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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수 "비례대표 1, 2, 3번과 지도부 사퇴해야"

[이털남87회 인터뷰 전문] "운동권 문화 청산하지 못했다"

등록|2012.05.03 16:37 수정|2012.05.03 17:00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과정이 '총체적 부정'이었음이 드러난 가운데 조승수 통합진보당 의원은 "비례대표 1, 2, 3번은 사퇴하고 지도부는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3일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인 <이슈 털어주는 남자>(아래 이털남) 87회에 출연한 조승수 의원은 이번 비례대표 부정선거의 원인을 "비밀주의, 조직의 폐쇄성, 수단보다 목적에 의한 정당성과 같은 80, 90년대 운동권 문화를 오래 체득한 사람들이 대중 정당의 공간에서도 이 방식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데에 일차적 배경이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덧붙여 "당내 일부 정파가 자신의 올바름을 지나치게 확신한 나머지 수단과 절차, 방법은 부차적이라 생각한 게 이같은 사태를 부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사위 발표 몇시간 만에 반박? 공당에선 있을 수 없는 일"

2일 통합진보당 진상조사위원회는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이 "총체적 부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진상조사위는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선거관리업체가 네 차례 소스 코드를 열람했고 동일한 IP에서 집단 투표가 이뤄지는 등 부정 선거가 벌어졌다고 브리핑했다.

하지만 이의엽 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조사의 객관성·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조승수 의원은 사실여부를 떠나 "대표단의 전권을 받은 조사위의 결과 발표를 몇 시간 만에 반박하는 것은 공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당 정책위의장을 비판했다.

이털남 진행자 김종배씨가 "부정선거로 뽑힌 비례대표 당선자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하자 "본인들이 사퇴를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경쟁부분에 있던 비례대표 당선자는 사퇴시킨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조 의원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만 당이 전략 공천한 비례대표 4, 5, 6번은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퇴 거부로 인한 당 내분 가능성에 관해 조 의원은 "한국의 가난한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고자했던 당이 내부 문제로 당을 깨는 일까지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검찰의 부정 선거 수사시도와 관해서는 "야권 연대의 한 축인 진보당을 흔드는 것은 곧 야권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며 "당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불필요한 외부 간섭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이털남: 우선 통합진보당 사태 개요부터 정리하면 4.11총선 후 비례대표 경선에 부정이 있었단 폭로가 있었고 따라서 진상조사위원회가 자체조사에 나서라서 어제 발표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 발표는 총체적 부정, 부실 수사였다라는 것.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선거관리업체가 경선 과정에서 네 차례 걸쳐 소스 코드 열람했고 동일한 IP에서 집단 투표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으며 현장 투표에도 한 장씩 뜯어서 배부해야 하는 용지가 띠지도 떼지 않은 상태로 기표함에서 발견됐고 직인이나 서명이 없는 투표 용지도 적잖게 발견됐다고 합니다. 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나 어제 통합진보당은 하루종일 옥신각신했습니다.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에 지도관리 맡은 실무진이 책임지면 된다는 반론이 나오는가 하면 지도부가 책임을 지더라도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 반면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습니다. 비례대표 사퇴 문제를 두고는 1,2,3번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들이 부정을 직접 저지른 것도 아닌데 왜 사퇴해야 하냐는 반박이 맞섰습니다. 경선 못지않게 해결과정에도 부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통합진보당 조승수 의원 연결해서 관련된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세요.

조승수: 네, 안녕하세요.

(이하 평어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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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털남: 당이 복잡한 상황입니다. 어떻게 보고 있는지?

조승수: 뭐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고개 들 수 없는 그런 처지다. 사실 관련한 진위 공방도 있으나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만으로도 과연 우리가 뭘 해온 사람들인가, 진보정당 해온 사람들인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뭐라고 말씀 드리기 힘든 부끄러운 심정이다.

이털남: 당 분위기가 그런 것 같다. 어제 통합진보당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많은 분들게 섭외를 요청 했으나 한 분도 응하질 않았다. 어렵게 조승수 의원님 모셨고 감사드린다. 본격적으로 들어가서 왜 이런 부정선거가 일어났나, 조직적인 부정선거, 다시 말해 조작이라 봐야 하는지 성격 규정부터 필요한 것 같다. 어떻게 보시는가?

