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삼성 카메라, 저장속도는 아직 '처리중'
와이파이 탑재 'NX 시리즈' 발표... 고화질 파일, 느린 처리속도 '단점'
▲ 25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스마트 카메라' 신제품 발표회에서 홍보모델들이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동환
"과거 필름카메라, 디지털카메라 시대 사진이 기록과 표현의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직접 인터넷에 접속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 카메라'는 이런 사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25일 와이파이(무선랜) 접속 기능을 내장한 디지털 카메라 'NX20' 등 신제품 3가지를 내놓고 향후 '스마트 카메라' 전략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와이파이 탑재한 '스마트'한 카메라 'NX 시리즈'
이날 낮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선 NX20를 비롯해 NX210, NX1000 등 새 'NX 시리즈'가 공개됐다. 세 기종은 화소수나 이미지 센서, 와이파이 내장, 오토포커스 능력 등 기본적인 기능은 동일하지만 카메라 디자인과 액정, 고속 셔터 스피드 지원 여부 등에 차이가 있다.
▲ 위부터 NX20, NX1000, NX210 ⓒ 김동환
동종 카메라 중에서 NX20이 가장 차별화한 부분은 전자선막셔터(Electronics First Curtain Shutter)다. 이를 통해 셔터랙을 0.04초로 줄였으며 고급 기종에서만 가능하던 1/8000초 고속 촬영을 지원한다. 1/8000초는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 휠을 흔들림 없이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정도로 빠른 속도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 중 최고급 모델이지만 화소수는 기대만큼 높지 않다.
TFT LCD 액정이 장착된 NX1000은 초중급자를 위한 보급형 모델이다. NX 시리즈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카메라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사진을 찍고 공유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만든 조작 환경과 작은 크기, 간결한 디자인이 강점이다. 카메라의 무게도 222g으로 가장 가볍다.
NX210은 지난 2011년 출시했던 NX200에 와이파이를 장착한 업그레이드 모델이다. 삼성전자 측은 "NX200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카메라 떨림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 셔터 릴리즈와 외장형 스테레오 마이크를 적용했으며, 풀 HD 동영상 촬영에 2.35:1 비율의 시네마 스코프 모드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와이파이 외에는 눈에 띄는 개선점이 없어 '옆그레이드 모델'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미지 처리 속도는 여전히 '처리중'
삼성전자의 스마트 카메라 전략과 함께 공개된 NX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에 와이파이를 장착함으로써 별도의 기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메일이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사진 공유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USB케이블이나 리더기가 없어도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저장하거나 스마트 TV의 대형 화면을 통해 볼 수도 있고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쓰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원격 조종해서 촬영할 수도 있다. 사진 촬영 후 이미지 관리의 편의성은 와이파이가 갖춰진 환경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기존 삼성 카메라 사용자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 처리 속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고급 디지털 카메라일수록 사진 촬영을 전문적으로 하는 고급 사용자들이 많아 고화질, 고용량 이미지 파일도 빠르게 처리,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11년 출시됐던 NX200은 저장 속도와 촬영 속도 사이에 현격한 격차가 있다는 비판을 받으며 사용자들 사이에서 '처리중'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전적이 있다.
'처리중'의 유래는 이렇다. 고급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 후 후보정 과정에서 이미지의 세부 정보가 유실되지 않도록 일반 이미지 포맷인 JPEG 이외에도 RAW 등 고화질 포맷을 지원한다. 문제는 NX200을 사용해 고화질 포맷인 RAW 파일로 사진을 찍을 경우 한 번 촬영한 뒤 이미지를 처리하는 동안 5~6초 정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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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X20' RAW 포맷 촬영 동영상 ⓒ 김동환
RAW 포맷만 처리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JPEG 포맷으로 1초에 8장까지 찍을 수 있는 연속촬영 기능을 사용할 경우 이미지 처리 시간은 40초에 육박하기도 했다(쓰기속도 6MB/초인 메모리카드 사용). 디지털 카메라에 와이파이를 장착해 사진 공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지만 정작 고급 카메라의 존재 가운데 중 하나인 고화질 고용량 포맷 활용은 놓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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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X20' JPEG 포맷 연속촬영(초당 8장) 동영상 ⓒ 김동환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장은 "오늘 공개한 블랙 색상 이외에도 여성 고객들을 위해 번들 렌즈와 색상을 맞춘 화이트와 핑크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5월 가장 먼저 출시될 NX20 기본 키트의 출고가는 119만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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