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챌린지컵 북한축구, 무실점으로 결승 진출
팔레스타인 2:0으로 제압, 19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승 겨뤄
▲ 기뻐하는 북한 선수들10번 박광룡 선수가 선취골을 넣은 후 함께 기뻐하는 북한 선수들 ⓒ 김형효
▲ 경기 종료 직전 전광판 2:1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1골로 이기려도 필리핀의 계획은 무산된 것이다. ⓒ 김형효
이번 대회 또한 19일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이 자웅을 겨루게 되었다. 북한 팀은 팔레스타인을 2:0으로 눌렀고 투르크메니스탄은 필리핀을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두 팀 모두 아세안컵 자동출전권을 확보했으며 이번 대회는 19일 폐막한다.
▲ 투르크메니스탄의 운명의 동점골을 넣은 17번투르크메니스탄의 17번 선수가 종료직전인 후반 35분에 동점골을 넣었다. 환호하는 17번 선수 ⓒ 김형효
먼저 사상 처음 준결승에 진출한 필리핀 팀은 투르크메니스탄과 첫 경기를 펼쳤다. 북한 팀과 투르크메니스탄이 결승에 진출하여 패권을 겨루리라는 것이 대부분의 전문가와 일반인들이 예상한 경기결과였다. 그러나 신예나 다름없는 필리핀은 경기를 주도했다. 이를 반증하듯 전반 25분 필리핀은 선제골을 넣으면 기선을 잡아나갔다. 이번 대회 준결승 진출로 이미 이곳 언론은 필리핀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기사 제목으로 필리핀 축구를 주목했다.
준결승에서도 필리핀은 이변의 주인공이 되는가 싶었다. 후반전 들어서도 계속되는 찬스를 살리지 못하였지만 경기를 주도했다. 독일인 감독 한스 미첼 웨이스(Hans Michael Weiss)은 첫 골을 기록한 이후 전반과 후반에 세 명의 선수를 교체하는 여유를 보이며 결승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였다. 전문가가 아닌 나의 눈에도 축배를 너무 일찍 마시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선수 교체가 이어지며 경기는 맥이 풀려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필리핀의 1:0 불안한 리드는 후반 35분까지 지속되었다.
▲ 경기 종료 10분전 필리핀 코치진경기를 앞서가던 경기 종료 10분전 필리핀 팀 독일인 감독 한스 미첼 웨이스(Hans Michael Weiss)가 무언가 지시를 내렸으나 코치진이 다른 견해를 내는 사이 한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 김형효
이는 필리핀 축구가 사상처음 챌린지컵 결승진출과 아세안컵 본선진출권을 확보하는 자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염원이 담긴 일일 것이다. 사실 후반전 들어서도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고 운동장을 누비는 선수들의 활기도 새로운 역사를 쓰는가 싶었다. 후반 35분까지도 고지가 멀지 않은 필리핀의 응원석에서는 흥이 더해진 응원이 이어졌다. 그러나 35분 투르크메니스탄의 17번 선수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 경기 종료 5분전 쐐기골경기의 향배를 가르는 동점골이 터지고 5분이 지나지 않아 역전골이 터졌다. 역전골을 넣은 투르크메니스탄 22번 선수가 동료선수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주심은 한국인 심판이다. . ⓒ 김형효
▲ 경기 후 필리핀 응원석경기가 끝나고 퇴장하는 선수들을 끝까지 격려하는 필리핀 응원석~! ⓒ 김형효
▲ 이번 대회 골키퍼 퇴장 1호주심이 골키퍼 퇴장을 명하고 있다. ⓒ 김형효
▲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은 필리핀 선수후반 종료직전에 두 골을 잇달아 허용하며 패색이 짙은 가운데 필드 플레이어인 닐(Neil)선수가 골키퍼 노릇을 하게 되었다.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던 그는 경기가 끝나고 드러누웠다. ⓒ 김형효
필리핀으로서는 결승 진출이 무산된 것보다 아세안컵 진출권을 목전에서 놓친 아쉬움이 더 큰 경기였다. 그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끝나고도 필드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필리핀 관중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퇴장하는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필리핀은 챌린지컵 3, 4위 결정전이 남아있다. 3위도 4위도 필리핀 축구로서는 가장 좋은 성적이다.