조승수: 이 문제의 원인은 누구의 잘못이냐를 따지기 전에 진보정당의 오랜 역사 속에 등장한다고 본다. 70,80년대 거치며, 한국 사회 진보 세력들이 생겼고 90년대 경과하면서 신음을 거치고 2천년대 제도권 정당으로 진입했다. 그 정당의 중심에서 활동한 많은 이들이 80, 90년대의 학생·노동운동 한 사람들이고. 이들이 상당수 독재정권 하 운동을 하다 보니 굉장히 비밀주의, 조직의 폐쇄성, 수단보다 목적에 의한 정당성, 이런 조직문화 활동문화들이 오랜 시간 체화된 사람들이다.

민주화 이후 공개적인 대중 정당이란 활동공간에서조차도 과거 조직문화, 사회단체나 비밀단체의 문화가 오랫동안 남아있었기에 80,90년대의 운동권 문화를 운동권 활동 방식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그것이 일차적 배경이라 본다. 그리고 다른 정당들도 세력과 계파가 있고 정파, 큰 정파와 작은 정파가 있지만 통합진보당 안에는 그런 정파들이 오랫동안 활동을 해오고 상당히 자신의 생각이 신념화된 분들이 많아서 이 활동가 중 자신의 올바름을 지나치게 확신한 나머지 수단과 절차, 방법은 부차적이라 생각하는 문화들이 상당히 강하게 남은 결과가 오늘 이 사태를 부른 것 같다

이털남: 의원님은 완곡하게 표현했으나, 대놓고 말하면, 어제 조사 발표에는 누가 왜 이런 부정선거를 저질렀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언론은 당권파인 NL을 지목한다. 선거관리위원장 맡은 분이 이정희 공동대표 남편과 같은 법무법인 소속이고 선거관리업체가 이전에 민노당을 맡았던 업체다, 비례대표 1,2,3번으로 선출된 사람들 모두 NL계다란 지적이 있다. 이런 정황을 앞세우며 결국 당권파가 당권 유지하기 위해 부정선거 저지른 거 아니냐는 시각을 언론은 감추지 않는다. 의원님도 좀전에 완곡하게나마 당내 계파를 언급했으니 맞닿아있는 거 아닌가?

조승수: 맥락은 연결돼나. 우선 이번 사태 생긴 배경 말씀드렸고 결과적으로 비례대표 상위 순번 분들이 다수정파와 직접, 간접적으로 연결된 분들이라 그렇게 판단하고 추론할 수 있다. 그런데 당은 작년 12월 통합하고 5개월 만에 선거를 치렀다.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여러 당직이나 시스템이 불완전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가 한두가지, 사소한 게 아니라 심각하게 드러난 것은 저는 일단 어느 정파 문제를 떠나서 통합진보당의 책임 있는 모든 세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비례대표 선거 들어가기 전에 이 문제가 제기됐었다. 선거가 임박해서. 선거가 끝난 이후 조사하겠다 합의하고 넘어왔던 것이다. 결국 저희가 시스템 상으로 문제 생겼을 때 바로 할 수 없는 조건을 갖고 있기에 1차적으론 통합진보당의 현재 시스템, 문화, 참여하고 있는 모든 세력과 주 활동가들 모두의 책임이라는 게 기본적 성격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어떤 쪽이 더 책임 있다 없다 말할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전체가 가져다 준 심각한 오류였다 말씀드린다.

이털남: 모두의 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건 나중에 다시 언급하고. 하나 더 짚을 것이 어제 진상조사위원회가 결과를 발표하자마자 이의엽 정책위의장이 기자회견 자청해서 반박에 나섰다. 온라인 투표에선 부정의 정황만이 있을 뿐이었다고 비판했고 현장에서 문제가 된 일곱 여 곳의 육백 여표는 이미 무효처리 된 바 있다, 이러면서 조사결과 공정성과 객관성을 제기하며 인정 못하겠단 취지로 주장했는데 이 주장에 대해서는?

