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없고 소신 있는 한 표, 이게 선거다
총선과 대비되는 태안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 현장
지금 4.11총선과 관련해 서산·태안 선거구에서 벌어진 모습이다.
또한, 최근 무소속에서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기고 선진당의 대표주자로 총선에 나서는 성완종 후보와 서산시장 재보궐 선거 원인 제공자라며 유상곤 후보를 향한 후보들의 집중 공격이 예상돼 국회입성을 향한 후보들의 선거전은 시작도 되기 전부터 혼탁 우려를 낳고 있다는 여론이다.
태안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 '선거의 이상형' 제시
▲ 꼼꼼히 공약을 살펴보는 꼬마 유권자들이날 태안초 학생회장 선거에서 만난 꼬마 유권자들은 현실적인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또, 4팀의 후보들이 직접 제작해 내건 선거벽보를 보고도 '성의있게' 벽보를 만든 후보가 일도 잘 하지 않겠느냐며 이 또한 후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전했다. ⓒ 김동이
이러한 가운데 현실적인 공약을 내세워 신념있게 한 표를 호소, 순수하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는 선거현장이 있다.
이 곳에는 타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도 없다. 오직 자신만의 소신있는 신념과 현실적인 공약만이 존재할 뿐이다. 어린이는 어른들의 거울이라 했던가. 교실을 돌며 오직 소신만으로 학생회장 후보자로서의 학생회를 이끌 포부를 밝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지금 총선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른들의 행태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 투표하는 고사리손이번 4.11 총선에서도 높은 투표율로 지역주민이 간절히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길 기대해본다. ⓒ 김동이
4팀의 학생회장 후보로부터 출마연설을 듣고 소신있게 투표하는 아름다운 고사리손 또한 어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단순히 '관심이 없어서', '내가 원하는 후보가 없어서', '소신없이 주위의 말을 듣고'...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고, 지역을 바꿀, 나라를 바꿀 후보보다는 '아는 사람이니까', '학교 선배니까', '고향출신이니까' 등 단순한 혈연, 지연, 학연을 보고 소신없이 투표하는 일부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곳 학생회장 선거현장이 총선현장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까지 들었다.
이처럼 후보자들이 소신있는 소견을 발표하고, 투표를 하는 아름다운 고사리손이 있는 '태안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 현장을 23일 찾았다.
▲ 태안초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내건 선거 공고문과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내붙인 공약. ⓒ 김동이
'2012학년도'를 이끌어 갈 태안초등학교의 전교학생회 회장, 부회장 선거는 지난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후보자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선거전의 막을 올렸다.
등록기간 동안 모두 4팀의 후보팀이 접수를 완료했고, 16일 기호추첨을 시작으로 19일부터는 23일까지 5일 동안 출마한 후보팀들이 교내 각 교실과 운동장을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또한, 톡톡 튀는 선거벽보를 중앙현관 등에 게시해 후보들의 공약도 제시했다.
그리고 마침내 선거 당일인 23일. 출마한 4팀의 후보들은 투표에 앞선 오전 9시부터 선거권이 있는 4, 5,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종 소견발표에 나섰다.
한 곳에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어 있어 방송실 앰프를 통해 최종 소견발표에 나선 후보자들은 다시한번 자신이 태안초를 이끌어갈 회장감이라며 공약을 발표했다.
현실적 공약 제시하는 후보에 몰린 표심... 비현실공약은 외면
▲ 여러분이라면 어느 후보를 선택하겠습니까태안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에 나선 4팀의 선거벽보. 벽보안에는 각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이 적혀 있으며, 기호 1번과 4번은 후보자들의 사진까지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 김동이
이날 소견을 발표한 후보들은 최근 사회적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에서부터 시험본 후 축구와 현장학습, 회의 안건상자 설치 등 학생다운 실현가능한 공약들이 제시돼 총선 못지 않은 선거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푹신한 잔디운동장 조성 등 후보자들의 역량으로는 역부족인 비현실적인 공약도 내세우는 후보도 나와 꼼꼼히 4팀의 공약을 살펴 본 유권자들로부터는 외면을 받는 분위기도 일부 학생들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기호 1번으로 출마한 전범호 회장 후보와 박현정, 정재수 부회장 후보들은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태안초를 의식한 듯 "환경 1등! 우정 1등! 행복한 학교, 과거 100년 미래의 100년을 책임지겠습니다. 시험본 후 축구와 현장학습으로 기분 UP! UP! UP!,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사랑이 가득한 학교"의 재치있는 공약으로 내세우고 표심 유혹에 나섰다.
