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선생님의 제자 나이, 합이 2750살?
어르신 들, 컴퓨터 교육으로 세상에 눈뜨다
▲ 열정적인 선생님어르신들, 오늘은 파워포인트를 배워봐요 ⓒ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정보근(33·여) 선생님은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강릉시가 주관하는 시민정보화교육 강사로 1년 6개월 동안 일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두 아이를 둔 가정주부로서 "부모님과 같은 어르신들이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향학열을 불태우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건이 된다면 지속으로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할애해 강릉시청 4층 정보화 교육장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시간(09:30-11:30)씩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터넷 활용을 비롯하여 컴퓨터 관련(한글, 엑셀, 블로그, 파워포인트 등) 기초 지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어르신들이 제일 관심을 갖는 강좌가 인터넷 활용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워하는 눈치라고 합니다. 정 교사는 "인터넷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난 뒤, '세상에 눈뜨게 해줘서 고맙다'며 우스갯소리로 나에게 '심청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한 어르신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 친절한 선생님어르신, 파워포인트에 도전하다 ⓒ 김환희
▲ 이렇게 고마울 때가...선생님 덕에 자신감이 생겨요 ⓒ 김환희
▲ 세상 참 좋아졌네요인터넷 덕에 세상에 눈뜨게 되었네요 ⓒ 김환희
무엇보다 대부분의 강좌가 이론보다 실습으로 이뤄지기에 여기저기 똑같은 내용의 질문을 여러 번 받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고희가 넘으신 시골에 사시는 한 할머니는 시력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난청으로 들리지 않아 똑같은 말을 수십 번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몰랐던 내용을 가르쳐 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직접 재배한 야채와 과일을 갖다 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한 할아버지는 "외국에 살고 있는 자식에게 이메일을 써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한글을 가르쳐 줄 것을 여러 번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타가 날 때마다, 할아버지는 자신에게 화를 내시며 부지불식중 한숨을 내쉬어 주위사람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노력 끝에 내용 작성에 성공하여 메일을 보낸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정 교사는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훌륭한 가르침의 탓일까요? 처음 시작할 때 20여명이었던 인원이 이제는 정원 50명을 훨씬 넘길 정도입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시민 정보화 교육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지요. 많은 나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정 선생님은 말합니다.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시민육성의 일환으로 강릉시가 마련한 시민정보화 교육은 시청홈페이지 시민정보화교육 사이트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수강료는 무료입니다.
▲ 갈수록 인기 짱정보화 교육장을 꽉 메운 어르신들 ⓒ 김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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