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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근혜 민생행보' 지나친 띄우기?

MBC 노조, 23일 민실위 보고서 발간..."손수조 선거법 위반 의혹은 누락"

등록|2012.03.23 14:32 수정|2012.03.23 14:32

▲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20일 경남을 방문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진주갑' 총선 박대출 후보 사무소 현판식에 참석한 뒤, 진주중앙시장에 들러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 경남매일 이대근


MBC <뉴스데스크>가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민생행보'를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MBC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23일 자사 뉴스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담은 민주방송실천위원회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통해 "<뉴스데스크> 리포트에서는 유난히 박근혜 위원장의 민생행보가 강조되고 있다"며 "박 위원장의 이른바 민생행보를 정밀하게 묘사하고, 관련 발언을 자세히 전달하는 방식으로 그가 매우 친서민적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같은 날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와 SBS의 <8시뉴스>의 박근혜 위원장 관련 보도를 비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2월 29일 박근혜 위원장의 충북 방문을 다뤘다. 이를 보도한 기자는 "먼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옥천을 방문해 농촌 저출산 문제에 대한 고충을 듣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또 청주대 학생들과 만나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새누리당의 정책 추진 노력을 설명했다"는 말과 함께 박근혜 위원장의 음성을 세세히 담았다.

그러나 같은 날 SBS <8시뉴스>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을 찾아갔다" "농촌 주민, 대학생들과도 만나 저출산과 일자리 문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는 말로 짤막하게 박근혜 위원장의 행적을 소개했다.

3월 20일과 22일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MBC <뉴스데스크>는 박근혜 위원장의 지역탐방 소식을 세세하게 전하며 "박근혜 위원장은 경남 진주와 창원을 잇달아 방문해 시장상인, 서민들의 고충을 들었다"(20일)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상인들의 호소에 대해 함께 간 새누리당 후보들과 함께 대형마트로 부터 재래시장을 보호하고 서민경제를 활성화하기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22일)고 보도했다.

그러나 22일 SBS <8시뉴스>에선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사퇴 소식과 함께 "경기지역 지원에 나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야권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조작논란을 강하게 비판했다"고만 언급했을 뿐, 박 위원장의 지역 방문 소식은 다루지 않았다. 20일에도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공천 소식을 전하며 "경남지역 지원활동에 나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1번에 이름을 올렸다"고만 간략히 보도했을 뿐이다.

이 외에도 노조는 2월 14일, 3월 2일, 3월 19일 역시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를 두고 정치부의 한 기자는 '대통령이 시장에서 어묵 먹는 모습을 전하는 민생행보 리포트와 톤이 비슷한 것 같다'고 촌평했다"고 전했다.

'손수조 선거법 위반 의혹' 보도 누락에 MBC 정치부장 "신문에서 못 봤다"

▲ 13일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손수조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손 후보와 함께 차량에 올라 거리에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남소연


또한 노조는 지난 13일 손수조 새누리당 부산 사상 후보와 박근혜 위원장이 이동하는 동안 승합차 지붕 밖으로 몸을 내밀고 손을 흔들며 불거진 이른바 '선거법 위반 논란'도 <뉴스데스크> 보도에서 누락됐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지난 13일 '박근혜 위원장이 야권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 손수조 후보를 지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박 위원장과 손 후보가 함께 차 밖으로 몸을 내밀고 인사하는 영상이 5초 정도 담겼다.

그러나 17일 이를 두고 손 후보가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트위터 등을 통해 여론이 형성되고, 많은 매체에서 이 같은 논란을 다뤘는데도 <뉴스데스크>는 예외였다.

노조는 이에 대해 "이런 논란을 시청자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공정한 보도가 아닌가?"라며 "더구나 많은 시청자들이 <뉴스데스크>에 나왔던 화면을 근거로 선관위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 논란을 다뤘어야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장겸 보도국 정치부장은 노조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신문에서도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뉴스데스크>가 '청와대의 공천 개입 의혹'도 제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김유정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지난 15일과 16일 공개한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 수석이 보낸 문자만 보면 청와대가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할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며 "SBS는 16일 <8시뉴스>에서 '청와대 공천 개입 의혹'이라고 언급하며 이 내용을 다뤘지만, MBC <뉴스데스크>는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조는 "청와대가 비례대표 후보로 내리 꽂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에 대한 보도도 사실상 보도를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봉화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뉴스데스크>는 "새누리당 공천위원회는 비대위의 재의 요청을 받아들여 쌀 직불금 논란이 있었던 이봉화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고 짧게 보도한 바 있다 .

그러나 노조는 "이 사안의 핵심은 청와대가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에 개입했는지 여부이고, 다른 언론들도 대부분 여기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작성했다"며 "물론 KBS와 SBS도 이를 메인뉴스에서 다뤘고, 특히 SBS는 <8시뉴스>에서 '이봉화 공천 취소...청와대 개입설 진실 공방'이라는 별도의 리포트를 통해 크게 보도했다"고 비교했다.

노조는 김장겸 정치부장이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 사안은 메인뉴스에서 크게 다룰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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