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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하느님'을 들어보셨나요

평범한 중소기업대표, 세상 향해 '경제종교' 제안하다

등록|2012.04.03 11:41 수정|2012.04.03 18:57

책 표지이계양 대표가 출간한 <성공에 유익한 종교관> 책 표지다. '전반부는 기독교 성서에 대한 비평, 후반부는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부교 제시'가 그 내용이다. ⓒ 송상호


평범한 기업가(양궁제조업체 아처리라이프 이계양 대표)가 책을 냈다. 제목은 <성공에 유익한 종교관(아처리라이프 출판)>. 전반부는 기독교의 허상을 고발한다. 성경에 나오는 구절들을 일일이 들추며 토를 다는 형식이다. 저자 특유의 '비즈니스적' 사고로 성경 구절들을 비평한다. 하나둘 읽어가는 재미가 있다. 후반부엔 그가 추구하는 종교세상을 말한다.




한때 크리스천이었던 그가 돌아선 이유

그도 한때는 크리스천이었다. 아내의 권유로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다. 그러다가 그는 20010년도에 신실한 크리스천이 되기도 했다. 자신이 추구하던 사업이 위태하자 신을 찾게 된 것. 하지만, 기독교적 신에게 다가갈수록 허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기독교를 알아보기 위해 신학 대학에 다녔으나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기독교 비평서적을 탐독했다. 원래 사업적 사고, 즉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그가 취한 방식이었다. 독서할수록 기독교에 대한 허구를 적나라하게 발견한 그. 하지만, 기존 안티기독교인들의 모습에서 머물지 않았다. 뭔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교리적으로는 부와 자본을 악하다고 보는 기독교. 하지만 실제로는 부를 누구보다 추구하는 이중적인 기독교를 그는 넘어서고 싶었다. 이런 모습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안을 찾자는데 주목했다. 지금의 기존종교가 원시적인 고대시대의 유물이며, 더 이상 21세기 현대인의 종교가 될 수 없다는 사고에서 출발했다.

'경제 하느님' 따르는 '부교(富敎)' 제시하다

그는 '경제 하느님'을 떠올렸다. 경제가 세상을 만드는, 즉 자본이 세상을 만드는 현상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기존 사회운동가나 종교인들의 길을 택하지 않았다. 자본만능주의의 폐해를 주장하며 거기서 돌아설 것을 주문하지 않았다. 오히려 건전한 자본을 추구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래서 그가 추구하는 종교의 이름도 '부교(富敎)'다.

아처리라이프 사무실양궁제조업체 아처리라이프 사무실 벽면엔 각종 활들이 걸려있다. 이계양 대표 회사는 양궁 수출에만 99%를 담당하는 수출중소기업체다. ⓒ 송상호



'부교'라는 이름을 걸고 모인 공동체는 부를 추구한다. 물론 현재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위해 금융기관을 조성하고, 컨설팅을 하고, 창업아이템을 지원한다. 구성원을 부자 되게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그에겐 부자가 될 수 있는 실제적 아이템이 많다. 일찌감치 공부한 창업학과 다년간 사업으로 다져진 노하우가 그것이다. 그가 지금 하는 양궁제조업을 통해 이란,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폭넓은 교류 또한 자산이다. 정보가 재산인 시대에 그 정보를 독식하지 않으려는 그의 의지가 빛나는 대목이다. 부교라는 공동체를 통해 나누고자 한다.

기존 종교처럼 헌금, 예배 등의 형식은 없다. 다만, 그들의 방향을 잡는 경전은 있다. 그에 의하면 '진서' 즉 '참된 책'은 있다. 그를 비롯한 공동체원이 서로 합의하고 연구해서 완성해갈 생각이다. 헤겔의 변증법으로 보면 정과 반을 넘어서 합을 도출해 낸 경우다. 기독교 비판과 비평을 넘어서 21세기형 종교를 나름 제시했다. 그에 의하면 "기독교처럼 뜬구름 잡는 종교가 아닌 생활에 필요한 종교"라는 것이다.

20세기까지 일신교의 방식, 즉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이 아닌 수평적이고 쌍방적인 방식의 종교라고 그는 강조한다. 종교라고 하는 이름으로 착취하는 구조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구성원을 부유하게 하는 구조라 말한다. 그는 자신을 일러 종교 교주가 아니라 '종교 제안자'라고 말한다.

굳이 종교라는 이름을 거는 이유

이쯤 되면 왜 굳이 종교라는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 의문을 제시해 볼 수 있다. 그는 말한다.

"내가 추구하는 이 종교는 실은 '경제포럼'이다. 그럼에도 종교란 이름을 택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사람들이 종교에 기대는 종교성을 최대한 이용하자는 것과 '경제 하느님'이란 종교적 심상을 바탕에 두기 때문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적 안정감을 누리게 하자는 의도에서다."

지금 한국처럼 '부의 독점, 부의 편중, 빈익빈 부익부'를 그는 반대한다. '부의 상한선'을 합의하는 사회가 건강하다고 말한다. '부교' 또한 그렇다.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새로운 멤버로 순환할 계획이다.

이계양 대표경기도 평택 출생으로 대학에서 경영학, 대학원에서 창업학을 공부하였으며, 대한석탄공사, 태평양화학, 현대자동차, 산성자동차 등에서 직장생활을 하였다. 현재는 활 제품의 제조 및 수출입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어학습서를 다수 저술하였다. ⓒ 송상호



지역별로 소모임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현재 그는 평택에 본부를 짓고 있다. 올 5월 말이면 완공 예정이다. 거기는 경제포럼을 통한 경제적 지혜 나눔, 양궁을 통한 신체적 지혜의 나눔, 외국어 습득을 통한 언어적 지혜의 나눔 등을 실현할 공간이다. 이제 그는 뜻을 같이할 사람을 찾고 있다.

신흥종교에 대한 사회적 편견, '종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 추락, 또 다른 자본만능주의로 흐를 위험성, 종교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기업이 될 가능성 등의 숙제가 있음에도 종교에 대한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세상에 모든 첫 도전은 원래 무모하고 위험하다. 콜럼버스의 신대륙탐험이 처음엔 무모했듯이. 그의 도전이 무모할지 신선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인터뷰는 지난 2일, 경기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에 있는 (주)아처리라이프 양궁제조공장 사무실에서 이계양 대표와 이루어졌다.

성공에 유익한 종교관 : The Rich | 이계양 (지은이) | 아처리라이프 | 2012년 3월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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