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기본료 5500원... 반값에 넘어올래?"
[현장] 온세텔레콤도 MVNO 서비스... "약정 끝낸 34-44 가입자가 공략 대상 "
▲ 김형진 온세텔레콤 회장이 2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MVNO 서비스 '스노우맨'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1호 가입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시연
"기존 이통사 약정이 끝난 34(3만4000원), 44(4만4000원) 요금제 가입자들이 우리 타깃이다."
단말기 자급제 시행에 맞춰 '반값 요금'을 앞세운 MVNO(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온세텔레콤은 2일 낮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후불 MVNO 서비스인 '스노우맨'을 발표했다.
김형진 온세텔레콤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노인, 주부, 외국인, 대학생 등 1호 고객들에게 1년 무료 이용권을 각각 전달했다. 이들은 곧 온세텔레콤 목표 고객층이자 MVNO에서 노리는 틈새시장이기도 하다.
"기본료 반값... 사용량 적고 요금 민감 고객층 노려"
사용량이 적은 노년층 1호 고객에겐 월 기본료가 5500원(부가가치세 제외)으로 기존 이통사(월 1만1천 원) 절반인 음성표준요금제를, 주부 1호 고객에겐 월 2만 원에 음성 200분을 제공하는 '음성정액20' 요금제를 전달했다. KT 이동통신망을 같이 사용하고 요율도 음성 1.8원/초, 영상 3원/초, SMS(단문 메시지) 15원, MMS(멀티미디어메시지) 200원, 데이터 50원/MB로 큰 차이가 없다.
또 대학생 1호 고객에겐 월 2만2000원에 음성 100분과 데이터 500MB를 제공하는 '스마트실속22' 요금제 이용권이 돌아갔다. 월 1만7000원에 음성 100분, 데이터 100MB를 제공하는 '스마트실속17'과 더불어 기존 34, 44 요금제 가입자들을 목표로 한 '유심 전용 요금제'다. SMS는 전혀 제공하지 않고 음성 통화량도 각각 150분, 200분인 기존 이통사에 크게 못 미치지만 기본료는 거의 절반 수준이다.
김태경 온세텔레콤 MVNO사업본부장은 "후불 시장에선 실속형 소비자인 30~40대 주부가 타깃"이라면서 "특히 2010년 스마트폰 가입자 가운데 매달 약정이 만료되는 34, 44요금제 가입자가 10만 명 정도로 이들이 집중 목표"라고 밝혔다. 온세텔레콤은 기존 국제전화 사업 이점을 살려 '음성표준'과 '음성정액10' 요금제에 각각 각각 월 10분, 30분씩 국제전화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한편 당분간 가입비도 따로 받지 않을 계획이다.
자체 단말기 없이 유심만 판매... 공단말기 있어야
다만 온세텔레콤에선 자체 단말기 없이 선·후불 유심(USIM: 가입자 식별 모듈) 카드만 판매하기 때문에 가입자 스스로 단말기를 준비해야 한다. 기존 이통사에서 약정이 끝난 단말기 보유자나 중고폰 구매자들이 주요 대상이란 얘기다. 반면 기존 이통사에서만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월 5만4000원 이상 3G 요금제 가입자나 4G LTE(롱 텀 에볼루션) 스마트폰 수요자들에겐 MVNO는 큰 이점이 없다.
또 5월 단말기 자급제 시행에 따라 시중에서 공단말기를 구입한 사람도 주고객층이 될 수 있다. MVNO 사업자들이 후불형 유심 요금제에 집중하는 이유다. CJ헬로비전(헬로모바일)은 올해 초 기존 이통사와 마찬가지로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베가레이서 등 자체 단말기를 묶은 후불형 약정 요금제를 내놓긴 했지만 '유심 요금제' 가입자가 30%대 후반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헬로모바일 유심 표준 요금 기본료는 월 6000원이고, 기존 34, 44 요금제와 비슷한 상품을 각각 월 2만 원과 3만 원에 제공한다.
이날 온세텔레콤 관계자 역시 "국내외 제조업체와 협의해 오는 10월쯤 자체 단말기를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피처폰은 5~7만 원대, 스마트폰은 10만 원대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장은 가격 경쟁력이 큰 '유심 요금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SK텔레콤 천국 만드나"... 이통사 '끼어들기'에 발끈
한편 실질적인 MVNO 가입자가 10만 명 수준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인 상황에서 SK텔링크를 통한 SK텔레콤의 MVNO 진출이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날 김형진 회장은 "SK텔레콤이 SK텔링크나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통해 마이너 사업자들의 비즈니스 환경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통신시장에서도 'MRO법'(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같은 걸 만들어 규제하지 않으면 결국 SK텔레콤 천국을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방통위는 SK텔링크의 MVNO 사업 진출 허용 여부와 시점을 놓고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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