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무제한 다운 퇴출, 불법 이탈은 강력한 법으로"
디지털음악 산업 세미나, '합법 적정가' 어렵네...
A씨는 음원 서비스 업체의 '월 150곡 다운로드' 서비스를 9000원에 파는 이용권을 구매했다. 한 달에 다운로드 받는 곡이 40곡 이상 150곡 이하지만, 상품이 두 가지밖에 없는데다가 대량으로 구매할수록 할인율이 높아서 내린 선택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바꾼 후에는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상품을 변경했다. MP3 플레이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다운로드의 필요성은 줄고, 좀 더 많은 곡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편의성을 따지게 됐기 때문이다.
위는 현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가상 소비자의 구매 행태를 예로 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도 조만간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원 가격 종량제'가 포함된 음원 서비스 사용료 징수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불법 다운로드 이탈 최소화할 수 있는 가격은?
징수 규정 개정을 앞두고 30일 상암동 CJ E'&M에서 음악산업선진화포럼 '2012 디지털 음악 산업 발전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김민용 경희대 교수의 주제 발표를 시작으로 소리바다 양정환 대표·네오위즈인터넷 전익재 이사·KMP홀딩스 이승주 이사·CJ E'&M 유통사업 이동헌 부장·미러볼뮤직 이창희 대표·박은석 음악평론가 등이 의견을 내는 것으로 진행됐다.
김민용 교수는 현재 월정액 상품의 평균 단가가 곡당 63.9원이라는 낮은 가격으로 매겨지는 것을 지적하며, 권리자의 희생과 디지털 음원시장을 왜곡하는 MR(월 무제한 상품)의 퇴출을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개정안 이후의 높은 음원 가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최근 언론에서는 업계의 분석을 토대로 종량제 시행 후의 음원 가격을 한 곡당 1050원 수준이라고 보도했으며, 월 3000원 수준의 스트리밍 서비스도 10배인 3만원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2007년 NBC가 자사 콘텐츠를 아이튠즈에서 철수한 것을 예로 들며, "NBC 콘텐츠의 불법다운로드가 철수 전보다 2배 증가했고, 비 NBC 콘텐츠의 불법다운로드도 함께 늘어났다"며 '공멸'을 우려했다. 지나친 가격 인상이나 업계 간 경쟁은 구매자들을 다시 불법다운로드 시장으로 이탈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종량제 도입 필요...소비자 이탈 우려?
반면 음원 서비스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언론 보도처럼 종량제 이후 음원 가격이 높게 치솟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PD(Pay Per Download)와 PPS(Pay Per Streaming) 도입의 필요성을 밝힌 소리바다 양정환 대표는 "종량제가 도입돼 적절한 상품군이 구성되면 이용한 만큼 값을 치르는 구매자 입장에서는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 대표는 "다운로드 가격 대비 단가가 낮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치를 사용량에 맞게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오위즈인터넷 전익재 이사는 '종량제가 되면 3천원 스트리밍 상품이 3만원이 된다'는 설에 대해 "종량제 도입과 저작권료 인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액제든 종량제든, 권리자에게 지급하는 저작권료의 인상은 인정하고 가야하는 문제라는 것. 전 이사는 모든 서비스업체가 거의 동일한 상품을 팔고 있음을 지적하며 "다양한 상품군을 구성할 수 있는 시장 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MP홀딩스 이승주 이사는 음원을 만들어낼 때 제작자들의 위험부담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신탁단체들의 주장처럼 무조건 저작권료를 올리면 제작자들의 권리도 올려줘야 할 것"이라며 "기존 소비자 가격 내에서의 수익 배분을 논하는 방식으로는 이해당사자들이 상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J E'&M 유통사업 이동헌 부장은 징수 규정안에서의 두 가지 문제, '권리자의 권한'과 '소비자의 피해'를 놓고 "양쪽의 상생을 위해서는 종량제가 도입되어야 한다"며 "음악 시장에서 무제한, 무료 음악이라는 단어들이 먼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격이 올랐을 때 구매자들이 불법 시장으로 이탈하는 것을 우려하며 "이를 막기 위해 지금보다 강력한 법이 존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부 '개정안' 충분한 논의 과정 거쳐야
인디씬을 대표하기 위해 자리한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는 "오히려 징수 규정 개정안으로 인해 우리의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그는 "킬러콘텐츠가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인디씬이 성장하기 어렵다"며 "다양성을 담보한 잘 만든 인디 음악이 풍요로워지려면 디지털 음원 시장의 구조가 PPD, PPS 기반으로 바뀌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닌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원론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박은석 평론가는 "당장 개정안 시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업계 간 논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바뀐 징수 규정을 당당히 제시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세미나에서 여러 번 거론된 아이튠즈의 국내 음원 시장 잠식에 대해 "엄청난 여파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음원에 합당한 지불이 되어야하고, 다양한 상품군을 만들어야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불법 시장이 팽창하고 소비자가 이탈하는 부작용과 아이튠즈의 국내 진출은 두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음악은 무료'라는 인식을 줬던 P2P 불법 시장에서 유료 시장으로 전환할 때 진통을 겪었듯, 징수 규정 개정도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바꾼 후에는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상품을 변경했다. MP3 플레이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다운로드의 필요성은 줄고, 좀 더 많은 곡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편의성을 따지게 됐기 때문이다.