조승수: 주장의 사실 여부 떠나서, 이 형태 자체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이 분은 당의 공동정책위의장, 공동 선거본부장을 지닌 책임 있는 고위 간부다. 조준호 위원장이 발표를 하게 된 과정이 어쨌든 전권을 대표단에 의해서 공동 대표중 한사람인 조준호 위원장에게 전권을 줬고 이 전권에 의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인데 이것을 당의 중요한 간부가 그 내용을 떠나서, 바로 몇 시간 후에 반박하는 것은 공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조 위원장의 발표는 보고서의 요약된 부분, 문제가 된 부분을 말한 것이다. 정확한 근거 담겨있는 조사 보고서를 다 얘기하신 게 아니라고 알고 있다. (간담회에서 다 말하기에는 어려울테니 / 네) 그렇기 때문에 그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가운데 근거 없단 식으로 반박하는 것은 공당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런 형태가 정파 활동을 대표적으로 나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본다.

▲ 조승수 의원 ⓒ 유성호


이털남:
좀전에 의원님은 이것이 모두의 문제라고 했으나, 모두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냐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지금 나오고 있다. 그래서 하나의 사례로 이걸 여쭤봤다. 그렇다면 이렇게 여쭌다. 모두의 문제라 했는데 그럼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 문제부터 따져야 한다. 지도부부터 좁혀서 말하면, 지도부가 어떻게 책임지냐에 대해서 상당한 격론이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책임져야 한다고 보는가?

조승수: 아... 이 정도 사안, 앞으로도 얼마나 파장이 확산될지 모르겠으나 1차적으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쪽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도부가 사퇴하냐 마느냐의 문제는 의미없는 얘기, 어떻게 책임지고 어떤 시기에 어떤 형태로 정리할 거냐가 중요하다.

이털남: 포괄적으로 말씀하셔서 다시 여쭌다. 지도부는 공동대표단이다. 전원이 정치적 책임 지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가?

조승수: 정치적 뿐만 아니라 실질적 책임 있다고 본다.

이털남: 정치적 책임은 공동대표단이 전원 사퇴, 6월의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도 나가지 않는 것을 갖고 여쭈는 것이다.

조승수: ...상식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전까지 당 책임 맡은 대표단이 여러 가지 책임에 의해 사퇴하면 조금 후 새로운 지도부 구성에 참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털남: 이정희 공동대표 사퇴로 한정하는 사람도 있다. 이 판단의 근간에는 이 부정 선거가 당권을 쥔 NL 중심으로 이뤄졌고, 이 판단에서 이정희 책임론을 주장하는 것 같은데?

조승수: 사안 내용 분석하면 어느 쪽이 책임 더 있는지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 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렇게 제기된 문제에 대해 대표단 모두가 기본적으로 책임 있다 생각하고. 한 사람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이것에 대한 진상조사는 선거 부정, 부실에 관한 조사였기에 이것에 대한 정치적 책임 묻는 건 전국, 중앙위원회 등 대의기구에서 규정되야 한다고 본다. 이 규정에 의해선 더 많은 책임까지 담을 수 있으나 형식적으로 보면 공동대표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본다.

이털남: 더 어려운 문제는 비례대표. 지금 비례대표 후보 경선과정에서 부실과 부정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 결과물이 지금 비례대표 당선자들이다. 이들을 어찌 할 것이냐가 난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승수: 아... 참 어려운 문제다. 우선 국민들께서 통합진보당에 10.3%, 6명 당선주신 것은 이 정도 역할을 하라는 명령이셨고. 다만 그 순위를 당 내부적으로 정한 것인데. 그 절차에 문제가 생겼으니. 어려운 문제다. 이 문제조차도 심각성을 감안할 때 결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털남: 그 '모든 것'이 문제다. 원칙적으로 선거에서 부정 이뤄지면 그 선거는 무효처리가 된다. 그런데 그렇다고 비례대표 후보 경선을 다시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 결국 비례대표 순번대로 6명이 당선자가 됐는데, 사퇴하면 물론 후순위자가 승계하니 한다 하더라도, 어디까지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서 당선자 직에서 사퇴시킬 것이냐가 현실적인 문제다. 여기서 두 가지 주장이 나온다. 첫 째는 1,2,3번은 사퇴하는 것이 맞다, 나머지는 모두 사퇴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도 있다. 이 두 주장에 대한 의원님의 입장은 무엇인가?

