최초 제작단계에서 받은 대가 이외의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영화산업 스태프들이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출의 일정부분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음악신탁단체들의 요구를 영화제작시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그것이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것임을 밝혀왔다.
결과적으로 모든 영화산업 종사자들에 앞서 음악신탁단체가 매출을 점유하겠다는 것이 음악신탁단체의 요구였고, 문화부는 이를 그대로 승인하였다.
흥행이 저조하여 수익이 나지 않은 영화에 대해 제작자, 투자자는 손실을 오롯이 감내해야만 되는 상황에서 음악신탁단체들은 공연권료를 챙겨간다. 그런 영화가 전체 영화의 80%이다. 현재 영화산업은 2006년 이후 계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많은 영화에서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다. 제작자에게 공연권료를 요구하면, 해당 영화에 특정한다 하더라도 적자이므로 공연권료를 지급할 수 없으니, 극장에게 지급하라 할 것이고, 극장은 이미 종영 후에 정산을 마쳤으니 분배할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결국 극장이 신탁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극장측은 공연권료 문제를 해결한 영화만 수급하려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종국에는 헐리우드 영화만 스크린에 거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영화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음저협에 소속된 영화음악감독과 제작자가 공연권료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정도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영화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인 것이다. 아니 한국영화와 한국영화산업을 말살하기 위한 정책이다.
또한 공연권료에 대한 부담은 영화를 창작함에 있어 음악의 사용에 대해 심각한 고민 또한 안겨주게 될 것이다. <써니>나 <친구>같이 시대적 배경이 주요한 내용이 되는 영화들은 그 당시의 음악을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제작되지도 못할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정, 심지어 창작자들끼리 얼굴을 붉히고 소송을 유도하는 결정 - 이것이 바로 문화부의 승인안이다.
음악신탁단체가 요구하는 바 음악창작자들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는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료의 다소가 문제가 아닌 까닭이기에 음악신탁단체들과 협의를 진행해왔던 것이다. 문화부의 승인안은 동등한 창작자들간의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영화계의 수고를 처절하게 짓밟은 처사이다.
문화부는 당장 음악저작권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한 승인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문화부는 음악신탁단체들과 영화계와의 협의와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 문화부는 영화산업의 특수성과 저작권법상의 영상물특례조항의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 영화계는 음악창작자들과의 논의를 충분히 존중해왔으며, 앞으로도 충분히 그러할 것이다.
영화계는 한국영화와 영화산업의 생존과 존립을 위해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토론회가 되던,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이던, 법정소송이던, 집회 등의 집단행동이던 개의치 않는다. 기필코 문화부의 승인안이 영화계의 생존을 위협하게 만드는 모든 처사에 반대할 것이다.
2012. 3. 16
(사)여성영화인모임
(사)영화인회의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사)한국상영관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사)한국영상산업협회
(사)한국영화감독조합
(사)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CPN
영화인들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5일 공고한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저작권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영화인들은 16일 "문화부는 한국영화의 파괴자로 기록되고 싶은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이며 기습적인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승인을 규탄한다"며 문화관광부의 개정안을 "영화계의 생존을 위협하게 만드는 처사"로 규정, 강력한 반대의 뜻을 천명했다.
앞서 문광부는 15일 공고를 통해 영화 등 영상물의 사용료에 대해 "영화에 음악저작물을 이용함에 있어서 별도의 특약이 없이 복제·배포·공연 등을 일괄적으로 허락할 경우 곡당 사용료는 사용자와 협의하여 정한다"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일반 상업영화에서 1분 미만은 곡당 100만원, 5분 이상은 300만원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순제작비 4억 미만의 저예산 독립영화의 곡당 사용료는 1분 미만 20만원, 5분 이상 60만원이다.
새 규정은 기존 곡당 사용료를 영화 제작 때 1번 지불하는 것과 달리 해당영화 관람객수와 평균관람료, 영화상영권 입장권 부가금 공제율, 음악사용료율에 따라 음악저작권료를 지불하게 했다. 관객을 더 많이 동원한 흥행작의 경우 이 개정안에 따라 음악저작권료를 더 지불할 수밖에 없게 된다.