▲ 두 번째 골을 넣는 박광룡 선수멋진 헤딩슛이다. 두 골 모두 박광룡 선수가 머리로 넣었다. 그가 헤딩한 공이 골키퍼의 키를 넘겨 골문으로 향하고 있다. ⓒ 김형효
▲ 안영학 선수 등장네팔에 월드컵은 먼 이야기다 월드컵 출전 선수들이 포함되어있는 북한팀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12일 입국해서 적응을 마친 안영학 선수가 경기장에 등장했다. 밝은 표정으로 'One Korea!"라 쓴 작은 깃발을 보며 다른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관심을 나타냈다. 안선수는 나중에도 손을 흔들어 호의를 표해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 김형효
경기 전반 벤취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북한팀 윤종수 감독도 경기가 잘풀리지 않자 전반 10여분 후부터는 처음으로 호통을 치며 선수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북한 팀은 일본에서 온 안영학 선수의 안정적인 뒷받침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위기를 모면해갔다. 여전히 승부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보는 사람의 안타까움은 더해만 갔다. 하지만 전반 종료직전 등번호 10번 박광룡 선수가 골문 안에서 혼전중 머리로 받아 넣은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 42분이다.
▲ 양측 선수단 입장북한 팀과 팔레스타인 팀이 입장하고 있다. ⓒ 김형효
▲ 선취골을 넣은 북한 선수단10번 박광룡선수가 골문 앞에서 혼전중 몸을 날려 헤딩슛을 하고 있다. 공은 골문으로 들어갔다. 박광룡 선수 대회 첫 골 ⓒ 김형효
곧 쉬는 시간이다. 답이 어려울 것 없는 질문을 받았지만 사색은 더 깊어진다. 우리의 분단은 그만큼 한민족을 이색적으로 인식시키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동질성에 대한 홍보보다 서로의 갈등을 선전한 우리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이다.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전통 문화를 갖고 사는 나라 중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의 창피함을 모두가 알아야 할 일이다.
▲ 어린이 대표? 응원단 "잘한다"매 경기마다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활발하게 자라나는 어린이, 누가 저 어린이에게 통일을 안겨줄까? 밝기만 한 저 모습을 누가 지켜줄까? 그의 "잘한다!"라는 응원소리가 남북 어른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한다. ⓒ 김형효
▲ 북한 응원단과 현지인들첫 골이 터지자 북한 측 응원단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C옷을 입은 사람은 네팔축구협회 소속 축구선수다. ⓒ 김형효
그 중 여자아이는 자신의 흥이 나면 응원석 어디에서라도 "잘한다!"를 연호한다. 맑고 힘찬 그의 응원소리에 네팔사람들도 웃음을 자아낸다. 무슨 뜻인지 물어서 가르쳐주면 그들도 그 아이를 따라 응원한다. 일부 모자란 사람들은 저 아이에게도 붉은 색칠을 할까 염려된다. 그 아이에 호응하는 내게도 붉은 색칠을 주저하지 않으리라. 우리 내부에서 붉은 색칠을 멈추고 통일을 가져오지 못하는 한 오래도록 인류사에 조롱받는 민족으로 남으리라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
▲ 경기가 끝난 후 안영학 선수꿀맛이다. 경기가 끝난 후 안영학 선수가 물을 마시고 있다. ⓒ 김형효
▲ 경기 후 코치진과 인사를 나누는 안영학 선수경기가 끝난 후 안영학 선수가 윤종수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그 뒤로 북한팀 코치가 함께 기쁘게 웃고 있다. ⓒ 김형효
한편 지난 경기 두 경기 연속골을 넣었던 장국철 선수는 준결승전에서 공중볼을 다투던 중 부상을 입어 중간에 병원으로 실려 갔다. 주요 교체멤버인 그의 결승전 출전을 불투명한 상태지만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내다봐도 도리 듯하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아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으로는 북한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한 상대로 보인다. 하지만 패색이 짙던 필리핀과의 후반 35분 이후 두골을 몰아넣은 상승세가 경기에 어떤 작용을 잃으킬지 주목되는 점이다.
마지막 경기에 주요관전 포인트는 북한팀이 아직까지 한점도 허용하지 않아 결승전에서도 골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무실점 우승이라는 기록을 만들게 된다. 한국문화센타에서는 결승경기에도 모든 멤버가 함께 응원을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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