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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열렬팬 가진 유일한 대선후보...추대는 반대"

[당선자 인터뷰] 3선에 성공한 '친박'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

등록|2012.04.22 11:29 수정|2012.04.22 13:58

▲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인 안홍준 의원. ⓒ 윤성효


4·11총선 기간 내내 "짜장면도 삼선(3선)짜장이 제일 맛있다. 국회의원도 3선이 돼야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외치더니 결국 당선했다.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마산회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안 의원은 의정보고회를 하거나 유세를 할 때마다 '삼선짜장론'을 폈다. 그는 산부인과 원장과 시민운동을 하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해 당선한 뒤, 이번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현재 그는 새누리당 정책위 선임부의장도 맡고 있다.

안홍준 의원은 이번에 53.9%(5만3382표)를 얻어 38.5%(3만8118표)를 얻은 민주통합당 하귀남, 7.7%(7621표)를 얻은 무소속 백상원 후보를 제쳤다. 야당과 일부 언론들은 접전으로 예상했지만, 안 의원은 다소 여유있게 당선했다.

안홍준 의원은 경남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가운데 대표적인 '친박(박근혜)계'로 분류된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박근혜 위원장의 대선 후보 추대론'에 대해, 그는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 관심을 모으는 데도 맞지 않고, 당내 민주 절차에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정희 정부에 대한 박근혜 위원장 책임론에 대해, 안홍준 의원은 "과오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녀한테까지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연좌제도 아니고, 유전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자녀한테까지 덫을 씌워서는 안 된다"면서 "박근혜 위원장은 그동안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통합당 김두관 경남지사의 대권 도전설에 대해, 그는 "임기를 다 채워야 한다. 그런 뒤면 몰라도 중도사퇴는 안 된다"면서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하도록 하면 안 된다. 경남도지사로서 업적을 남기고, 그것으로 평가를 받은 뒤에 대권에 나서라"고 충고했다. 다음은 20일 오후 안홍준 의원과 나눈 대화다.

"잡음 없이 선거를 잘 마쳤다고 생각한다"

- 3선에 성공한 소감은.
"선거하기 전에 시민운동을 했다. 공명선거실천협의회(공선협) 경남대표와 선관위의 바른선거시민모임 대표 등을 지냈다. 3·15기념사업회 기획단장과 부회장도 했다. 공선협 활동을 해서 그런지 바른 선거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다. 3번 선거운동 했지만, 상대 후보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제 이야기를 할 시간도 없는데, 상대 후보 비방하거나 흑색선전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민주성지 마산에서 모범선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잡음 없이 선거를 잘 마쳤다고 생각한다."


- 3선이 돼야 지역 발전을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던데.

"짜장면도 '3선짜장'이 제일 맛있듯이, 더 큰 마산 발전을 위해서는 3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산 유권자들의 판단은 현명했다. 경남도지사도 야당이고 해서, 이번에는 이전과 비교하면 여당이 야당 같은 선거를 하고 오히려 야당이 여당 같은 선거를 했다고 본다. 우리 지역도 그랬지만, 경남의 선거전이 치열했다고 본다."

-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처음부터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들렸다. 그 속에는 국회의원 8년 하면서 한 일이 무엇이냐는 말도 들렸다. 저는 정말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홍보가 제대로 안 됐다는 생각을 했다. 의정보고서를 꼼꼼하게 만들었다. 보는 사람들이 얼마 안 될 수도 있지만, 열심히 일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저는 사실 걱정을 하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었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 새누리당 정책위 부위원장인데, 새누리당은 총선 뒤 '100% 국민행복실천본부'를 구성했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지난 17일 1차 회의를 했다. '정책위'를 '100% 국민행복실천본부'로 전환하고, 전문가들인 비례대표와 몇몇 지역구 당선자 25명으로 구성했다. 분야별로 9개팀으로 나누었다. 공약을 9개 분야로 나누고 구체적으로 담당자도 정해 실천시켜 나가기로 했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예산도 뒤따라야 하고 법안도 마련해야 한다. 19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부터 할 수 있는 일은 할 것이다.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이렇게 조직하고 회의를 벌이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 본다. 오는 25일 2차 회의를 열어 공약을 더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다."

- 100% 국민행복실천본부 부본부장인데, 개인적으로 특별히 관심있는 분야는?
"부본부장으로서 관리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정책위 부의장으로 있을 때는 보건복지, 여성가족, 환경, 노동분야를 총괄했다. 청년일자리창출에 관심이 많다. 또 보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기초노인연금을 증액할 것이고, 군대 사병 급여도 늘리도록 하겠다.

여당이지만 복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싸우다시피 한다. 정권을 빼앗기면 선진국은 불가능하고, 나라가 위태로울 수 있다. 정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복지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와 싸우다시피 해서 복지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총선 성적 좋지만, 전체 득표수는 야당이 상당히 많은 표 얻어" 

- 이번 총선 결과, 경남에서는 지역구도가 더 굳어졌다고 하는데.
"18대 총선에서는 지역 17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1곳(김해을)과 민주노동당 2곳(창원을․사천)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16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통합당 1곳(김해갑), 무소속 1곳(거제)을 내주었다. '창원성산(을)'과 '사천'을 다시 탈환했다. 의석수로 보면 성과는 좋다. 거제 무소속 당선자(김한표)도 새누리당 성향으로 우리와 거의 정체성을 같이 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하나를 잃은 셈이다. 그러나 득표율을 보면 야당이 상당히 많은 표를 얻었다. 야권이 단일화를 해서 그런지 야당 득표율이 높았다. 그렇게 보면 지역구도가 굳어졌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본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더욱 분발해야 한다. 각오를 더 다져야 할 것이다."