▲ 영화인들이 16일 문화부의 음악사용료 개정안 승인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영화 <써니>의 한 장면 ⓒ CJ E&M Pictures
영화인들 "과거 음악 중요하게 사용한 <써니> <친구> 못 만든다"
앞서 음저협은 작년 12월 롯데시네마를 상대로 17억 원에 달하는 음악저작권 사용료 소송을 내기도 했다. 영화계와 음저협 간의 갈등은 2010년 음저협이 공연권(상영시 음악을 사용할 권리)과 복제권(만들 때 사용하는 권리)을 따로 분리해 사용료를 징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충무로 음악저작권료 초비상, 한해 100억이상 추가로 낼 판」보도 관련 해명 |
□ 「충무로 음악저작권료 '초비상'」기사(한국일보 A23면, 3월 16일 자)와 관련하여 음악저작권료의 징수체계의 개정 취지와 내용 및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망하는 징수규모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 일반적으로 저작권자는 복제권과 공연권 등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영화 제작자가 영화에 어떤 음악을 사용하고자 할 경우, 음악저작권자는 소유한 권리에 대해 일괄적으로 일정액의 사용료를 받거나 영화 제작 시에 복제 사용료만 받고 추후 영화의 흥행 결과에 따라 공연(상영) 사용료를 별도로 받는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 이번에 개정된 음악저작권협회의 사용료 징수규정은 복제와 공연사용료를 별도로 받을 수 있는 근거규정을 신설한 것으로서, 공연 사용료를 별도로 받는 경우의 기준을 "해당영화의 상영수입 × 0.06%"로 하였습니다. 0.06%는 당초 음악저작권협회가 신청한 0.5%에 비해 대폭 인하하여 승인한 것입니다. □ 승인한 기준을 2011년 영화제작 통계에 적용하여 음악 저작권료 규모를 산정해 보면 음악저작권협회에 납부하는 영화상영에 대한 음악사용료는 1억 8천 5백만원으로서 영화계가 전망한 100억원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 2011년의 경우 영화 제작과정에서 음악저작권협회가 관리하는 곡을 78곡 사용하였는데, 개정된 징수규정에 따라 78곡에 대해 납부할 사용료를 계산해 보면 1억 8천 5백만원에 불과합니다. □ 개정된 징수규정은 영화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영화제작자와 음악저작권자 모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으로서 선택에 따라 영화제작자는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기도 하고, 음악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흥행영화의 경우에 수입을 공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이에 대해 영화인들은 "문화부의 승인안은 음저협 측의 논리만이 일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며 "결과적으로 모든 영화산업 종사자들에 앞서 음악신탁단체가 매출을 점유하겠다는 것이 음악신탁단체의 요구였고, 문화부는 이를 그대로 승인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한 공연권료에 대한 부담은 영화를 창작함에 있어 음악 사용에 대해 심각한 고민 또한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써니>나 <친구>같이 시대적 배경이 중요한 내용이 되는 영화들은 그 당시 음악을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제작되지도 못할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정, 심지어 창작자들끼리 얼굴을 붉히고 소송을 유도하는 결정, 이것이 바로 문화부 승인안이다"고 못박았다.
영화인들은 성명서 말미 "영화계는 한국영화와 영화산업의 생존과 존립을 위해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토론회가 되던,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이던, 법정소송이던, 집회 등의 집단행동이던 개의치 않는다"면서 "기필코 문화부의 승인안이 영화계의 생존을 위협하게 만드는 모든 처사에 반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문광부 또한 16일 언론보도(16일자 한국일보 '충무로 음악저작권료 '초비상' 기자) 해명을 통해 "개정된 징수규정은 영화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영화제작자와 음악저작권자 모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으로서 선택에 따라 영화제작자는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기도 하고, 음악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흥행영화의 경우에 수입을 공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란 입장을 내놨다.
다음은 영화인들의 성명서 전문이다.
문화부는 한국영화의 파괴자로 기록되고 싶은가?
일방적이며 기습적인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승인을 규탄한다
3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와 (사)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연)의 음악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기습적으로 승인, 공고하였다.
문화부의 승인안은 음저협 측의 논리만이 일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할 때 삽입된 영화음악의 공연권을 인정함은 물론 그 대가로 극장매출을 기준으로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심지어 납부주체를 제작자와 극장으로 하여 징수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기까지 하였다. 음실연의 징수규정 승인안 역시 대동소이하다. 기존에 영상물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적용되던 요율 대신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특정하여 사용시간에 따른 곡당 정액을 받도록 변경되었다.
무엇보다 문제는 문화부의 일방통행식 태도이다. 영화음악 사용을 둘러싼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음악신탁단체와 영화계 간의 협의와 합의에 대한 무시, 처리절차상의 문제에 대한 지적에 대한 무시, 영화계의 입장에 대한 청취와 이에 대한 고려에 있어 무성의함이 그것이다.
비록 롯데시네마에 대한 음저협의 형사고발로 인하여 음저협과 영화계의 협의가 중단되기는 하였지만, 그 이전의 협의과정에서 일정부분 합의를 이끌어낸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문화부 승인안은 그 합의내용조차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음저협측의 영화음악 공연권 관련 연구용역 담당자도 해당 징수규정안 승인과 관련, 1차적 심의와 문화부에 대한 의견전달을 담당하는 저작권위원회가 해당 심의를 총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바 있음에도 문화부는 이에 대한 해명조차 없었다.
비록 법적 절차상 저작권위원회의 심의결과를 반드시 첨부해야 하더라도 최종 승인결정은 온전히 문화부의 몫이라는 사실에 비추어본다면 문화부의 이러한 태도는 직무유기라고 보아도 무방할 지경이다.
