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투표, '1%의 지배' 세상 바꾼다"
'역사학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총선버스 411' 탑승... "정동영 후보 역할 커"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30일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교보타워 앞에서 <오마이뉴스> 총선버스에 올라 타고 있다. ⓒ 남소연
역사학자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는 30일 "젊은이들이 투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1%가 지배하는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복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출옥한 사람들이 만세 부르는 사진이 있는데, 이들은 5년 뒤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모두 다 죽어버렸다"며 "그 이후 이승만 대통령과 친일파들이 자기 멋대로 해먹었다, 그래서 한 영국 기자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홍구 교수는 "하지만 1953년 한국전쟁 휴전 후, 7년 뒤인 1960년 (이승만 독재에 맞서) 고등학생들이 들고 일어선 4·19 혁명이 일어나 세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시 박정희 대통령이 이를 짓밟았지만, 1979년 부마 항쟁으로 다시 세상이 바뀌었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전두환 정권도, 1987년 6월 항쟁으로 다시 세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투표일까지 10여 일 남았는데, 20~30대가 5%만 더 투표에 참여한다면 세상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은 경제민주화 제대로 해보자는 것"
이번 총선의 의미를 두고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라고 한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1948년) 제헌 헌법에 대한민국의 정치적 민주주의와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조화를 강조했다"며 "1987년 정치적 민주주의는 간신히 이뤄졌지만,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은) 정치적 민주주의만 이루고 민주화 과제가 다 이뤄진 것으로 착각했지만, 비정규직이 생기고 소외계층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제는 이를 제대로 바로잡아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났으면 먹고 입고 배우는데 차별이 없어야 하고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도입 여부를 가르는 이번 총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 대표주자가 맞붙은 서울 강남을 선거구 승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30일 서울 강남구를 찾은 <오마이뉴스> 총선버스에 올라 강남대로를 돌며 이번 4.11 총선이 갖는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 남소연
그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를 두고 "(매국노인) 이완용에 반열에 오를 사람"이라며 "우리 주권을 팔아넘기고 희희낙락한 자들을 위한 역사의 법정은 준비돼있다, 김종훈 후보는 역사의 법정 피고석 1~2번에 앉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개혁·개방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독소조항이 많은 한미FTA는 하나하나 뜯어고치는 것보다 완전히 헐고 다시 쓰는 게 좋다"며 "역사 교과서에서 구한말 제대로된 개혁·개방 못한 우에 대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김종훈 후보를 뽑게 되면, 50~100년 후 후세들로부터 도대체 누가 김종훈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켰느냐는 비판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사람들, 우리 사회에 대한 책임 다해야"
한 교수는 김종훈 후보의 맞상대인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정동영 후보는 현재 2007년 대통령 선거 후보 당시와 비교해 (한미FTA 등 경제민주화에 대한) 입장이 많이 바뀌었다, 너무 반갑다"며 "정동영 후보는 온갖 갈등의 현장을 다니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느낀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그는 "정동영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강남을 선거구에 출마한 것은 강남의 한국사회 최고 엘리트들을 설득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파탄을 되돌리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강남구 주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호소했다. 그는 "이완용을 처단하는 문제는 진보만의 과제는 아니다"며 "강남 사람들은 한국사회의 지배층으로서 한국사회에 대한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는 그들이 강남에서 오래오래 잘 사는 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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