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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열정과 참여는 재개발 반대 투쟁의 희망"

북아현 강제철거 중단 위한 일곱 번째 촛불문화제 열려

등록|2012.03.27 18:31 수정|2012.03.31 09:31

▲ 지난 21일 열린 제'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7차 촛불문화제에서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의 이장원 당원이 발언하고 있다. ⓒ 전민성


지난 21일 저녁 8시,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1-3재개발 지구 상가세입자 농성장에서는 제7차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인원이 참석한 이번 촛불문화제는 발파가 진행 중인 제주도 구럼비처럼 강제철거가 진행 중인 북아현 지역 주민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자본의 폭력 앞에 저항하며 때때로 무력감을 느끼던 지역민들의 마음에 새로운 활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역동적인 촛불문화제가 되었다.

통합진보당 당원이며 나라사랑청년회 회원인 김두한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문화제에서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의 이장원 당원은 "상계동 올림픽으로 알게 된 재개발 문제는 이제 명동투쟁과 북아현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법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다. 막개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힘을 합쳐,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네 달 째 북아현동 가게 건물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상가세입자 이선형씨는 "트윗에서 '참 정치인이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라는 글귀를 본 적 있는데, 처음에는 그럴 듯하게 들렸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은 거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진정한 정치인이란 '자신은 그런 입장이 아니면서 불쌍한 어떤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똑같은 입장에서 똑같이 고통을 겪으며 아픔을 같이하는 사람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 지난 21일 열린 제7차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농성중인 이선형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전민성


대추리와 용산에서 미디어 활동을 했다고 소개받은 진보신당 미디어팀의 '나비'는 "북아현동에 있는 중앙여고를 졸업하고, 이곳에서 출퇴근하며 재개발로 삶의 터전를 빼앗기는 분들을 보았다. 북아현과 구럼비에서는 선언적 구호가 아니라, 끝까지 지역을 빼앗기지 않을 각오로 싸우자"고 말했다.

서호성 통합진보당 서대문구 부위원장은 "재개발 철거지역의 주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뉴타운 재개발로 억울하게 쫒겨난 상가세입자가 거리에서 노숙농성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책임지며 나서는 사람이 없다. 2년 전 문석진 구청장은 뉴타운재검토를 공약사항으로 걸고 야권단일화로 표를 얻어 구청장에 당선되었음에도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서 부위원장은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는 상가세입자와 철거민들이야말로 힘 있는 정치인이다. 삶에서 한두 번은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온다. 용기를 갖고 투쟁에 나선 이상 꼭 승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영(마포구)씨는 "사람들은 '재개발로 좋은 아파트 등을 들먹이지만 서민들에게는 '지금 사는 집을 그대로 놔두는 것이 제일 원하는 것'이라며, 결국 '아파트를 짓는 것은 없는 사람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특히 미디어는 '나를 제외한 이미 불쌍한 어떤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것은 '우리 자신들'이라며, "내 스스로의 밥그릇을 지키는 싸움'에 뜨겁게 연대하자"고 말했다.

▲ 지난 21일 열린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7차 촛불문화제에서 한 참가자가 촛불을 들고 있다. ⓒ 전민성


혁명기도원의 정한얼 회원은 "트윗에서 '전쟁이 나면 1차적으로 군사시설을 파괴한다'는 글을 읽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제주도에 건설하려는 미국의 해군기지는 '제주도를 전쟁의 총알받이'로 삼겠다는 것이 아니겠냐? 가족들 대부분이 제주도에 살고 있는 본인은 돈벌이만을 위해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삼성과 대림을 상대로 끝까지 투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존도(관악구)라는 이름의 참가자는 "직장이 북아현동에 있어 매일 멀리서 천막이 쳐진 철거현장을 보며 안타까웠다. 특히 작은 상가들이 하나둘씩 다른 가게로 대체되는 것에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감하게 생존권 투쟁에 나선 상가세입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오늘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은 춥지 않아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사회를 맡은 김두한씨는 "이번 주 신촌 파고다어학원이 있는 건물의 건물주가 건물 앞에서 호떡장사를 하던 노점상 주인에 대해 두 달 간 구청에 민원을 넣어 결국 마차를 빼앗은 일이 있었다. 지금의 경제구조는 '가진 자는 더 많이 빼앗고 없는 자는 더 빼앗기는 사회'"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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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현 골목에 울려퍼진 아프리카 전통타악기 젬베의 리듬지난 21일 열린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7차 촛불문화제에서 타악연주자 이대윤씨와 김완태씨가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인 젬베를 연주하고 있다. ⓒ 이선형


제7차 촛불문화제의 마지막이며 하이라이트는 이대윤씨와 김완태씨가 함께 호흡을 맞춘 '젬베' 공연이었다. 아프리카의 전통 타악기인 젬베를 느린 장단에서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장단으로 이어가는 공연은 참석자들 모두가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게 했다.

제7차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농성장 주변에는 주민들이 지나가며 관심을 표시했는데, 그중 북아현동에 2년 전 이사를 해서 살고 있다는 김성철(51)씨는 '곱창집을 하던 상가세입자 이선형씨를 잘 알고 있다'며, 어떤 사연인지 알고 계시냐는 질문에 연신 눈물을 흘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진보신당 당원들과 통합진보당 서대문구 이상훈 위원장, 통합진보당 서대문구 갑에 출마했던 박희진 후보, 나라사랑청년회 회원들도 함께했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인원이 참석했던 제7차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촛불문화제는 즐거움과 슬픔이 교차하는 자리였다.

▲ 지난 21일 열린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7차 촛불문화제에서 사회자인 통합진보당의 김두한 당원이 사회를 보고 있다. ⓒ 전민성


▲ 지난 21일 열린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7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생존권 보장, 북아현 생존대책위' '더 이상 쫒아내지 마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 전민성


▲ 지난 21일 열린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7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박선희


▲ 지난 21일 열린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7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 박선희


▲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대림산업 (주) 사옥 앞에서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의 김지현양이 '구럼비 폭파 강행, 북아현 철거, 파괴의 대림건설'이라고 적힌 알림판을 들고 있다. ⓒ @N_Ahyeon


▲ 지난 3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림산업(주) 사옥 앞에서 혁명기도원 정한얼 회원이 '북아현 철거반대와 구럼비 발파 중단'을 요구하는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N_Ahyeon


지난 3월 20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대림산업(주) 사옥 앞에서 혁명기도원의 정한얼 회원과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 김지현(19)씨가 '북아현동 강제철거와 구럼비 발파 중단'를 요구하는 일인시위를 벌였다.

일인시위가 처음이라고 밝힌 김씨는 "재개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비민주적인 절차과 폭력 등에 반대하기 때문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개인적으로 시위에 참여한다는 두려움을 극복한 것과 무엇보다도 '내가 스스로 옳다고 믿는 바를 행동으로 옮긴 것'에 대해 뿌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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