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을 포기한 기자, 기자가 이래도 되나요?
[서평]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 주기자>
"주진우는 모든 기자가 가지고 있는 (금지된) 선이나 성역이 없는 기자다. 한국에도 이런 기자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김어준 총수의 예감은 적중했다.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출연 이후 주진우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기자가 됐다. 사람들은 주진우 기자의 강한 정보력과 취재력에 놀라고 그의 굽히지 않는 소신에 열광한다. 한국에도 이런 기자가 있다는 사실에 대중은 자부심마저 느낀다. <시사저널> 파업사태와 <시사IN> 창간 과정 속에서 그가 터트린 특종들도 때 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수줍게 '정통 시사주간지'를 읊조리는 그는 이제 대한민국 기자의 '기준'이 돼가고 있다.
그의 인기에 힘입어 책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1주일 만에 10만 부가 나갔다. 보수언론의 '<나꼼수> 죽이기'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와중에도 주진우 기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칠 줄 모른다. 오히려 불타오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권력과 부패에 관한 기자 주진우의 심층추적 취재기'를 부제로 달고 있는 <주기자-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이하 <주기자>)는 주진우 기자의 서른아홉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물론 책을 구성하는 주요 내용은 그의 기사와 취재기지만 그보다는 간간히 엿볼 수 있는 주진우 기자의 인생스토리가 오히려 더 재미있다. 왜 기자가 됐는지부터 시작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취재를 하고 또 기사를 쓰는지 그는 '부끄럽게' 밝힌다. 기사에 진심을 부여하는 그의 고백 덕에 정치·시사·사회를 넘나드는 주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읽힌다.
권력을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는 기자
우리사회에서 '권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단어들이 있다. 자본(삼성), 교회, 언론, 검찰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국민이 힘을 부여한 정치권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지난 몇 십년간 '성역'과 '금기' 다른 이름으로 존재해왔다. 아무리 독한 기자라도 이들을 까기는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돌연 삼성과 종교를 '블루오션' '보물창고'라 칭하는 기자가 나타났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기에 건드릴게 많다는 창의적 발상. 삼성이 추구하는 창의적 인재가 바로 주진우 기자다.
그런데 권력은 주진우 기자를 못마땅해 한다. 그가 쓴 기사마다 소송이 걸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덕분에 지금은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기자가 됐지만, 꼼꼼한 취재 덕에 소송에 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주기자>를 보면 삼성 측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즉석에서 거절했다. 그 이유가 재밌다.
"돈과 관련해서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거부해야 '진짜 멋있다'는 생각을 고등학교 때부터 해오고 있었다."(본문 중에서)
그는 그런 기자다.
쪽팔리게 살고 싶지 않다는 기자
사람들은 그를 '특종 기자'라고 부르고, 어떻게 경찰과 다른 언론에서는 알지 못하는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때로는 탐정보다 더 정확하게 사건의 맥을 짚어낸다. 또, 때로는 경찰보다 더 진짜 범인에 근접할 수 있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을 도와주는 '빨대'들과 취재원들 덕분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그의 생각에 답이 있다.
"내 월급은 기사 써서 받는 돈 20퍼센트,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하고 받는 돈 30퍼센트, 나머지 50퍼센트는 약자 얘기 들어주는 것으로 받는 대가다."(본문 중에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에서 주진우 기자 특유의 '디테일'이 묻어 나오는 것이다. 고 최진실 씨와의 인연, 전주 집단 성폭행 사건 등은 바로 '우리는 모두 약자'라는 그의 신념아래에서 나온 기사들이다. 특히 전주 집단 성폭행 사건의 경우는 죄를 짓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가해 학생들이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구속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는 주저 없이 이 기사를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기사로 꼽았다.
주진우 기자에게 기사는 그저 수단일 뿐이다. 지금보다 사회가 나아지는데 필요한 수단 말이다. 그는 자신이 세상이나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다만,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벽돌 두 장의 역할만 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딱 벽돌 두 장.
