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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과반 못 차지한 것, 정권까지 연장되면 안 돼"

[19대 총선 당선자 인터뷰] 인천 부평갑 문병호 당선자

등록|2012.04.25 17:58 수정|2012.04.25 21:10

▲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문병호(부평갑 52) 당선자가 개표 당일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와 함께 승리의 브이를 해보이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4년 동안의 원외 지역위원장 설움을 딛고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문병호(52) 당선자가 19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문 당선자는 지난 4년 동안 민주당 인천시당 정책위원장과 시당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정치적 기반을 쌓았다. 2010년 6·2지방선거 때에는 인천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기도 했다.

문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5만 4889표(50.5%)를 획득해 4만 8594표(44.7%)를 얻는데 그친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를 이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영향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할 때 당시 한나라당 조진형 후보를 겨우 1390표 차로 이기고 당선돼, 19대 총선에서도 2000~3000표 정도 차로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문 당선자는 부평 출신의 정 후보를 6295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야권연대 후광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 당선자는 인천지역 선거 결과가 여야 '6대 6'으로 나온 것과 관련, "서구나 중·동·옹진 지역은 시책 사업이 많아 시정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 측면이 있어, 조금은 아쉽다"고 한 뒤 "6대 6은 여야 간에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 (송영길) 시장이 이를 지역발전 지렛대로 잘 활용하면, 재정난을 겪는 인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문 당선자는 총선에서 '반값 선거운동'을 선언했다. 법정선거비용 2억 200만 원에서 6000여만 원을 절약해 선거운동을 했다. 법정선거비용의 70%를 지출해, 반값 선거운동은 절반만 이룬 셈이다. 유세차량에 대형 전광판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선거비용을 줄였고, 당선 축하로 받은 축하 화분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 103만 9000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부평구에 기탁하기도 했다.

문 당선자는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가 인천인 만큼, 18대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 인천을 필승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문 당선자는 현재 민주당 인천시당 공동위원장으로서 대선 때까지 인천지역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해야 할 상황이다.

또한 문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부평미군기지(이하 캠프마켓) 국가 공원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여야 의원을 떠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부평6동 옛 경찰종합학교 부지엔 간호대학 등을 유치해 경제유발 효과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다음은 문 당선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민주통합당 문병호 당선자. '반값선거운동'을 공약했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 이번 총선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절반의 승리, 절반의 패배라고 본다. 18대 국회 때 민주당은 80여석에 불과했다. 40석 정도 늘어난 셈이다. 약진했다. 이번 선거는 대체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 선거 초반에는 민주당이 과반이나 1당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미치지는 못했다. 그런 면에서 실패라고도 본다. 지난 연말이나 올해 초까지 150석 전후로 예상했는데, 안타깝다. 더군다나 새누리당에 과반을 준 것은 뼈아픈 실패다. 다만 인천에서는 2석에서 6석으로 약진했다."

- 인천시의 재정난이 심각해 국비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조기 개통에 따른 재정 부족이 심각하다. 총선 결과가 송영길 시장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6대 6 황금분할이 좋은 점은 여야 간에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시장이 이를 지렛대로 잘 활용하면, 중앙정부 예산 확보에 좋을 것 같다. 만약 야당이 인천에서 다수당이 됐다면, 집권 여당이 오히려 소수당이 돼 위축될 수도 있다. 6대 6이 돼 여야가 지역 발전을 위해 서로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이 이를 잘 활용하면 중앙정부 예산을 많이 따올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는 (송영길 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은 것 같다. 시책 사업이 집중된 서구와 중·동·옹진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다. 긍정적 평가는 어렵다."

반값 선거운동 절반의 성공

- 부평갑 선거에서 여야 표 차가 6000여 표 났다. 야권연대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은데.
"부평은 통합진보당 세력이 강한 곳이라 (야권연대) 효과를 보았다. 17대 총선에서 부평갑·을 지역의 부개3동과 산곡3동이 지역구를 바꾸면서, 부평갑·을의 정치지형에 변화가 생겼다. 정치지형에 변화가 없었다면 부평갑·을의 표 차이는 크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선거비용도 17대보다 적게 사용하고, 자원봉사자도 잘 활용해서 이겼다. 처음으로 조직선거를 해보았다. 우호적 지지층 2만여 명을 확보했다. 이들을 4년 동안 잘 관리해서 기반으로 삼을 것이다."