"여러분의 한표가 나의 인생이 걸려있죠 잉~ 뿌잉뿌잉"하며 애교로 표심잡기에 나선 기호 2번으로 출마한 김주희 회장 후보와 황현지, 이현형 부회장 후보는 "4G보다 발빠른 태초의 발빠른 도움이가 되겠어요! 회의 안건상자를 만들어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교장선생님을 설득시키도록 하겠습니당~, 깨끗한 학교! 오고싶은 학교를 만들겄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로부터 가장 강력한 당선후보로 거론된 기호 3번 김도겸 회장 후보와 하문철, 김행정 부회장 후보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학교'를 내세우며 "나쁜 말을 고운 말로 change! 폭력을 예방하는 학교, 고르는 재미가 솔~솔~ 자율급식학교, 남녀 모두 화장실을 편안하게 사용하는 학교! 부상 NO! 맘껏 뛰기 YES! 푹신한 잔디운동장이 있는 학교!"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금은 비현실적인 공약도 포함되어 있지만 선거벽보를 정성껏 제작한 성의와 학생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공약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인 분위기여다.
"4랑해요!" 기호 4번 김태완 회장 후보와 윤건재, 김예진 부회장 후보는 "지키지 못할 공약 내세우지 않겠습니다. 오고 싶은 학교로 만들겠습니다. 죽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라고 공약을 내세웠지만 유권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구체적인 공약이 제시되지 않아 이 또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크게 움직이지는 못한 것으로 보였다.
▲ 소중한 한 표 행사하는 고사리손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확인한 뒤 소신있게 투표했다는 꼬마 유권자가 기표한 뒤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 김동이
▲ 소중한 한표 행사'내가 찍은 후보가 되어야 할 텐데...' 모든 유권자의 마음 아닐까. ⓒ 김동이
이렇게 4팀 후보들의 소견 발표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투표가 진행되었다. 4학년부터 차례대로 투표소가 마련된 '태얼관'에서 2012학년도를 이끌어 갈 학생회장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4.11 총선, 네거티브 없이 정책공약으로 승부하는 깨끗한 선거 되길...
▲ 어른 투표 못지 않은 초등학교 학생회장 투표소신원확인 후 유권자에게 기표 용지를 배부하고 있는 투표참관인들. ⓒ 김동이
▲ 투표도 질서있게...2012년도 태안초등학교의 학생회를 이끌어 갈 회장과 부회장을 뽑는 선거가 23일 진행됐다. 투표소 안은 투표참관인과 교사들의 통제로 질서있게 투표가 진행되고 있었다. ⓒ 김동이
투표장에는 5학년 반장들로 구성된 투표참관인은 물론 태안군선거관리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기표소에 투표함까지 일반 투표소와 동일하게 차려졌고, 신원확인 절차와 투표용지 배부, 기표소 투표, 투표함에 기표용지를 넣고 투표장에서 나가기까지 질서있게 진행되었다.
▲ 태안초 학생회장 선거 투표참관인들5학년 반장들로 구성된 투표참관인들은 이날 신원확인부터 투표용지 배부, 안내에 이르기까지 1인 3역을 해냈다. 뒷줄 왼쪽부터 이고은(5-3반장), 박민하(5-5반장), 이혜빈(5-2반장). ⓒ 김동이
오늘(23일) 오후 4시경 최종 당선자가 결정되는 태안초등학교의 학생회장 선거에서 투표참관인으로 투표를 지켜 본 이고은, 박민하, 이혜빈 학생(모두 5학년 반장)에게 후보선택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비밀선거인데요"하고 야무지게 대답한 뒤 "일단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내세운 후보는 제외하고요, 선거운동 열심히 한 후보, 그리고 무엇보다 열심히 할 것 같은 후보를 찍었어요."라고 당찬 모습으로 말했다.
덧붙여 이들 학생들은 "후보자가 다 비슷비슷하다면 각자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겠지만 선거벽보만 봐도 알 수 있어요"라며 "정성껏 벽보를 만든 후보가 있는 반면 성의없게 만든 벽보도 있잖아요? 그럼 아무래도 벽보에도 성의를 보인 후보가 학생회장으로서의 자질도 있다고 봐요."라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4.11 총선을 19일 앞두고 호기심 반, 흥미 반으로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 현장을 찾았지만 상대후보 비방없는 깨끗한 선거, 소신있는 유권자들의 한 표 행사, 투표결과에 대한 깨끗한 승복 등 선거의 이상형을 제시해 준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를 보면서 부끄러웠고, 이번 4.11 총선에서는 네거티브보다 후보자의 소신이 담긴 정책공약만으로 승부하는 깨끗한 선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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