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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동 2호는 실패라더니... 국방부 왜 입장 바꿨나

근거로 제시한 <스페이스 플라이트 나우>는 3년 전 기사

등록|2012.04.06 13:47 수정|2012.04.06 13:47

<스페이스 플라이트 나우> 대포동 2호 관련기사국방부는 대포동 2호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2단 추진체가 3864km 거리에 떨어졌다며 위의 보도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2009년 4월 10일의 기사였다. ⓒ 인터넷 갈무리

국방부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를 앞두고 2009년 대포동 2호와 관련한 입장을 바꾼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일 "2009년 발사한 대포동 2호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2단 추진체가 3864km 거리에 떨어졌으며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대포동 2호의 사거리는 6700~1만km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성능 개선을 미루어 봤을 때 이번 광명성 3호는 사거리가 1만km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포동 2호는 2, 3단 로켓이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아 실패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날 발표에서 국방부는 "2009년에는 대포동 2호의 2, 3단 로켓의 분리가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었지만, 미국 학술지 <스페이스 플라이트 나우> '최신호' 등의 자료에 따르면 분리에 성공하여 2단이 예상된 지점에 떨어졌으며, 이로 미루어 볼 때 상당한 제어 기술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때문에 "재진입 기술만 보강한다면 위협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개발될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가 근거로 제시한 <스페이스 플라이트 나우> '최신호'는 엄밀히 말해 최신이 아니라 3년 전 대포동 2호 발사 직후인 2009년 4월 10일자로 발행된 기사다.

<북한의 미사일은 예상보다 더 멀리 날아갔다>는 제목의 이 기사는 당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대포동 2호의 낙하지점이 2390마일(국방부가 최근 인정 발표한 3864km와 유사)"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지난 2일 국방부가 언급한 2, 3단 로켓 분리 성공과 제어 기술 향상 등의 내용과 부합한다. 이 기사는 '대포동 2호 발사가 다소 성공적'이라는 군사전문가 '찰스 빅'의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 국방부도 이번 발표에서 군사전문가인 찰스 빅의 자료를 인용하기도 했다.

대포동 2호를 둘러싼 이 같은 주장은 <스페이스 플라이트 나우>뿐만 아니라 국방부가 인용한 군사전문채널(www.globalsecurity.org) 등에서 이미 3년 전에 발표된 바 있다. 이처럼 국방부가 대포동 2호에 대해 기존 입장을 바꾸며 제시한 근거 자료는 새로운 것이 아닌 3년 전에 이미 나온 것이다.

앞서 인용한 군사 전문가 찰스 빅도 4일(미국시각)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발사될 로켓이 대단히 새로운 것은 아니며 2009년 발사와 기본적으로 같은 수준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왜 한국 국방부는 3년 전 대포동 2호 발사 직후에 알려진 사실을 다시 들고 나와 마치 최신 분석 결과인 것처럼 알리고, 그것을 토대로 기존의 입장도 바꿨을까. 각 언론들은 이같은 국방부 발표를 받아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국방부가 공식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의 위험성을 부각하는 발표를 한 것 자체가 또다른 '북풍'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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