- 반값 선거운동을 공약했는데, 어느 정도 지켰나?
"부평갑 지역의 법정선거비용은 2억 200만 원인데, 6000여만 원을 절약해서 선거운동을 했다. 법정 보전비용 1억 200만 원을 신청했다. 부평을이나 계양지역 같으면 딱 반만 지출했을 텐데, 막판까지 맘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인터넷 배너 광고도 하게 됐고, 투표 참여 현수막도 게시하게 됐다.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

-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영향으로 17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뒤 4년 만에 다시 입성한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17대 국회 때는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국회에 입성하다 보니 (국회의원) 배지의 소중함을 덜 느꼈던 것 같다. 낙선 후 4년 동안 19대 총선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활동했다. 이번 선거는 떨어지면 안 된다는 심정이었다. 만약 낙선했다면 정치를 은퇴할 고민도 했다. 내 인생에서도 큰 기로였다. 19대 국회에서는 보편적 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중점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 희망하는 상임위원회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나 정무위원회를 1순위로 두고 있다. 교육위원회나 행정안전위원회도 고민 중이다. 아니면 국토해양위원회도 생각 중이다. 당과 지역에서 고르게 상임위를 들어가야 하는 만큼, 의원 간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경제 공부 좀 해보고 싶어 기획재정위나 정무위를 먼저 고민 중이다. 민주당 내 재선 의원만 71명이다 보니 의원 간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서민과 중산층 위한 복지·교육정책으로 표심 가져와야"

▲ 문병호 당선자는 민주통합당 인천시당 위원장으로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인 인천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만송


-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지난 4년 6개월 동안 우리 국민들이 볼 때 국가라고 인정할 수 없을 정도의 실정과 권력 사유화가 진행됐다. 확실한 심판이 돼야한다고 본다. 총선에서 우리가 과반을 못 차지했는데, 정권까지 연장된다면 큰 문제다.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대선에서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다. 총선에서 우리가 이겼다면 안이하게 임했을 수도 있다. 대선에서 지면 암흑이라는 각오가 생기는 것 같다. 나 스스로도 그렇다. 결의가 생기는 만큼 대선에서 좋은 환경이 될 것 같다."

- 이번 총선에서도 인천이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임이 입증됐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인천에서 꼭 이겨야한다.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으로서 인천에서 대선을 어떻게 이길 것인가?
"민주당 전당대회가 6월이다. 인천시당 위원장 임기가 10월까지지만 대선 이후 3개월까지 수행해야한다. 전당대회 후 각 시·도당이 개편대회를 할 수 있다. 시·도당이 개편대회를 해도 어차피 한 번 더 (시당 위원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번 총선에서 인천지역도 공천 잡음이 있었고, 남부권이 패배했다. 인천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너진 조직을 잘 추스르고 단결해야한다. 큰 현안인 인천 아시안게임 준비와 도시철도 2호선 문제, 재정 문제를 대선 공간에서 잘 풀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인천은 도시서민 밀집지역으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복지와 교육정책을 내놔 표심을 가져와야 한다고 본다."

- 캠프마켓의 국가공원화를 선거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야당 의원으로서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여당 의원이라도 쉽지 않은 공약이다. 17대 국회 때 배운 경험 중 하나는 네트워크다.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미군부대가 산재해 있다. 대체적으로 이전 부지를 공원화한다. 16개 광역시·도가 비슷한 처지다. 여야를 떠나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 그런 노력을 할 때 설사 국가공원화가 안 돼도 정부 지원이라도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 옛 경찰종합학교 부지를 민간 개발업자와 연계해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부평에 유휴지가 없는 특수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 아닌가? 예전엔 공공개발을 주장했는데.
"17대 현역 의원 때도 공공시설을 유치해야 한다고 한 사람이다. 문제는 부지를 매입하는 인천시가 2016년 이후에나 재정 상황이 좋아지게 된다는 데 있다. 현재 상태로 방치할 문제가 아니라, 당장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군기지야 도심 한가운데니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좋은데, 경찰학교 부지는 인근에 부개산이 있다. 부평에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인천성모병원을 대형 병원으로 키우면 좋으나, 내가 바라는 것은 간호대학이다. 경제유발효과도 있다고 본다. 인천성모병원이 의료타운으로 증축한다면 의료경제효과가 나올 것 같다. 국회에 가서 임시적인 활용 방안이라도 자산관리공사와 상의해 추진하겠다.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4년 원외 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뛰었다. 그것에 대해 유권자들이 높게 평가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기성정치에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기성정치 질서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임하겠다. 정치권 전체에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 재선 의원으로서 한국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 지지와 성원, 질책과 질타를 해 달라. 정치에 입문할 때의 첫 마음을 잃지 않고 국민을 잘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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