▲ 음악산업선진화포럼 주최로 30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M에서 열린 <2012 디지털 음악 산업 발전 세미나> 개최에서 토론자들이 디지털 음악 산업의 상생과 발전을 토론하고 있다. ⓒ 이정민
불법 다운로드 이탈 최소화할 수 있는 가격은?
징수 규정 개정을 앞두고 30일 상암동 CJ E'&M에서 음악산업선진화포럼 '2012 디지털 음악 산업 발전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김민용 경희대 교수의 주제 발표를 시작으로 소리바다 양정환 대표·네오위즈인터넷 전익재 이사·KMP홀딩스 이승주 이사·CJ E'&M 유통사업 이동헌 부장·미러볼뮤직 이창희 대표·박은석 음악평론가 등이 의견을 내는 것으로 진행됐다.
김민용 교수는 현재 월정액 상품의 평균 단가가 곡당 63.9원이라는 낮은 가격으로 매겨지는 것을 지적하며, 권리자의 희생과 디지털 음원시장을 왜곡하는 MR(월 무제한 상품)의 퇴출을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개정안 이후의 높은 음원 가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최근 언론에서는 업계의 분석을 토대로 종량제 시행 후의 음원 가격을 한 곡당 1050원 수준이라고 보도했으며, 월 3000원 수준의 스트리밍 서비스도 10배인 3만원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2007년 NBC가 자사 콘텐츠를 아이튠즈에서 철수한 것을 예로 들며, "NBC 콘텐츠의 불법다운로드가 철수 전보다 2배 증가했고, 비 NBC 콘텐츠의 불법다운로드도 함께 늘어났다"며 '공멸'을 우려했다. 지나친 가격 인상이나 업계 간 경쟁은 구매자들을 다시 불법다운로드 시장으로 이탈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 음악산업선진화포럼 주최로 30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M에서 열린 <2012 디지털 음악 산업 발전 세미나> 개최에서 토론자들이 디지털 음악 산업의 상생과 발전을 토론하고 있다. ⓒ 이정민
종량제 도입 필요...소비자 이탈 우려?
반면 음원 서비스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언론 보도처럼 종량제 이후 음원 가격이 높게 치솟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PD(Pay Per Download)와 PPS(Pay Per Streaming) 도입의 필요성을 밝힌 소리바다 양정환 대표는 "종량제가 도입돼 적절한 상품군이 구성되면 이용한 만큼 값을 치르는 구매자 입장에서는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 대표는 "다운로드 가격 대비 단가가 낮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치를 사용량에 맞게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오위즈인터넷 전익재 이사는 '종량제가 되면 3천원 스트리밍 상품이 3만원이 된다'는 설에 대해 "종량제 도입과 저작권료 인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액제든 종량제든, 권리자에게 지급하는 저작권료의 인상은 인정하고 가야하는 문제라는 것. 전 이사는 모든 서비스업체가 거의 동일한 상품을 팔고 있음을 지적하며 "다양한 상품군을 구성할 수 있는 시장 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MP홀딩스 이승주 이사는 음원을 만들어낼 때 제작자들의 위험부담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신탁단체들의 주장처럼 무조건 저작권료를 올리면 제작자들의 권리도 올려줘야 할 것"이라며 "기존 소비자 가격 내에서의 수익 배분을 논하는 방식으로는 이해당사자들이 상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J E'&M 유통사업 이동헌 부장은 징수 규정안에서의 두 가지 문제, '권리자의 권한'과 '소비자의 피해'를 놓고 "양쪽의 상생을 위해서는 종량제가 도입되어야 한다"며 "음악 시장에서 무제한, 무료 음악이라는 단어들이 먼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격이 올랐을 때 구매자들이 불법 시장으로 이탈하는 것을 우려하며 "이를 막기 위해 지금보다 강력한 법이 존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음악산업선진화포럼 주최로 30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M에서 열린 <2012 디지털 음악 산업 발전 세미나> 개최에서 토론자들이 디지털 음악 산업의 상생과 발전을 토론하고 있다. ⓒ 이정민
문화부 '개정안' 충분한 논의 과정 거쳐야
인디씬을 대표하기 위해 자리한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는 "오히려 징수 규정 개정안으로 인해 우리의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그는 "킬러콘텐츠가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인디씬이 성장하기 어렵다"며 "다양성을 담보한 잘 만든 인디 음악이 풍요로워지려면 디지털 음원 시장의 구조가 PPD, PPS 기반으로 바뀌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닌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원론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박은석 평론가는 "당장 개정안 시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업계 간 논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바뀐 징수 규정을 당당히 제시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세미나에서 여러 번 거론된 아이튠즈의 국내 음원 시장 잠식에 대해 "엄청난 여파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음원에 합당한 지불이 되어야하고, 다양한 상품군을 만들어야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불법 시장이 팽창하고 소비자가 이탈하는 부작용과 아이튠즈의 국내 진출은 두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음악은 무료'라는 인식을 줬던 P2P 불법 시장에서 유료 시장으로 전환할 때 진통을 겪었듯, 징수 규정 개정도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 음악산업선진화포럼 주최로 30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M에서 열린 <2012 디지털 음악 산업 발전 세미나> 개최에서 토론자들이 디지털 음악 산업의 상생과 발전을 토론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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