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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3선 금지 개헌 지지... "나만 빼고"

취임 전부터 4전 도전 의지 "개헌 소급 적용 안된다"

등록|2012.04.13 12:04 수정|2012.04.13 12:04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4선 도전 의지를 보도하는 AP통신 ⓒ A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이자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전부터 장기 집권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AP 통신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12일(한국시간) 총리 임기 마지막으로 열린 국가두마(하원) 국정보고에서 대통령직을 총 3번 이상 역임하지 못하게 하는 개헌에 동의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합리적인 생각"이라며 "검토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개헌 내용은 현재 대통령직을 3번 이상 연이어 맡을 수 없다는 헌법 조항에서 '연이어(consecutive)'라는 단어를 빼고 총 3번 이상 맡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푸틴 총리는 "개헌이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앞으로 (대통령직을) 2번 더 맡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이며 곧바로 재선 의지를 밝혔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2차례 대통령직을 역임한 푸틴 총리는 3번 이상 연임할 수 없다는 헌법에 때문에 잠시 총리로 물러난 뒤 지난달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곧 세 번째 임기를 앞두고 있다.

총 3번 이상 대통령직을 맡지 못하게 하는 개헌은 푸틴 총리가 다음 대선에 나올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못박으며 4선에 대한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더구나 푸틴이 총리로 물러난 사이 러시아 대통령 임기가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나면서 만약 푸틴 총리가 2018년 열리는 대선에서도 당선된다면 총 20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편 푸틴 총리는 이날 국정보고 도중 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지난달 대선과 함께 치러진 러시아 남부 아스트라한의 시장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 후보에 패한 정의러시아당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총리의 입장을 묻자 푸틴은 "선거 부정은 법원 제소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왜 단식 농성을 벌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아스트라한 시장 선거에서 2위를 기록한 정의러시아당의 올렉 셰인 후보와 지지자들은 부정 선거에 항의하며 한 달 가까이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푸틴 총리가 부정 선거 조사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자 결국 정의러시아당 의원 64명은 단체 퇴장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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