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비례대표 1번 청소아줌마, 딸 위해 정치에 나선 아빠

[총선 현장 - 울산] 이색 총선 후보 눈길 끌어... "썩은 세상 고치겠다"

등록|2012.04.02 10:19 수정|2012.04.02 10:19

▲ 지난 2006년 10월 10월 울산과학대 청소아줌마 휴게실을 찾아 진행된 취재에서 열악환 노동환경을 토로하고 있는 김순자(왼쪽) 아줌마. 그는 6년뒤 4.11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이 되어 전국을 누비고 있다 ⓒ 박석철



4.11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제 각각 사연이 많다. 주민을 웃고 울리게 하며, 때로는 감동도 준다. 후보자들의 흥미로운 인생 이력은 유권자들의 시선을 끈다.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한 대학 청소노동자,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내고 홀로 두 자녀를 키우다 "세상의 넓은 바다가 되어 달라"는 딸의 부탁으로 정치에 나선 아빠의 사연도 그 중 하나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서 일하겠다"

기자는 지난 2006년 10월 기자의 집 근처에 있는 울산과학대학 '청소아줌마'들의 취재 요청을 받고 취재한 적이 있다. 하지만 청소아줌마 기사가 나간 후 학교측은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관련 기사: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 "근로환경 열악")

조금씩 청소노동자들의 권리찾기 활동이 여러 언론에 보도됐다. 하지만 용역 회사측의 항의도 점점 심했졌다. 급기야 다음해인 2007년 회사측은 계약해지 해고를 단행했고, 아줌마들은 63일간의 천막농성 끝에 복직했다. 

당시 청소노동자 아줌마들의 리더였던 울산지역연대노조 김순자 울산과학대지부장이 이번 4.11총선에서 진보신당의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출마했다. 진보신당이 전국적으로 3% 이상 정당 득표율을 얻으면 김순자씨는 국회의원이 된다.

김순자 후보는 "이땅 청소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국회에서 청소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활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김순자 후보는 울산지역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임금수준, 인권실태를 폭로하며 2007년 승리를 이끌어 냈었다"며 "그동안 비정규직 투쟁에 쉼 없이 연대하고, 전국 청소노동자들의 노조활동을 독려하면서도 여전히 울산과학대에서 노조활동도 열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순자 후보의 일정은 빠듯하다. 3월 30일 오전 8시 20분 자신의 일터인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 앞에서 시민 유세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 30일 오전 10시 열린 울산 중구 무소속 변영태 후보 출정식에서 그의 딸 지은양의 편지가 낭송된 후, 변 후보 어머니가 인사를 하고 있다 ⓒ 박석철



"안전한 먹을거리 하나는 확실히 책임지겠다"

울산 중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변영태(48) 후보. 울산경제연구소 소장인 그는 지역의 경제민주화를 위해 일해왔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3월 30일 오전 10시 열린 출정식에서 "이 썩어 빠진 세상을 구해보려고" 정치판에 뛰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각종 언론 여론조사에서 미미한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먹거리 하나만이라도 책임지고 바로잡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출정식에서 딸의 쓴 편지를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현재 고3인 딸 지운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를 잃었다. 변 후보는 아내를 보내고 두 딸을 키우며 생활해 왔다. 편지글에서 지은양은 "엄마를 저 멀리 하늘 나라로 보내드리던 날 저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면서 하시던 말씀을 기억한다"며 "아빠께선 울다 지친 저에게 '너랑 재우를 위해 살거야'고 말씀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운양은 "하지만 아빠는 자식을 위해 뛰어 다니시느라 늘 바쁘셨고, 엄마의 빈자리와 가난은 어린 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도 큰 짐이었고, 배움의 기회조차 마음껏 누릴 수 없던 저에게 꿈으로 가는 여정은 늘 혼자만의 달리기였다"고 말했다.

변 후보는 "애들 키우기도 벅찬데 왜 정치판에 뛰어 들었겠나? 이 세상이 썩었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국민 세금으로 온 국토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대기업만 살리는 암적인 존재"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암 발생율이 높은 이유는 음식 하나 제대로 못 먹게 만든 것이 원인"이라며 "정치로 먹거리 하나만은 책임지고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박석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