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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거부 일본 여교사 "도저히 용서 안 된다"

"강정마을 방문한 게 왜 한국법 위반? 말 되나"

등록|2012.03.29 21:46 수정|2012.03.30 08:57
지난해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최근 입국을 거부당한 나카무라 스가에(54, 여)가 "충격을 받았고 너무 화가 난다"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독립기념관 방문하려던 일본인 모녀 '입국 거부'>

소학교 교사인 나카무라(일본 후쿠오카 현 기타큐슈 거주)는 2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국제전화통화에서 "부산국제터미널 입국심사대에서 출입국관리직원이 지난해 8월,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해 한국 법률을 위반, 입국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을 배우기 위해 왔다고 사정했으나 '절대 안 된다'며 후쿠오카로 가는 배에 강제로 태웠다"고 덧붙였다.

나카무라와 대학생인 그의 딸인 나카무라 하루카(22), 하세가와 준코(56, 일본 후쿠오카 현 기타큐슈 거주, 소학교 여교사) 등 3명은 지난 27일 독립기념관과 충남 공주 부여 등을 방문하기 위해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중 나카무라 모녀가 지난 해 8월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됐다.

나카무라는 "제주 강정마을은 지난 해 8월, 당시 대구에 있는 한의대에 교환학생으로 있던 딸의 안내로 다른 일행들과 관광을 갔다가 잠깐 들려 마을주민들과 얘기를 나눈 것이 전부"라며 "시위를 한 것도 아니고 서로를 알고 공부를 하려한 것인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홀로 입국 하세가와 "어떻게 이런 일이..." 눈물

그는 "더구나 이번에는 제주와 무관하게 대전-충남지역을 둘러보러 갔다"며 "한국의 입국거부 조치를 이해할 수 없고, 대단히 화가 나 용서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혀 생각지도 않은 일을 당해 충격을 받았다"며 "할 수만 있다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어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카무라 모녀의 입국거부로 29일 오후 홀로 대전을 찾은 하세가와는 "모든 일정을 입국을 거부당한 나카무라가 준비했는데 홀로 남게 돼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땅을 처음 밟았는데 한글을 읽을 수도 없고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 없었다"고 말하다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하세가와는 "어떻게 제주 강정마을에 갔다는 이유만으로 입국 거부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강정마을은 처음 듣게 됐지만 이번 일로 자세히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 드라마 등을 보며 한국을 알고 싶어 처음으로 방문했다는 하세가와는 30일 오전 부산국제터미널을 통해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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