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번째 죽음, 고 이윤형 영정 얼굴을 걸다
[현장] 대한문 분향소 15일차 풍경
▲ 이정환 감신대 학생이정환 감신대 총학생회 사회부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 이명옥
19일, 15일차 추모기도회는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의 131번째 기도회를 겸해 열렸다. 감리교 신학신학 대학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모기도회에는 감리교 신학대학 학생들이 함께했으며, 이정환(감리교 신학대학 총학생회 사회부장) 학생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덕주(감리교 신학대학교수) 목사는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인 카인이 질투로 동생 아벨을 쳐 죽인 사건을 예로 들며, 정리해고라는 이름으로 22명을 살인한 쌍용자동차와 정부, 사회에 '살인의 책임'을 묻고 반성을 촉구했다.
"어머니, 자살이 죄가 된다는 것을 알아요. 내가 비록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더라도, 공장이 어린 여공들에게 더 나은 작업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예수님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으셨을까요? 어머니, 나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이 목사는 "22명의 희생자도 세상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마지막 소통 수단인 죽음을 택했다. 죽음으로 세상에 말하고 싶고,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22분의 죽음이 소통을 위한 희망의 불꽃으로 타올라서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때, 저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저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전하고 소통하자"고 말했다.
▲ 감신대 학생들이 함게 했다.감신대의 주관으로 추모기도회를 하고 있다. ⓒ 이명옥
연대 발언을 한 김미령(인하대 경영학과)씨는 "사회자가 굵고, 짧게 발언을 하라고 요청했다" 며 "4차 희망버스 때 사회를 봤는데, 희망버스가 성공해 김진숙 지도가 크레인에서 내려왔다. 이번에도 내가 대한문 분향소를 찾았으니, 제2의 희망버스를 성공하게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함께 연대해 제2의 승리를 만들어 내자"고 외쳤다.
▲ 고 이윤형씨 영정분향소를 차린 지 15일 만에 고 이윤형씨 영정이 놓였다. ⓒ 이명옥
한편, 분향소를 찾은 시민은 대한문 분향소를 차린 지 열닷새 만인 19일 밤부터 22번째 희생자 고 이윤형(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36)씨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 예수회 최헌국 목사(예수살기 총무)가 이윤형씨 모습을 프린터로 인쇄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문 분향소에는 고인의 영정 사진이 없었다. 분향소를 차리지 못하게 막은 사측과 경찰 때문이었다. 분향소를 찾는 시민은 얼굴조차 없는 분향소에서 22번째 해고자의 죽음을 추모하며 분향을 해왔다.
▲ 최헌국 목사고 이윤형 씨의 얼굴을 프린트로 인쇄해 온 최헌국 목사 ⓒ 이명옥
죽음을 막지 못해 빚진 자의 심정으로 추모기도회에 함께하고 있다는 최헌국 목사는 참석한 시민을 향해 다음과 같이 함께 외쳐달라고 말했다.
"학살을 멈춰라! 고 이윤형님과 쌍용자동차 사회적 학살로 죽음으로 내몰린 영령들이시여,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부활하소서. 부활하소서. 부활하소서."
대책위는 16일부터 21일까지 '범국민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부산, 천안 등 전국에 분향소를 설치해 분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21일은 '범국민 추모대회'로 평택에서 모인다. 대한문 분향소는 49제 일인 5월 18일까지 이어진다.
덧붙이는 글
4차 쌍차 포위의 날인 4월 21일은 '범국민 추모대회'로 평택에서 모입니다. 차량은 11시 시청 앞에서 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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