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수입차? "한달에 50대도 못 팔아요"
부산국제모터쇼, 내달 25일부터 벡스코서... 아쉬운 '월드프리미어'속에 역대 최대 규모로
▲ 다음달 25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국제모터쇼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 2010년 부산국제모터쇼 모습. ⓒ 부산국제모터쇼조직위
"한 달에 50대도 못 파는 (수입차) 브랜드도 있어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18일 낮 서울 신라호텔 에머랄드 룸. 내달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모터쇼를 알리는 기자간담회서, 수입차협회 관계자의 뜬금없는 하소연이 나왔다.
배경은 이렇다. 주최 쪽은 "이번 모터쇼가 역대 최대 규모"라며, 국내외 참여업체가 96개사(완성차 22개, 부품사 74개)라고 발표했다. 이후 한 기자가 '일본 업체인 혼다와 미쓰비시 등 5개 수입차 회사가 모터쇼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일부에선 "참가비가 너무 비싸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연 10만대 '급성장' 수입차 시장, BMW 등 독일차만 잘나가
그러자, 모터쇼를 주관하는 부산광역시 관계자가 발끈했다. 그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행사 때와 업체 참가비는 같다"면서 "그동안의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불참하는 수입차 업체는 그 회사 사정에 따른 것"이라며 "수입차 협회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마이크를 건넸다.
수입차 협회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 자동차 업체 20여개 사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예상치 않게 기자들 앞에 선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난감해 했다. 그는 "각 회사의 불참 이유를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기자들이 알아서 해당 업체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대신 그는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업체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한 솔직한 속내도 내비쳤다. 그는 "요즘에 마치 모든 수입차 업체들이 잘되고, 행복해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하지만 상대적인 박탈감과 빈곤에 시달리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수입차 시장 가운데 독일쪽 업체들이 65%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브랜드는 연 2만~3만대씩 팔고 있지만, 어떤 곳은 한 달에 50대도 못파는 브랜드도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구체적인 회사 이름이나 차종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마디로 일부 업체와 차종을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크다는 것이다. 그에 따른 빈익빈 부익부도 심하다는 것이다.
부산국제모터쇼, 아쉬운 '월드프리미어'속 친환경차 대거 선보여
▲ 올 1분기 브랜드별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실제 통계를 봐도 그렇다. 수입차협회가 내놓은 올 1분기 판매 실적을 보면, 독일 자동차업체인 비엠더블유(BMW)가 22.76%를 차지했다.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가 14.98%, 폭스바겐이 12.57%, 아우디가 11.62% 점유율을 보였다. 이들 상위 4개업체가 61.93%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독일계 회사까지 더할 경우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65%를 넘어선다. 그나마 한국토요타가 올들어 '뉴 캠리'로 선전하면서, 9.3%를 보인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판매 등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특정 업체와 브랜드 중심으로 판매가 쏠리면서, 업체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25일부터 부산에서 국제모터쇼가 열린다. 지난 2003년 이후 2년에 한번씩
열리는 행사다. 올해는 '바다를 품은 녹색자동차의 항해'라는 주제로 오는 6월3일까지 벡스코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국내외 22개 완성차 업체에서 모두 170여 대의 자동차가 나온다. 지난 2010년 수입차 업체들이 불참해, 109대가 나온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규모가 커진 만큼 눈에 띄는 새로운 자동차가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세계에서 가장 처음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가 2대에 불과하고, 이마저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대우버스)와 쌍용차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따라서 사실상 부산모터쇼가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차는 없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부산모터쇼 조직위 관계자는 "아직 출품 자동차의 경우 앞으로 계속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최근 자동차 트렌드인 친환경 자동차들이 대거 선보이고, 각종 볼거리도 풍성하게 꾸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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