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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사찰' 김제동..." 난 한 여성에게 사찰당하고 싶다"

심경 전한 김제동, "민간인 사찰은 알아서 불안하게 만드는 것"

등록|2012.04.04 11:48 수정|2012.04.05 00:48

▲ 방송인 김제동이 지난 2010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에 참여했던 모습. ⓒ 권우성


방송인 김제동이 국정원 사찰 논란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김제동은 3일 MBC 노동조합과의 인터뷰를 갖고 "자꾸 움츠러든다. 암묵적으로 느끼는 불안, 사찰 탓이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사실 제일 무서운 건 알아서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 심정을 언급했다.

국정원 직원과 만났던 일에 대해서도 김제동은 사실임을 확인해줬다. 김제동은 "재작년 고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직전, 국정원 직원이 '술 한 잔 하자'고 연락해 동네 술집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당시 국정원 직원은 김제동에게 "추도식에 웬만하면 가지 마라. VIP께서 걱정을 많이 하신다"는 말로 김제동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동은 이에 대해 "'(VIP께) 제 걱정하지 말고, 다른 걱정하고 사시라'고 전해 달라"는 답을 했다고 전했다.

▲ 2010년 <꿈꾸는 소년 - YB의 미국 워프트 투어 이야기'>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 참여한 김제동의 모습(좌) 우측은 가수 윤도현이다. ⓒ 유성호


이번 사찰 논란과 관련 자기 검열로 인한 불안한 심경을 보였던 김제동이었지만 정작 김제동은 "국정원 직원이나 경찰청 정보과 같은 정보 당국에 이제는 겁을 내지 않는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제동은 "이런 힘조차 없는 사람들한테 국정원 직원이 찾아가거나 하면 그게 바로 폭력"이라며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을 했다.

또한 김제동은 이날 인터뷰에서 특유의 유머를 잊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제동은 "결혼정보회사보다 나을 국가 기관이 조사해도 흠결이 없는 남자라는 결론이 나왔다면, 나이나 외모 빼고는 큰 흠결이 없다는 발표를 해 달라"면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나는 한 여성에게 내밀하게 사찰당하고 싶은 한 남성이다. 민정 씨하고는 연애할 수 있지만 민정수석하고는 연애할 마음이 없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MBC 노조 측에 따르면 이번 인터뷰는 김제동 본인 자택의 침실에서 이뤄졌다. "사찰까지 당한 마당에 자신의 은밀한 공간을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응한 인터뷰였다.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서 김제동은 "저 없는 동안 이 일로 여러 말들이 나돌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제동은 5일 <청춘콘서트>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잠시 출국 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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