- 이번 전국 총선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2년 전 2010년 지방선거 때 사무부총장으로 있으면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강원도지사와 경남지사 등을 야당에 내어주었다. 그 때 우리 당으로서는 참패의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이명박정부 심판에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여당으로서는 힘든 선거였다. 그런 측면에서는 잘했다."

▲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인 안홍준 의원. ⓒ 윤성효

-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는?
"세계 경제 위기로 선진국들이 어려움을 겪는 속에 우리는 수출에서 흑자를 내고 G20 세계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는 등 업적도 많다. 그런데 서민경제가 어렵다 보니 대통령 지지도도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인사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저평가 된 측면이 있다. 민생경제를 더 챙겨서 서민 양극화를 해소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어느 정책이든 긍정·부정적 측면이 있다. 부정 측면이 크다 보면 보완해서 해야 한다. 논리적·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더라도 국민 다수가 반대하면 보완하는 게 맞다.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영산강사업을 지지했는데, 4대강사업의 보 공사도 먼저 한두 개를 해보고 나서 성과 여부를 평가해서 다른 보 공사를 하는 방향으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정권에서 마무리를 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좋은 정책이라도 좀 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정치다. 옳다고, 성공할 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 '친박(박근혜)'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근혜 위원장은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고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난 뒤, 20살에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다. 나름대로 국정을 지켜보았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고 난 뒤에 비서실장이 상황을 보고하자 '왜?'이거나 펑펑 울지 않고 '전방은요?'라고 먼저 물었다고 한다. 국가원수 유고시 전방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 유세 도중 칼로 테러를 당했는데, 비명 한 마디 없이 그 순간을 넘겼다. 피가 흐르니까 지혈을 했다. 한 손으로 안 되니까 두 손으로 막았다. 상당히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인제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에서 1/3 정도 얻고도 승복하지 못하고 탈당해 정권교체를 하도록 하는 빌미를 주었다. 박근혜 위원장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승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점이 있었지만 깨끗하게 승복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천막당사'를 해서 당을 구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박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연예인 같은 열렬한 지지를 가진 유일한 대선 후보다."

- 야권연대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이번 총선에서 의석수는 새누리당이 앞섰지만, 득표수를 보면 야당이 더 많았다. 야권연대가 과연 맞는지 의문이다. 정당마다 정강정책이 다르다. 그것은 정당의 선택권 침해다.  정당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꼭 해야 한다면 합당을 하는 게 맞다."

-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한 평가는.
"이명박 대통령도 업적이 많지만 정치력 부재라는 소리를 듣는다. 안철수 교수가 정치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국방과 외교를 어느 정도 아는지 의문이다. 인기몰이로 되는 건 아니다. 검증이 되지 않았는데 한 나라를 맡기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시장과 국회의원을 해보지도 않았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원과 장관을 했지만 한때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쉬운 게 아니다. 영리한 분으로 알고 있지만, 아무 정치 경험이 없는 분한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여의도 근처에 와 보지도 않았지 않느냐."

"대선 후보 경선은 흥행이 되어야 한다"

- 일부에서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박근혜 위원장을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데.
"추대설은 있을 수 없다.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 관심을 모으는 데도 맞지 않고, 당내 민주 절차에도 맞지 않다. 흥행은 그 뒤 문제다."

- 새누리당 안에도 대선 주자들이 많다.
"사실 경선은 흥행이 되어야 한다. 박근혜 위원장을 제외하고 다른 주자들은 다들 고만고만하다. 나머지 후보들도 따라와 주어야 하는데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차이가 난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김태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함께 경선을 해야 할 것이다. 당 안에 훌륭한 분들이 많다는 것은 자산이다. 박 위원장이 압도적으로 지지도가 높다 보니 다른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아서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 박정희 정부와 관련해 박근혜 위원장의 책임론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박정희 정부는 업적이 많다. 물론 과오도 있다. 역사가 평가할 문제다. 과오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녀한테까지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연좌제도 아니고, 유전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자녀한테까지 덫을 씌워서는 안 된다. 박근혜 위원장은 그동안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 김두관 경남지사의 대권 도전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2010년 경남지사 선거 때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했다. 그 때 민주노동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 얼마 전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당당하지 못하다. 그 당시 '위장 무소속'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았다. '절대 입당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 여론조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경남도민 80% 이상이 경남도정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도지사라는 자리가 개인의 대권을 위한 발판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겠냐. 그런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임기를 다 채워야 한다. 그런 뒤에 다음이면 몰라도 중도사퇴는 안 된다. 보궐선거를 하도록 하면 안 된다. 경남도지사로서 업적을 남기고, 그것으로 평가를 받은 뒤에 대권에 나서라고 충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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