조승수: 제가 파악하기로는 그 두 주장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전체를 포기해야 하는 거 아니냐나는 주장도 일부 있다. (포기라면?) 비례대표를 맡을 자격이 없기 때문에 (6석을 다른 정당에게 넘긴다는 말인가? / 그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주장으로서 비례대표 전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있다는 걸 말씀드린 것이고. 다만 이 문제에 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평당원들이 납득할 수준까지 조치가 돼야 하는데. 큰 가닥에선 경쟁부분에 있던 비례대표 당선자들을 어디까지 사퇴시키냐가 문제고. 법률적으로도 복잡한 문제가 있다. 본인들이 사퇴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경쟁부분에 있던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시킨다는 각오로 이 문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이털남: 여기서 잠깐 설명이 필요한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순서는 경쟁부분으로 1,2,3번 정해졌고. 4,5,6은 경쟁이 아니라 지도부의 전략적으로 배치된 분들. 7번부터가 경쟁으로 순번이 정해진. 이렇게 돼있다. 지금 의원님 말씀대로라면 4,5,6번 당선자는 사퇴할 필요 없다는 말인가?

조승수: 4,5,6번 그 분들은 전략공천했다. 그 배경은 시민사회 진영에서 훌륭하게 활동한 분들을 저희가 모셔온 입장이고 그 분들에 대해서 저희 당원들이 찬반 투표를 이미 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선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털남: 이 분들에 대한 찬반 투표는 이번에 진상조사단이 조사한 부정선거와는 무관한 투표였나? (네)  결국 관건은 경선 통해 비례대표 후보로 된 1,2,3번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가 남는다. 의원님 말씀을 들으면 이 분들이 사퇴하는 게 맞다고 들린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는가?

조승수: 저희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당의 책임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런 말씀 드리는 게 파장 있을 수 있으나. 지금 제기된 문제의 심각성. 통합진보당의 미래 생각한다면 모든 것을 버리는 각오를 가지지 않으면 통합진보당이 새롭게 출발하고 국민께 다가설 수 있겠냐 정도의 문제라서. 몇 사람의 문제로 이 문제를 가볍게 처리해선 안 된다는 차원에서, 현재 문제가 집중되는 분들은 어떤 형태로든 당원들 총의 모아서 합리적 방법으로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털남: 그리고 또 하나 현재 부차적으로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부정선거, 부실 선거를 실무적 책임졌던 사람들이 있는데, 어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누가 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이에 대한 실무적 책임을 누구한테 어떻게 물을 건지 막막한 것 아닌가?

조승수: 1차적으로 누가 어떻게 관여했느냐를 밝히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직접적 관리의 책임, 부정선거에 관여했다고 의혹 주어진 사람들에게는 당의 엄중한 문책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이털남: 엄중하다면 제명이나 이런 것도 언급하는 것인가?

조승수: 그건 전국위원회 당원들 총의에서 결정될 것이나 개인적으로 모든 것을 도려내는 각오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이털남: 약간 각오를 돌려서, 비례대표 1, 2, 3번은 사퇴, 지도부는 공동 책임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들 중 일부라도 책임지지 않겠다, 그럴 필요 없다고 그럴 이유 없다고 나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네) 오늘 언론을 보면 분당 가능성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분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것은 이게 원만히 수습될 것이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는가?

조승수: 그만큼 문제의 심각성, 해결의 어려움 때문에 나온 얘기라 생각한다.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분당은 안되고, 그렇게 안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들 심각하게 느끼고 있고 이 처리 방식과 관련해서 어떻게 할지 의견이 갈리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사회의 가난한 이, 노동자의 희망되고자 했던 통합진보당이 당 내부 문제 때문에 당을 깨는 일까지는 결코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최소한의 판단과 이성은 당내에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털남: 최소한 이성을 언급했으나 계파 논리가 득세하면 최소한 이성이 조직논리에 묻힐 가능성도 있기에 질문 드린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계파 내지 정파는 다른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계파와는 성격이 다르다.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계파는 지역이나 이해관계에 의해 뭉쳐진 계파라 언제라도 모습 달리할 가능성 있으나. 통합진보당은 이념으로 묶여있다. 그렇기에 다른 곳보다 조직논리가 더 강고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조직논리가 득세하면 어찌되는가?

