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천만원 '꼬드김'...청정 공동체 박살났다
[강원도 골프장 난개발을 막아라 3] 홍천군 동막리 골프장 반대대책위 부위원장 길민수씨
지역 개발과 인력 고용을 앞세워 시작한 골프장 난개발이 산과 들판뿐 아니라, 종국에는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까지 파괴하고 있다. 골프장 난개발로 좁은 땅에 지나치게 많은 골프장이 들어서는 바람에 이제는 개발을 중도에 포기하는 골프장까지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도 골프장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도대체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휘몰아치는 골프장 바람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내기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말]
골프장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강원도, 골프장 문제 때문에 생업을 젖혀놓고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말들 중에 하나다. 왜 이런 말들이 나올까?
"공무원들만 제 역할을 다했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법에 정해진 대로만 했어도, 일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다." "골프장 사업자들은 이권에 눈이 멀어 그런다지만, 공무원들은 왜 그런 것이냐?" "공무원들이 사업자 편만 들면, 주민들은 대체 누굴 믿고 살라는 것이냐?"
'별다른 수단과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주민들은 사실 골프장 사업자들과 싸워야 하는 일만 해도 벅차다. 사업자들은 막강한 자본을 가졌다. 그런데 주민들은 그것도 모자라서 동시에 공무원들하고도 싸움을 벌여야 하니 그 고통이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그런 일이 몇 년째 계속되다 보면, 공무원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공무원들은 주민들이 하는 일은 가능한 한 안 되게 하고, 골프장 사업자 같은 돈 많은 자본가들이 하는 일은 안 되는 일도 어떻게든 되게끔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물론 세상 공무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일들이 결코 한두 사람의 손 안에서 결정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 마을 길가에 서 있는 '동막리 골프장 반대 대책위' 사무실. ⓒ 성낙선
사업자 편에 서서 '성의껏' 일해주는 공무원들
강원도 홍천군 동막리 주민, 길민수씨(60)는 그동안 공무원들이 저질러 놓은 일들을 설명하다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세안레져산업㈜가 시행하고 있는 세안컨트리클럽 골프장 조성 사업과 관련해 홍천군청의 한 공무원이 작성한 서류를 보여주면서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일을 이렇게 할 수가 있느냐"며 어이없어 했다.
길씨에 따르면, 공무원 장아무개씨는 골프장 사업이 법적인 조건을 제대로 갖췄는지를 점검하는 문서를 만들면서 군청에서 지정한 전문가가 작성한 조사보고서가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엿보이자 그 보고서 일부를 사업자측에서 작성한 보고서로 바꿔치기했다.
골프장 사업자가 사업과 관련한 인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서류를 그대로 군청에서 검증한 자료인 것처럼 사용했다.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업에 허가를 내주려다 공무원 스스로 문서를 위조하는 무리수를 쓰고 말았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실을 안 동막리 주민들은 군청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따져 묻기 위해 군수실을 찾아간 마을 주민 5명은 그곳에서 밤새 군수를 기다리다가 다음날 고소를 당해 벌금형을 받았다. 죄목은 '퇴거 불응'이었다. 법을 위반한 공무원을 단죄하러 갔다가 오히려 주민들이 벌을 받았다. 군청은 공무원 장아무개씨를 보직해임하고 대기발령 내는 데 그쳤다.
공무원들이 서류를 가지고 '장난을 친' 흔적은 또 있다. 공무원들은 사업자가 제출한 서류가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그리고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를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았다면,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공무를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검증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서류들
가장 문제가 됐던 서류는 '입목축적조사서'다. 사업자측이 선정한 전문가 이아무개는 혼자서 173만8632㎡에 퍼져 있는 골프장 예정지를 돌아다니며 145개에 달하는 표준지를 조사했는데 그 기간이 2010년 2월 27일부터 3월 8일까지로, 단 1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민들은 한겨울에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조사가 부실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사업대상 부지 내의 평균입목축적이 시·군·구 평균입목축적의 150% 이상인 곳이 사업대상부지의 20%(보전산지)를 초과할 경우, 산지전용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해당 부지에서는 골프장을 지을 수 없다. 그런데 사업자가 제출한 서류에는 평균입목축적이 150% 미만으로 나왔음은 물론이다.
주민들은 줄기차게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군청과의 협의하에 주민들 자체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다. 그 조사 결과는 사업자측이 조사한 내용과 많이 달랐다. 하지만 주민들의 현장 조사는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도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엔 강원도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도지사 직속 자문기구인 민관협의회 주도로 현장을 재조사했다. 그 과정에서도 사업자가 제출한 입목축적조사서가 부실하게 작성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 조사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나면, 그때는 담당 공무원 김아무개가 그 서류를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고 그 서류를 토대로 현장 조사를 정확하게 실시하지도 않았다는 사실 또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민관협의회가 입목축적을 조사하는 데는, 6명의 전문가가 동원돼 12일이나 걸렸다. 게다가 민관협의회의 전문가들은 그동안 사업자가 진행한 공사로 표준지 상당수가 훼손돼 표준지 145개 중 128개를 조사하는 데 그쳤다.