또한 문화부의 영화계 의견수렴은 3월 14일 승인안에 대하여 두 시간 정도의 청취시간을 가진 것이 전부였다. 저작권위원회 역시 단 1회의 간담회만을 진행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일방적으로 승인안을 발표하였다. 어떻게 의견수렴이 이렇게 형식적일 수가 있는가.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수많은 공공기관들과 논의하고 협의하고 또 협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규정된 의견수렴을 이런 식으로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사례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 비록 문화부는 절차적으로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하지만, 하루 전날 의견청취하고 그 다음날 발표하는 행태를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는 이미 발표날짜를 정해놓고 그전에 한번 만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는 형식적인 행위를 취한 것일 뿐이다. 문화부는 과연 영화계를 허수아비마냥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라면 음저협의 1월 중순 사용료징수규정 개정안의 사용승인신청 이후 딱 두 달만에 일사천리로 처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가?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문화부 승인안의 내용적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오로지 음악신탁단체의 주장으로 점철되어 있다.
음저협은 2010년 10월까지 포괄적 형태의 사용허락계약을 해왔다. 영화계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허락계약서를 변경하고서, 공연권 징수를 주장한 것이다.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는 신탁관리단체의 행위는 당사자간 합의와 주무부서인 문화부의 승인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 조건 하나 충족시키지 않은 채 징수규정의 하위계약서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징수규정의 임의변경은 신탁허가취소에 해당하는 중대한 문제이다. 문화부는 정녕 이를 묵인한 것인가? 그렇다면 명백한 법률 위반은 아닌가?
저작권법상 공연과 상영에 대한 정의, 각각의 창작물이 1차적으로 공연 또는 상영되는 행위에 대한 인정 등은 많은 쟁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저작권법은 영상물에 대한 특례조항을 통해 영상물의 독특성을 인정하고 보호하고 있다. 수많은 창작자들의 공동저작물이자, 산업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자본이 투입되고 가장 규모의 위험을 부담하는 창작물이 바로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문화부의 승인안은 법률상의 이러한 취지를 시행령도 아닌 관리감독의 대상인 사단법인의 징수규정을 통해 무력화시키고 있다.
영화산업은 특유의 위험성 때문에 참여하는 모든 창작자들이 수익을 준거로 하는 배분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어느 누구도 상영 또는 유통과정에서 매출을 기준으로 배분을 하지 않는다.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것이 영화산업이 유지되는 근본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유명배우, 유명감독조차도 수익발생 후 러닝개런티로 창작의 대가를 받는다. 수익이 없으면 모든 참여자들이 최초 제작단계에서 받은 대가 이외의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영화산업 스태프들이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출의 일정부분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음악신탁단체들의 요구를 영화제작시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그것이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것임을 밝혀왔다.
결과적으로 모든 영화산업 종사자들에 앞서 음악신탁단체가 매출을 점유하겠다는 것이 음악신탁단체의 요구였고, 문화부는 이를 그대로 승인하였다.
흥행이 저조하여 수익이 나지 않은 영화에 대해 제작자, 투자자는 손실을 오롯이 감내해야만 되는 상황에서 음악신탁단체들은 공연권료를 챙겨간다. 그런 영화가 전체 영화의 80%이다. 현재 영화산업은 2006년 이후 계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많은 영화에서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다. 제작자에게 공연권료를 요구하면, 해당 영화에 특정한다 하더라도 적자이므로 공연권료를 지급할 수 없으니, 극장에게 지급하라 할 것이고, 극장은 이미 종영 후에 정산을 마쳤으니 분배할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결국 극장이 신탁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극장측은 공연권료 문제를 해결한 영화만 수급하려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종국에는 헐리우드 영화만 스크린에 거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영화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음저협에 소속된 영화음악감독과 제작자가 공연권료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정도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영화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인 것이다. 아니 한국영화와 한국영화산업을 말살하기 위한 정책이다.
또한 공연권료에 대한 부담은 영화를 창작함에 있어 음악의 사용에 대해 심각한 고민 또한 안겨주게 될 것이다. <써니>나 <친구>같이 시대적 배경이 주요한 내용이 되는 영화들은 그 당시의 음악을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제작되지도 못할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정, 심지어 창작자들끼리 얼굴을 붉히고 소송을 유도하는 결정 - 이것이 바로 문화부의 승인안이다.
음악신탁단체가 요구하는 바 음악창작자들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는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료의 다소가 문제가 아닌 까닭이기에 음악신탁단체들과 협의를 진행해왔던 것이다. 문화부의 승인안은 동등한 창작자들간의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영화계의 수고를 처절하게 짓밟은 처사이다.
문화부는 당장 음악저작권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한 승인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문화부는 음악신탁단체들과 영화계와의 협의와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 문화부는 영화산업의 특수성과 저작권법상의 영상물특례조항의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 영화계는 음악창작자들과의 논의를 충분히 존중해왔으며, 앞으로도 충분히 그러할 것이다.
영화계는 한국영화와 영화산업의 생존과 존립을 위해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토론회가 되던,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이던, 법정소송이던, 집회 등의 집단행동이던 개의치 않는다. 기필코 문화부의 승인안이 영화계의 생존을 위협하게 만드는 모든 처사에 반대할 것이다.
2012. 3. 16
(사)여성영화인모임
(사)영화인회의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사)한국상영관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사)한국영상산업협회
(사)한국영화감독조합
(사)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C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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