조승수: 그런 것이 조직 내 이성적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통합진보당 내 정파의 성격, 활동방식 보면 일차적으로 과거 진보운동 속 이념을 기본으로 해서 모인 게 사실이나 최근에 보면 오히려 이해집단과 가깝다고 본다.

이털남: 그 근거는?

조승수: 하는 행태가 그렇다. 왜냐하면 어떤 이념이든 그것이 갖는 옳고 그름 있을 수 있나, 그 이념이 추구한 바가 있으면 그 이념의 올바름이라는 게 운동 형태로 나타나는데. 절차를 무시하는 것까지 자기논리가 있다고 않더라도, 실익을 챙겨가는. 이번 비례대표 당선자도 좌파조직의 실익이란 차원인데. 이 실익이 자기 목표를 무너뜨리는, 자기 부정하는 과정까지 맞닿아 있다. 이건 원론적 의미의 이념집단이 이래도 되는가. 이런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 이념성이 강하나, 사실은 이익집단 된 것이 아닌가. 그 이념도 8,90년대 한국사회 현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념이기에 사회 바뀌면서 많은 부분들이 현실에서 부정당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뭉쳐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념집단이 이익집단이 되고 자기들만의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성격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 그렇기에 오히려 성격은 바뀌어간단 느낌이 들고. 조직문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드는 건 사실이나 문제 해결이 어려워진다는 건 우리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일이기에 그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한다.

이털남: 역측면으로 보면 이런 게 있다. 당 안에 정파 있고 정파에 비롯된 조직논리 있다면 그것을 깨드릴 가장 좋은 방법은 국민들이 당 밖에서 계속 압력 가해서 조직논리 득세하는 걸 최대한으로 막는, 그런 게 필요한데. 그런데 이번에 부정선거 때문에 국민들이 등 돌리면 더 고립되고, 고립되면 될수록 더 조직논리가 득세하는 여건이 조성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조승수: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저는 과거 민노당에서 2008년 분당하고 이번에 다시 통합했다. 통합할 때 당의 정파적 구조, 이런 게 다 해소됐다고 생각해서 들어온 게 아니다. 이 문제는 대중정당화 지향하며 조금씩 현실에 의해서 바뀌어져 갈 것이다, 그것은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국민들이 직접 하는 것, 새롭게 진보정치 하려는 당원들의 새로운 기운, 등등이 만들 것이라고 봤기에 다시 통합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너무 일찍, 큰 사건이 벌어진 것이 사실이나 이 관심조차 조금씩 진보정당의 어두운 부분이 햇볕 속에 드러나는 과정이라고 이해한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진보정당 안에 많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런 정도로 관심 받지 못했다. 왜냐면 그때는 관심 끌만한 세력이 안되었으니. 지금은 어쨌든 제3당의 위치에 있고 과거 어느 때보다 세력 크기에 비해 관심 많이 받는 세력이 돼서. 결국 이 과정 통해서 끊임없이 우리 내부가 변화를 강제당하기도 하고, 변화를 모색해가는 것으로 되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에서 아무리 조직 논리, 문화를 앞세워도 이 틀 자체를 깨는 게 아니라면 어떤 식이든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 본다.

이털남: 한편에선 위기는 기회란 말도 있다. 조직문화, 논리가 그동안 관철돼왔는데 차라리 이런 사건이 하나, 둘 벗겨지면 그것을 해결할 것도 마련될 수 있단 취지의 말 같다.

조승수: 네. 지금 언론, 국민들이 통합진보당에 대해 실망하고 질타하는 이유도 그만큼 애정이 있기에 우리에게 아직도 기회가 있다고 본다.

이털남: 여쭤보고 싶은 것이 그거다. 조직문화, 논리를 이 참에 확실하게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아까 여쭌 당 지도부의 일괄사태, 비례대표 사퇴 같은 것 말고, 꼭 필요한 구조적 조치가 있다면 뭐라고 보는가?

조승수: 당장 문제가 된 선거시스템에 대해 혁신적인 조치가. 공동대표단이 사퇴하면 저희가 비대위 꾸릴 텐데, 비대위 체제 안에서 1차적으로 선거 제도에 관해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털남: 예를 들면 어떤 거죠?

