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파업'속에 출발하는 생방송 <나가수2> 걱정된다

가수 출연자, 제작진, 시청자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

등록|2012.04.16 10:14 수정|2012.04.16 10:17

▲ 4월 5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김영희 CP가 <나는가수다2> 제작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 MBC

<나는 가수다 시즌2>(이하 <나가수2>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된 지금, 대중들은 과연 <나는 가수다 시즌1>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나가수>의 산파 역할을 한 김영희PD가 직접 연출을 맡아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그만큼 시청자의 기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 바뀌는 것도 많다. 녹화방송이 생방송으로, 경연팀도 7팀에서 12팀으로, 탈락자도 꼴등만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1등과 꼴등이 함께 방송에서 하차한다는 게 주된 변화다. 하지만 <나가수>와 <나가수2>가 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MBC노조가 파업 중이라는 사실이다.

<나가수2>는 본질적으로 음악방송이다. 음악이 가장 중심이 되는 방송이라는 이야기다. <나가수>를 녹화방송했던 가장 큰 이유는 가수들이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펼치는 경연이기 때문에 최고의 환경에서 걱정없이 노래를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려 했던 것이다. 음향과 조명 등 기계적 방송사고를 방지하고 가수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불상사를 미연에 막기 위해 녹화방송을 선택한 것이다.

MBC 노조 파업 중에 방송이 되는 <나가수2>

물론 산전수전 다겪은 가수들이 출연하는 만큼 방송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문제는 제작진이다. 생방송은 출연자들 뿐만아니라 제작진에게도 녹화방송 이상의 긴장감을 필요로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금 MBC노조는 현재 파업 중으로 <위대한 탄생2>생방송에서도 지적되었던 진행의 미숙함이 만약 <나가수2> 생방송 경연에서도 보여진다면 대중들의 비판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불을 보듯 뻔하다. 왜냐하면 <나가수2>는 MBC노조가 파업 중인 상태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 김영희PD는 4월 5일 <나는가수다2>와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4월 22일 전까지는 파업이 끝나지 않겠느냐"고 낙관했으나 현재 상황으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MBC


생방송, 과연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을까?

김영희 PD 스스로가 기자간담회에서 파업으로 인하여 "준비가 굉장히 어렵다"라고 밝힌 것처럼 제작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후배들의 열정에 누가 될까봐 파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나가수2> 첫 방송 시기를 두 번 미뤘다"며 "그런데 또 다시 방송을 미루면 출연하는 가수들의 스케줄이나 음반발매 일정, 콘서트 일정에 너무 큰 차질이 생겨서 아예 프로그램 자체가 무산될 수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파업은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그렇다면 제작자로서 훌륭한 무대와 감동적인 노래를 시청자들이 듣고 감상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나가수2>를  방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녹화방송이 아닌 생방송으로 바뀌는 가장 큰 이유는 <나가수>에서도 지적된 현장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간의 체감평가 차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미칠 듯한 고음과 풍부한 성량을 자랑하는 가수들 위주로 각광을 받았던 점에서 벗어나 '뮤지션'위주의 경연을 추구하는 <나가수2>의 성격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보다 더 큰 긴장감을 불어넣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 상승을 유도하겠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영희 PD가 '4월22일 전에는 파업이 끝나지 않겠느냐'라는 말이 현실로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에서(아마도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것이라 예상하고 나온 말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숙달된 MBC 노조의 제작 참여는 사실상 물건너간 셈이다.

방송사고가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설사 방송사고가 없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경연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큰 가수들이 제작진에 대한 신뢰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게 된다면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들은 프로 가수들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적다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아직 <나가수2>는 방송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때이른 걱정일 수도 있다. 방송 시작 후 아무런 문제 없이 훌륭히 경연이 진행되고 시청자들 또한 <나가수>를 능가하는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MBC 노조와 사측이 끝이 보이지 않는 평행선상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는 만큼 우려를 감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방송을 연출하는 김영희 PD도 동료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가수2>를 연출하는 게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어 파업이 멈추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티스토리 블로그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