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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시설 타격 미사일 개발", 국방부 '재탕'이었다

2010년 7월에 이미 언론보도돼... 발사 장면만 새롭게 추가돼

등록|2012.04.20 16:40 수정|2012.04.20 18:11

▲ 19일 국방부가 공개한 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장면 ⓒ 국방부


19일 국방부의 '북한 핵시설 타격 미사일 독자 개발' 발표를 둘러싸고 '재탕'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예정에도 없던 브리핑을 통해 "북한 전역의 핵과 미사일기지 등 핵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독자 개발해 이미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정책기획관 신원식 육군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현재 북한 전역의 어느 곳이나 즉각 타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타격 능력을 갖춘 순항(크루즈) 미사일을 독자 개발 배치했다"고 말했다.

특히,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은 "군은 또 이날 각각의 미사일 발사와 목표물 타격 장면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이명박 대통령에 보고하고 언론에도 전격 공개했다"며 "군은 "기밀 사항"이라며 확인을 거부했으나, 공개된 탄도 미사일은 현무 2, 순항 미사일은 현무 3으로 각각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현무 2와 현무 3의 발사 장면은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면서 "군이 신형 전략 미사일 2종을 이날 전격 공개한 것은 최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시험발사와 신형 탄도미사일 공개에 대한 대응조치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한국의 거의 모든 언론들은 "김정은 집무실 유리창까지도 정밀 타격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등 새로운 미사일 개발 및 배치를 극대화해 전했다.

발사 장면 최초 공개가 세계 수준 미사일 개발로 둔갑

▲ 국방부가 이번에 영상 공개한 현무 3C의 배치 완료를 보도하는 2010년 7월 <조선일보> ⓒ 조선닷컴


하지만 이 같은 발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이미 1년 9개월 전인 2010년 7월에 <월간조선> 2010년 8월호 기사를 인용해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국방부 발표와 다른 것이라면 발사 장면 사진이 없다는 것뿐이다.

당시 <조선일보>는 "사거리 1500km 국산 크루즈 미사일 실전배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개발된 현무-3C 순항(크루즈) 미사일은 "북한 군사 시설을 모두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오차 범위도 1~2m에 불과하여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또 "올해(2010년)부터 중부전선 00부대에 000여기 이상을 실전 배치한다"고 덧붙혔다.

이 기사에서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남한 미사일은 평양 이북에 즐비한 미사일 기지에 손도 못 댔으나 이번 '현무-3C'의 등장으로 이런 열세를 일거에 극복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여러 매체에서 순항 미사일 현무 3C에 관한 사실을 전했다.

이는 국방부의 이번 발표가 이미 언론에 공개된 사실을 재탕한 것에 불과함을 잘 보여준다.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한미미사일지침'에 따라 사거리 300km가 넘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해 2월 18일 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처럼 이미 사거리 3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완료해 실전배치한 지 오래다. 또 사거리 제한이 비교적 자유로운 순항 미사일 등은 이번에 발사 장면이 공개된 현무 3호 추정 미사일 등의 개발을 끝내고 배치한 지 오래됐다.

한편 국방부는 광명성 3호 발사를 앞두고도 이미 알려진 북한의 로켓 기술을 새로운 것인양 발표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관련기사 : 대포동 2호는 실패라더니... 국방부 왜 입장 바꿨나).

왜 국방부는 이런 발표를 했을까. 대통령의 국방 관련 기관 방문에 맞춰 나온 이번 발표를 둘러싼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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