그 외 공무원이 서류를 가지고 주민들을 우롱한 사례는 일일이 다 자세하게 설명하기 힘들 정도다. 그 중에는 공무원 스스로 사문서를 공문서인 것처럼 위장해 작성한 예도 있으며, 사업자가 인허가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도장을 찍어준 예도 있다.
▲ 공사가 시작되면서 허연 등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장락산 산등성이. ⓒ 성낙선
사업 진행에 속도를 붙여주는 공무원들
이런 문서들이 오류와 하자 투성이라는 걸 밝혀낸 건 모두 주민들이다. 공무원들이 생각하기에 그 정도 속임수로 주민들이 속아 넘어가 줄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동막리 주민들이 이 문제들을 가만히 앉아서 찾아낸 것은 아니다. 주민들은 오랜 시간 끈질기게 매달렸다.
공무원들이 하는 일의 몇 배에 달하는 시간과 품을 들였다. 그런데도 골프장 사업은 취소되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한 일을 무위로 돌리는 데는 또 다른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다. 지난 해 12월 사업자가 법을 어긴 채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져 공사중지 명령이 떨어졌다. 골프장 공사를 하면서 미처 매수가 끝나지 않은 토지를 불법으로 훼손해 골프장 '실시계획인가' 조건을 위반한 것이다.
사업자는 바로 '공사중지 취소소송 효력중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1주일 만에 공사 재개 판결을 받고 다시 공사를 재개했다. 주민들은 이런 법원의 속전속결식 판결에도 상당한 분노를 표출했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사업자를 오랜 시간 철두철미하게 감시해온 결과가 법원에서 단 일주일 만에 물거품이 되고 만 데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시간 싸우는 일에 익숙해진 길민수씨도 이런 일에는 그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하려는 일에는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시간을 끄는 사람들이 어떻게 골프장 사업자들이 하려는 일에는 그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홍천군청은 어느 날 13명의 공무원이 골프장과 관련한 서류에 한꺼번에 결재 도장을 찍는 놀라운 순발력을 발휘해, 어떻게든 사업을 지연시키려는 동막리 주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주민들 눈에는 골프장 사업이 군청과 법원이 한통속이 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주민들에게 불리한 일에만 '법대로'를 외쳐
그러는 사이 동막리 골프장에서는 막무가내식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 해 9월 골프장 예정 부지 내의 묘지를 후손들에게 통보도 하지 않은 채 파헤쳐 문제를 일으키더니, 최근에 다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해 보는 사람들을 어처구니없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문화재가 매장돼 있는 지역을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등 여러 가지 불법과 탈법이 자행됐다. (관련기사 : 벌초 갔더니, 200년된 조상묘가 파헤쳐졌다)
길씨는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계속해서 '법'을 들먹이는 데 또 분통을 터트렸다. 온갖 불법과 탈법을 저질러가며 동막리 골프장 문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이 공무원들인데, 그 사람들 입에서 이제 와서 골프장 허가 취소는 법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는 데 화가 치미는 것이다.
주민들은 그동안 사비를 털어 맨발로 뛰다시피 하면서 동막리 골프장에서 발생한 법적인 문제들을 일일이 밝혀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공무원들에게 낱낱이 알려주었다. 그런데도 그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가 모든 끝난 시점에 와서는 때마다 '법대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길씨는 그런 공무원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지금은 법마저 주민들을 도외시하고 있다. 보통 억울한 일이 아니다. 그는 말끝에 "나도 살 만큼 살아 솔직히 막 갈 수 있다"며 "얼마 전 변전소 문제로 기름을 끼얹고 돌아가신 분이 이해가 안 가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붉은 속살을 드러낸 산. 트럭들이 연신 흙과 나무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 성낙선
산산조각 난 공동체, 원수처럼 지내는 이웃들
동막리에서 골프장 사업이 추진되면서 주민들은 많은 것을 잃었다. 그중에 하나, 되찾기 힘든 것이 마을 공동체다. 골프장 문제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동막리는 여느 농촌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을 주민들간의 유대감이 있었다. 이웃이 형제간이나 다름없이 지냈다. 그런데 그 유대감이 골프장 문제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지금은 골프장을 반대하는 주민과 찬성하는 주민으로 갈라져 서로를 '적대시'하며 살고 있다. 길씨는 처음에 마을에서 골프장이 논란이 될 때만 해도 그 문제에 개입하지 않았다. 몸도 성치 않은 데다 마을에서 조용하게 말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안 가 그런 그를 싸움판으로 끌어내는 일이 발생했다.
