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취재를 막아선 이유는?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 4차 정기대의원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 현대차 정문을 출입하지 못해 취재를 못했습니다. ⓒ 변창기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에서 제 4차 정기대의원 대회를 한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저는 지회장에게 전날(25일) 오후에 문자를 보내서 출입 요청을 미리 해 두었습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박현제 지회장은 '알겠다'는 답문을 보내왔습니다. 노조에서 진행하는 정기대의원 대회는 새 지도부가 뽑히고 나면 회계내용을 도의원에게 알리고 집행 방향을 설정합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는 현재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가입되어 있고 지난 2월 23일 최병승 조합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승소'를 한 이후라 현대차 회사쪽을 상대로 '불법파견 중단하고 사용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 정규직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기 대의원대회는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특별교섭을 확정짓는 회의가 됩니다.
저도 지난 2000년 7월 초에 현대차 울산공장 1차 하청업체에 입사하여 10여 년 다녔고 부당하게 정리해고 된 상태입니다. 그런터에 비정규직 노조에서 진행하고 있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4월 26일 오후 5시 30분부터 정기대의원대회가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25일 오후 미리 지회장에게 출입 부탁을 해둔 상태라 시간에 맞춰 갔습니다. 10여 명의 해고자가 모여 출입 대기중이었습니다.
"변창기 동지는 어제 출입자 명단에 오마이뉴스 기자 신분으로 넣었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정문으로 같이 가봅시다."
비정규직 노조에서 하는 정기 대의원대회는 현대자동차 노조의 협조로 대회의실을 빌려 했습니다. 잠시 정문 앞에서 기다렸는데 저랑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출입했습니다.
"저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입니다. 오늘 비정규직 노조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한다고 해서 취재하려고 합니다."
현대차 정문 옆에는 고객안내실 이란게 있습니다. 출입을 하려면 그곳에 들어가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비정규직 노조에서는 출입 할 사람들 명단을 올렸는데 출입자 명단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에 해당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안내실에 들어가 출입 허가를 받기 위해 신분증을 주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명함을 보여주면서 출입 요청을 해보았습니다.
경비 서시는 분이 와서 출입 허가 받으려면 현자노조에 연락해 보라며 알려 주었습니다. 사내 114에 전화를 걸어 현자노조 전화번호를 알아보라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저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변창기라고 합니다. 오늘 비정규직 노조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한다고 해서 취재하려고 합니다. 출입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전화를 했더니 현자노조 상집간부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에서 요청한 명단을 가지고 회사랑 협의해서 이미 다 출입 했습니다. 그 출입자 명단에 전화 하시는 분 이름이 없습니다."
동명이인이라고요?...머리가 '띵'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 번 전화 해 볼 테니 잠시만 기다려 보라 했습니다. 그사이 출입 대기 중이던 비정규직 해고자가 모두 출입하고 저와 두 명의 해고자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습니다. 기다리고 있는데 안내원 직원이 명단에 있다면서 방문증을 주었습니다. 저는 현자노조에서 회사 관계자랑 이야기가 잘 되었나 싶어서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변창기씨 잠시만요. 뭔가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다시 한 번 확인만 해보고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방문증을 받아 몇 발자국 걷기도 전에 어떤 경비가 못 들어가게 했습니다. "전산으로 제 이름이 확인됐는데 왜 그러시냐"며 기분상한 말투로 건넸습니다. 저는 경비가 잡아 끌기에 같이 안내실로 들어갔습니다. 잠시후 그는 말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착각 했어요. 동명인이 있네요."
갑자기 머리가 띵해졌습니다. 저 말고는 출입요청한 사람이 없는데 이 무슨 동명인 타령이인가요. 저는 전산에 뜬 내용을 볼 수 없으니 그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혔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전화가 와서 받고는 어쩔줄 몰라 했습니다. 업무를 그렇게 보냐고 혼이난 모양입니다. 그 직원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저는 발길을 집으로 돌려야했습니다.
25일 오후 분명히 비정규직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고 알았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명단에 제 이름을 올렸다고 비정규직 노조 상집간부에게 들었습니다. 현자노조에 명단을 올리면 해당 간부가 현대차 담당부서와 협의를 거쳐 출입허가 명단을 넘겨 받나 봅니다. 그 명단에 제 이름과 몇몇 해고자의 이름이 빠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자노조에서 명단을 올려도 현대차 회사 쪽에서 출입 허가자를 택하나 봅니다.
2년전 현자노조에서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땐 사전에 연락도 안 하고 기자회견하는 시간 20여 분 전에 현대차 정문 안내실에 가서 출입 요청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지금이랑 상황이 똑같았습니다. 현자노조 담당 상집간부에게 전화를 걸었고 잠시 기다리라 했습니다. 그리고는 방문증을 받아 출입했고 취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취재 출입이 왜 막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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