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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구조적 결함, 지난해 알고도 응급처지 후 공사강행

대전지방국토청-시공사, 지난해 4월 가동보 설계 큰결함 발견... 이미 2009년 문제제기

등록|2012.03.30 11:10 수정|2012.03.30 12:05

▲ 시공사측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홍보시연을 위해 30여 차례 가동 하던 중 모래가 퇴적돼 실린더가 파손되고 움직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으나 실린더 로드가 휘지 않도록 재질만 변경한 것으로 돼 있다. ⓒ 심규상


▲ 세종보 수중작업 장면 ⓒ 대전충남녹색연합


4대강(금강) 세종보 공사와 관련 국토관리청 등이 가동보를 여닫는 장치에 결정적 결함이 있는 것을 알고서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 관련 보도 : 4대강 세종보에 수문 여닫는 잠수부 직원이 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해 4월 세종보 가동보 설계에 큰 결함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당초 설계대로 시공해 홍보시연을 위해 30여 차례 가동하던 중 모래가 퇴적돼 실린더가 움직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실린더 로드가 휘는 현상이 발생, 실린더가 파손되고 유압유가 누출되기도 했다. 모래 등 이물질이 유입돼 실린더가 꼼짝하지 않는 데다 실린더가 파손되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설계변경 후 재시공하였으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실린더 로드가 휘지 않도록 재질을 변경하고 실린더실 압축공기 배관을 새로 설치하는 응급처치에 그쳤다. 이 때문에 실린더 로드가 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모래 등 이물질이 실린더 등 개폐장치에 쌓여 작동하지 않는 결함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동보를 열 때마다 바지선과 수십여 명의 잠수인력을 동원해 실린더 등 개폐장치에 쌓인 모래를 긁어내는 수작업을 해오고 있다.

세종보는 이후에도 가동보 수문을 열 때마다 매번 이같은 원시적인 수작업에 의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급히 유량조절을 위해 수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에 제때 대응할 수 없어 홍수 피해까지 우려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설계 및 공법상의 문제점은 지난 2009년 이미 제기됐으나 건교부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2009년 '금강수계(세종지구) 하천정비기본계획' 수립당시 세종보 가동보 설치공법과 관련 "최신공법(개량 가동보)으로 시공사례가 적고 보 상단부에 이물질 걸림으로 경관성이 불량할 수 있다"(붉은 원안)고 지적하고 있다 ⓒ 심규상

국토해양부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2009년 '금강수계(세종지구) 하천정비기본계획' 수립당시 세종보 가동보 설치공법과 관련 "최신공법(개량 가동보)으로 시공사례가 적고 보 상단부에 이물질 걸림으로 경관성이 불량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공사례가 적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실제 시공에 앞서 충분한 시험가동 등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시험가동은 시공 후에 이루어졌고, 시험가동을 통해 구조적 결함이  드러났음에도 이물질을 걷어내는 '원시적인 수작업'을 선택, 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28일 <오마이뉴스> 등의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통해  "세종보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수문작동에 지장이 없도록 실린더 로드를 기존 스테인리스에서 특수강으로 보강해 수문작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실린더 함 내부는 토사 유입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말로 수문을 열 때마다 잠수부를 동원해야 하는 문제가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세종보의 경우 아직 준공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구조적 결함이 확인된 만큼 준공허가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4대강 특별점검단(단장 경기대 윤세의 교수)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6일까지 4대강 현장에 대해 집중 점검을 벌였으나 세종보 등 16개 보 전체에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밝혀 부실점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점검단은 세종보와 관련 바닥보호공 보강공사를 했다고 밝혔으나 수문을 열때마다 퇴적물을 걷어내야 하는 문제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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