조승수: 현재와 같은 온오프로 하는 과정에서 만든 부정이 생길 수 있는 그 사안들을 모든 수단을 다 연구해서 방법 만들고. 특히 과거 진보정당 안에서 부분적 오류가 있어도 조직문화 역량에 의해서도 오류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징계가 굉장히 관용적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 상황까지 온 국민이 알정도로 내부 치부가 드러났기에 이후 조금이라도 부정선거 구성에 관여된 사람이라면 그 어떤 사안보다도 엄격하게 당내에서 처리하는 새로운 규정도 만들 필요 있고.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이른바 재 정파, 재 세력들이 공론의 장들이 만드리라 생각한다.

과거 정파 있는 것은 다 알지만 당의 공식 의사결정 구조가 별도로 존재하지만. 의사결정에서 당의 중요한 방침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냐면 비공식 자리에서 결정이 되고 공식 자리에선 그것을 세력으로 가늠해보는, 그런 것을 구성했기 때문에 당의 공식단위, 공개적인 틀 속에서 나와서... (이른바 과거 운동조직의 언더 조직 이런 걸 말씀하시는 건지? /네 ) 그래서 과거 몇 년 전에도 정파등록비례대표제가 있었다. 그런데 정파가 없다고 한쪽에서 주장하고, 불필요하다고 주장해서 유야무야됐지만. 정파 없다는 건 소가 웃을 일이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어떻게 문제 풀지에 대한 공론화 틀 만든다든지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해서 과거 어두운 부분들을 청산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이털남: 예를 들어 이런 걸 강구할 여지는 없는가? 물론 이것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일이지만 오픈 프라이머리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1월 출범할 때 당대표 경선에서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모바일 투표를 시행했다. 통합진보당도 다른 건 몰라도, 당 대표 경선과정에 있어서 그런 과정을 도입하면 조직문화, 논리가 개입할 가능성은 줄어들지 않는가?

조승수: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나 그 문제는 진보정당 내에서 시각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 정당 만든다는 것은 정당의 이념적, 정치적 지향을 가진 분들이 모여서 목표 달성하는 정치결사체다. 그 조직의 대표, 공직선거는 모르겠으나, 대표 선출 과정에서 외부나 국민들이 참여한다는 것은 정치가 이미지화 되고 그런 측면에서의, 정당 본연의 시스템으로는 특별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면 우리보다 훨씬 오래 전에 진보정당 한 유럽의 많은 나라들 보면 공직 선거후보까지도 당내 선출을 한다. 지도부는 물론. 이것은 물론 당내 민주주의가 지켜진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우린 지금 당내 민주주의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당 지도부 선출에 있어서 당원이 아닌 다른 세력과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 꼭 바람직하냐는 것에 대해선 문제의식이 있다.

이털남: 보도에 보면 검찰이 수사에 나설 것 같다. 검찰이 경선에 대해 수사현미경 들이미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조승수: 우려스럽다. 결국 통합진보당이 이 문제를 자체적으로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그렇게 될 수 있으나. 이 검찰 수사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야권 연대가 많이 얘기되고 있는데, 이 야권 연대의 한 축이 통합진보당이다. 여권이나 보수 진영에서 본다면 약한 고리가 통합진보당이 될 것이고 약한 고리의 구체적 사안이 이번 선거부정이 될 것이고. 이것이 검찰 손에 넘어가면 빠른 시기에 해결되기보다는 대선까지 가면서 구체적으로 통합진보당, 전체적으로 야권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기에. 그렇게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통합진보당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필요한 외부 간섭을 피할수 있다.

이털남: 저도 야권 연대에 미치는 영향을 물어보고 싶으나 지금 드릴 질문은 아닌 것 같다. 통합진보당이 어떻게 이 문제를 수습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느냐에 따라 야권연대가 탄력을 받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야권연대를 얘기하는 것은 가설이기에 굳이 질문하지 않겠지만. 지금 의원님 말씀처럼 야권연대 한 축이 통합진보당인데 지금 나타난 이 문제는 야권연대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였다, 이것만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아무튼 이번 일로 전화위복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기대하며 마무리하겠다. 고맙다.

조승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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