그래서 그는 쫄지 않는다. 분명히 깨지고, 뜨거운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하지 않는다. 하지만 웃으면서 가겠다는 의지만큼은 변함이 없다. 영원히 철들지 않고 소년으로 살다 소년으로 가겠다는 주진우 기자는 오늘도 기도한다. 비굴하지 않은 가슴을 달라고.
김어준 총수의 예감은 적중했다.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출연 이후 주진우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기자가 됐다. 사람들은 주진우 기자의 강한 정보력과 취재력에 놀라고 그의 굽히지 않는 소신에 열광한다. 한국에도 이런 기자가 있다는 사실에 대중은 자부심마저 느낀다. <시사저널> 파업사태와 <시사IN> 창간 과정 속에서 그가 터트린 특종들도 때 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수줍게 '정통 시사주간지'를 읊조리는 그는 이제 대한민국 기자의 '기준'이 돼가고 있다.
'권력과 부패에 관한 기자 주진우의 심층추적 취재기'를 부제로 달고 있는 <주기자-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이하 <주기자>)는 주진우 기자의 서른아홉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물론 책을 구성하는 주요 내용은 그의 기사와 취재기지만 그보다는 간간히 엿볼 수 있는 주진우 기자의 인생스토리가 오히려 더 재미있다. 왜 기자가 됐는지부터 시작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취재를 하고 또 기사를 쓰는지 그는 '부끄럽게' 밝힌다. 기사에 진심을 부여하는 그의 고백 덕에 정치·시사·사회를 넘나드는 주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읽힌다.
▲ 주기자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 박창우
우리사회에서 '권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단어들이 있다. 자본(삼성), 교회, 언론, 검찰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국민이 힘을 부여한 정치권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지난 몇 십년간 '성역'과 '금기' 다른 이름으로 존재해왔다. 아무리 독한 기자라도 이들을 까기는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돌연 삼성과 종교를 '블루오션' '보물창고'라 칭하는 기자가 나타났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기에 건드릴게 많다는 창의적 발상. 삼성이 추구하는 창의적 인재가 바로 주진우 기자다.
그런데 권력은 주진우 기자를 못마땅해 한다. 그가 쓴 기사마다 소송이 걸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덕분에 지금은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기자가 됐지만, 꼼꼼한 취재 덕에 소송에 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주기자>를 보면 삼성 측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즉석에서 거절했다. 그 이유가 재밌다.
"돈과 관련해서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거부해야 '진짜 멋있다'는 생각을 고등학교 때부터 해오고 있었다."(본문 중에서)
그는 그런 기자다.
쪽팔리게 살고 싶지 않다는 기자
사람들은 그를 '특종 기자'라고 부르고, 어떻게 경찰과 다른 언론에서는 알지 못하는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때로는 탐정보다 더 정확하게 사건의 맥을 짚어낸다. 또, 때로는 경찰보다 더 진짜 범인에 근접할 수 있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을 도와주는 '빨대'들과 취재원들 덕분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그의 생각에 답이 있다.
"내 월급은 기사 써서 받는 돈 20퍼센트,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하고 받는 돈 30퍼센트, 나머지 50퍼센트는 약자 얘기 들어주는 것으로 받는 대가다."(본문 중에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에서 주진우 기자 특유의 '디테일'이 묻어 나오는 것이다. 고 최진실 씨와의 인연, 전주 집단 성폭행 사건 등은 바로 '우리는 모두 약자'라는 그의 신념아래에서 나온 기사들이다. 특히 전주 집단 성폭행 사건의 경우는 죄를 짓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가해 학생들이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구속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는 주저 없이 이 기사를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기사로 꼽았다.
주진우 기자에게 기사는 그저 수단일 뿐이다. 지금보다 사회가 나아지는데 필요한 수단 말이다. 그는 자신이 세상이나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다만,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벽돌 두 장의 역할만 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딱 벽돌 두 장.
그래서 그는 쫄지 않는다. 분명히 깨지고, 뜨거운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하지 않는다. 하지만 웃으면서 가겠다는 의지만큼은 변함이 없다. 영원히 철들지 않고 소년으로 살다 소년으로 가겠다는 주진우 기자는 오늘도 기도한다. 비굴하지 않은 가슴을 달라고.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이카루스의 추락(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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