발단은 마을 유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위임장'을 받으러 다니면서 시작됐다. 그때만 해도 길씨는 다른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이웃에 사는 그 '믿을만한 형님'들이 하는 일을 믿고 따랐다. 그 위임장이라는 게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것인지도 묻지 않았다. 그만큼 신뢰가 깊었다.
그런데 나중에 자신이 도장을 찍어준 그 위임장이 사실은 골프장 유치를 찬성하는 데 사용됐다는 걸 알고는 심한 배신감에 휩싸였다. 그런 중요한 일을 주민들의 눈을 속여 가며 추진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그 길로 위임장을 찾으러 갔지만, 유지들은 '위임장을 잃어버렸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했다.
마을 공동체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한 것은 '돈'이다. 유지들은 다시 찬성 주민 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 주민들을 돈으로 매수했다. 찬성하는 데 동의하면, 세대주 1인당 1천만 원을 준다고 꼬드겼다. 유지들은 그러면서 골프장이 들어서면 마을이 상당히 발전할 것처럼 선전했다. 주민 상당수가 그들의 말에 넘어가 돈을 받았다.
돈 몇 푼에 '마을'을 팔아넘긴 마을 유지들
유지들은 마을 주민들로 모자라, 나중에는 찬성 주민 수를 늘리기 위해 자신들의 친인척과 친구들까지 동원했다. 이때 마을 전체 세대주가 74세대였던 것이 갑자기 140세대로 불어났다. 그 바람에 길씨는 황당한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골프장 유치 문제로 마을회의가 있는 날 회의 장소에 나가보니 평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마을 주민들이라고 나타난 것이다.
마을 문제로 주민들 전체가 찬성과 반대로 갈리고, 나중에는 마을에 살면서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마을 주민이라고 나타나는 현실에, 공동체가 예전과 같을 리 없었다. 초기에만 해도 골프장에 반대하는 주민이 무려 90%에 달했다. 하지만 돈이 개입된 뒤로 찬성 주민이 늘어나 지금은 찬성과 반대가 거의 반반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이제 서로 막말을 할 때도 있다. 서로 주먹이 오가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가슴 아픈 일인 줄 알면서도 이제는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 길씨는 이런 관계가 자신들 세대를 넘어 후대에까지 이어질 조짐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골프장으로 인해 비롯된 문제가 그 지역에 사는 아이들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골프장 사업이 취소된다고 해도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골프장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과 찬성하는 주민 사이에 파인 갈등의 골이 깊은 탓이다.
길씨는 골프장이 주민들에게 주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골프장은 농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자신만 해도 친환경농법으로 십수 년 간 과수원에서 배와 복숭아를 재배하며 살아왔는데, 나중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나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동막리도 더 이상 청정지역이라 말하기 힘들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골프장 공사 현장 진입로 앞에 서 있는 길민수씨. ⓒ 성낙선
편안한 노후는 사라졌다, "끝까지 투쟁한다"
길씨는 골프장이 문제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과수원에서의 조용한 노후를 꿈꿨다. 간암을 앓은 데다 온전히 회복이 된 상태도 아니기 때문에 힘든 일은 물론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조차 멀리 해야 한다. 그래서 그동안 지역에서 관여했던 일들도 모두 그만뒀다. 사실상 거의 모든 외부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이런 분란에 휩싸이게 됐다.
건강을 생각하면 극히 삼가야 할 일이지만, 불의가 판치는 데는 가만히 참고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죽을 각오로 골프장을 막아내는 것밖에 없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동막리는 서울시 강남에서 겨우 40분 거리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거리가 급격히 가까워졌다. 골프장 사업을 하기에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 바람에 홍천군에서만 현재 13개에 달하는 골프장이 조성되고 있다. 그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이 모든 문제는 애초 그 지역 공무원들이 관리하고 통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오히려 그 공무원들이 사업자들의 사적인 이익 추구를 위해 함께 놀아난 혐의가 짙다. 그 고통은 고스란히 그 지역 주민들이 떠안게 되어 있다. 마을은 갈가리 찢겨지고, 주민들은 벌써 5년째 그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길씨는 골프장 반대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당원이기를 포기했다. 자신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 여럿을 함께 데려가서 당적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 싸움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마을 유지들이 하는 대로 그냥 휘둘렸을 텐데, 이제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다"고 했다. 길씨는 그런 면에서 보자면 "그래도 우리 마을은 상당히 발전한 것"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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