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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갓 쓴 부처... 괜찮으시죠?

연화대에 보살상을 새긴 포초골 미륵좌불

등록|2012.05.04 14:47 수정|2012.05.04 14:48

용화전미륵좌불상을 모셔 놓은 전각인 용화전 ⓒ 하주성


지난 4월 26일에 찾은 경기 여주군 금사면 외평리 454-1번지에 소재한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5호인 포초골 미륵좌불상. 이 불상은 연꽃무늬 대좌 위에 앉아있는 높이 1.7m의 석조미륵좌상이다. 고려 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좌불상은, 현재 사찰 안 용화전에 자리하고 있다.

포초골 미륵좌불을 찾아본 것이 벌써 서너 번은 됐나 보다. 처음에 찾아갔을 때는 전각에 단청도 하지 않은 채로 만났는데, 그 뒤에는 용화전에 단청이 돼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즈음 찾아갔을 때는 예전에 보지 못한 광배(光背·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하여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원광)를 찾았다고 들었다. 이렇게 갈 때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포초골 석조미륵좌불이다. 문화재는 찾을 때마다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머리에 갓 쓴 석조 미륵좌불상

미륵좌불상경기 여주군 금사면 외평리 454-1번지에 소재한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5호인 포초골 미륵좌불상. ⓒ 하주성


머리 위에 올려 놓은 네모난 갓 ⓒ 하주성


여주 금사면의 미륵좌불상은 민머리에 사각형의 갓을 쓰고 있으며, 네모진 얼굴에는 반쯤 감은 눈, 오똑한 코, 풍만한 양 볼과 짧은 귀가 표현돼 있다. 옷은 양 어깨를 감싸고 있으며, 왼쪽 어깨의 주름과 가슴에 묶인 띠 매듭은 정교하게 묘사돼 있지만 둔탁한 편이다.

무릎은 신체에 비해 크게 조성돼 안정감을 주고 있으며, 양 발목 사이에는 부채꼴 모양의 옷주름이 새겨져 있다. 오른손은 무릎에 대고 손끝이 아래를 향하고 왼손은 배 부분에서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안정감이 있고 육중한 모습이다. 이런 형태의 석조 불상은 고려시대의 거대 석조불상의 형태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다.

중재석에 보살상을 새긴 연화대좌

가슴가슴에는 매듭을 묶고 있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이다 ⓒ 하주성


연화대연화대는 상,중,하 로 구분되어 있다 ⓒ 하주성


일반적으로 미륵입상이나 좌상을 모신 전각을 용화전이라고 한다. 이 포초골 미륵좌불상이 있는 절은 그동안 불사를 상당히 많이 했다. 하기에 용화전 주변도 정리가 돼 있으며 절 경내 곳곳에는 아직도 불사를 계속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초골 미륵좌불상을 받치고 있는 연화대좌는 상·중·하대로 구성돼 있다. 상대에는 연꽃무늬를 새겼는데 꽃잎이 큼지막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중대석에는 8각의 각 면에 보살상을 돋을새김했다. 이렇게 보살입상을 새겨 넣은 연화대좌는 그리 흔하지가 않다. 때문에 이 미륵좌불상의 독특한 형태가 눈에 들어온다.

뒤늦게 발견이 된 광배

보살상연화대좌의 중대석에는 보살상이 돋을새김 되어있다 ⓒ 하주성


광배나중에 찾아낸 광배 ⓒ 하주성


연화대좌의 하대에는 커다랗게 앙화가 새겨져 있다. 전체적으로 이 불상을 보면 4각형 원만한 얼굴에 넓고 당당한 어깨, 그리고 둔탁한 옷주름의 표현 등을 볼 때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에 이곳을 찾았을 때 볼 수 없었던 광배. 이 광배는 나중에 주변을 정리하다가 땅 속에서 발견이 됐다고 한다. 광배는 몸 전체를 감쌀 수 있을 정도로 큰 편이며, 윗 부분이 배의 선미처럼 휘어져 있다. 광배에는 위편에 불꽃무늬가 새겨져 있고, 중앙에는 원을 중심으로 하여 각가지 문양을 새겨져 있다. 고려 시대에 조성된 포초골 석조미륵좌불상. 절집에서 만난 석불좌상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경기리포트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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