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광범위한 사찰 알았지만 축소 수사"
KBS 새노조, 30일 오전 <리셋 KBS뉴스9> 통해 총리실 사찰 문건 공개
총리실의 광범위한 사찰을 검찰이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축소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0년 7월 총리실 압수수색을 통해 수십 명에 달하는 민간인 사찰 대상자의 목록을 확보했음에도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 대한 사찰과 증거인멸 혐의로만 기소했다는 것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의 내막을 폭로한 장진수 주무관 역시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검사가 강하게 추궁했는데, 결국에는 위에서 전화받고…"라며 "의도적으로 기소 안 하려고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의혹을 뒷받침했다.
▲ KBS 새노조가 30일 오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리셋 KBS뉴스9>의 한 장면 ⓒ KBS노동조합
검찰은 "다른 민간인 사찰 건도 철저히 수사했지만, 수사성과를 못 냈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특수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리셋 KBS뉴스9> 측에 "당사자들이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증거가 상당부분 없어져 기소할 만한 범죄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조는 검찰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사찰 대상자들의 말은 달랐다"며 "이들은 검찰수사 당시 검찰로부터 어떠한 요구나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태근 의원과 사석에서 두어 차례 합석해 사찰 대상자가 된 박아무개씨는 <리셋 KBS뉴스9>에 "공적인 기관 어디서도 사찰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서울대병원 노조 사무국장 역시 "(<리셋 KBS뉴스9>를 취재하는) 기자의 전화로 알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검찰은) 불법사찰 피해자로 의심되는 당사자에 대한 기초조사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번에도 검찰은 '당시 수사엔 문제가 없다'고 버티자 장진수 주무관의 양심고백과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재수사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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